장기 집권으로 권력 오‧남용 vs 중‧장기 경영 전략 통한 발전 위해 필요
주요 금융사 수장의 임기 만료가 코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연임을 넘어 재연임이 일반화된 상황을 두고 설왕설래가 오가는 모양새다.
주인 없는 회사에서 장기 집권을 통해 권한을 휘두른다고 꼬집는 한편으로 단기적인 성과 위주의 금융사 경영 방식 개선을 위해서도 연임은 필요하다는 의견이 대조되고 있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박종복 SC제일은행장은 지난달 28일 열린 임원후보추천위원회 결과 차기 행장 후보자로 단독 추천됐다. 박 행장은 오는 3일 열리는 주주총회에서 상임이사로 선임되고, 같은 날 열리는 이사회에서 차기 행장으로 확정될 경우 내년 1월 8일부터 3년간 세 번째 임기를 시작하게 된다.
박 행장은 2015년 1월 한국스탠다드차타드금융지주 대표이사로 임명된 후 같은 해 9월 SC제일은행 은행장으로 선임됐다. 이후 2018년 1월 연임됐다.
앞서 임용택 전북은행장 역시 2014년 행장 첫 부임 후 2017년 연임에 이어 지난해 3월 3연임에 성공했다.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 역시 금융권에서 대표적인 3연임 성공 인물이다. 김 회장은 2012년 하나금융그룹 회장에 취임한 후 외환은행과의 합병 등 굵직한 현안을 처리하며 2015년과 2018년에 잇달아 연임해 9년째 회장직을 맡고 있다.
오는 11월 임기 만료를 앞둔 윤종규 KB금융 회장의 경우 3연임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금융권에서는 지난달 회장후보추천위원회 결과 차기 회장 최종 후보에 포함된 윤 회장이 오는 16일에 발표되는 최종 후보 1인에 오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윤 회장은 2014년 11월 취임 후 2017년 11월 연임에 성공했다.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과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 김광수 NH농협금융 회장 역시 올 초 연임에 각각 성공했다. 조 회장과 손 회장의 경우 3년의 임기를 보장받아 오는 2023년까지 임기를 이어가지만 김 회장의 경우 1년의 임기만을 보장받은 까닭에 3연임 가능성이 오르내리고 있다.
이처럼 금융권 수장의 3연임이 일반화된 가운데 일각에서는 주인 없는 금융사가 이미 재벌에 가까운 지배구조를 구축했다고 비판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실제 지난달 25일 열린 국회 정무위 전체회의에서 김한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금융지주회장 임기가 9년이라는 얘기가 시중에 나돌고 있다”며 금융지주회사 회장 선임 절차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나섰다. 금융지주사의 지배구조상 CEO(최고경영자)가 회장 후보를 추천하는 사외이사 선임에 영향력을 끼칠 수 있는 만큼 셀프 연임이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이어 “금융지주회장들이 책임은 안지고 권한만 행사한다는 지적이 많다”며 “대한민국 재벌체제의 결정적인 문제점이 소수 지분과 인사권 등을 가지고 그룹 전체를 지배한다는 점인데 지금 거대 금융지주 그룹들도 이를 닮아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금융지주 회장 선임 절차를 개선하겠다는 입장을 적극 드러내며 의견을 함께했다. 앞서 금융위는 지난 6월 금융사 CEO가 자신을 임원으로 추천하는 ‘셀프 임원 추천’을 금지하고 자격 요격을 높이는 내용을 골자로 한 ‘금융회사의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국무회의에서 통과시켰다.
이 같은 지적은 이미 2017년 당시 금융당국 수장을 통해서도 한차례 언급됐었다. 최종구 전 금융위원장은 “금융사 CEO들이 자기와 경쟁할 사람을 없애고 연임을 해야한다는 분위기를 만드는 것은 CEO로서 책무유기라고 생각한다”며 “CEO가 스스로 가까운 이들로 이사회를 구성해 셀프연임을 이어간다는 논란이 있으며 제대로 된 승계 프로그램도 없어 CEO 유고시 즉각 승계 절차가 안 돼 장기 경영 공백이 생기기도 한다”고 꼬집었다.
그러나 금융사들은 단기적인 실적을 지양하고 중‧장기적 경영 전략을 통한 기업의 발전을 위해서라도 연임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한 금융지주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최고경영자가 교체될 경우 방향성이나 장기적 전략 등이 변화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라며 “연임 없이 임기가 짧은 주기로만 행해진다면 금융사는 계속해서 단기적인 성과만 이룰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이미 대부분의 금융사들이 회추위(임추위)를 비롯한 이사회 내 위원회에 경영진이 소속되지 않는 등 독립성과 투명성을 위한 시스템을 확립했다”며 “대표이사가 위원회에 포함된 기업의 경우에는 연임의사가 없는 경우에 한해서만 가능하도록 하는 등 공정성 및 객관성을 확보해둔 상태”라고 설명했다.
이어 “대부분이 안정적인 경영승계 절차 이행과 회장의 유고 상황에 즉각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내‧외부 후보군을 상시 관리하고 있다”며 “특히 외부 후보자군은 위원회가 정한 외부 전문기관의 추천을 받은 후보자로 구성해 객관성을 높인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CEO스코어데일리 / 유수정 기자 / crystal@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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