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 자산 80조의 ‘그늘’…대형·수도권만 몸집 불어

시간 입력 2020-09-09 07:00:02 시간 수정 2020-09-10 07:50:40
  • 가
  • 가
  • 페이스북
  • 트위치
  • 링크복사

상위 10개 49% 차지…모두 수도권 기반


저축은행업계가 2011년 영업정지 사태 이후 처음으로 총자산 80조 원을 넘어섰지만 일부 대형사만 성장하는 ‘쏠림 현상’이 더욱 심회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9일 업계에 따르면 79개 저축은행의 총자산은 올 상반기 82조5581억 원으로 지난해 동기(70조7963억 원) 대비 16.6% 증가했다.

저축은행업계의 총자산이 80조 원을 넘긴 것은 약 10년 전인 2011년 대규모 부실로 영업정지 사태가 벌어진 이후 처음이다. 추락한 신뢰도 향상을 위한 각종 노력 끝에 고객 유입을 크게 늘린 덕이다.

다만 자산 증가 이면에는 일부 대형 저축은행이 주도하는 성장이라는 한계도 깔려있다. 상위 10개 사(SBI·OK·한국투자·페퍼·웰컴·JT친애·유진·OSB·애큐온·모아저축은행)의 자산은 40조7894억 원으로 작년 동기(33조4344억 원) 대비 22.0% 증가했다.

79개 저축은행의 자산 증가분 11조7618억 원 중 63%(7조3550억 원)가 10개사에서 나온 것이다.

특히 이들 10개사의 영업권역은 모두 서울·수도권으로 나타나 지방 저축은행과 수도권 기반 저축은행과의 양극화도 심화됐다는 지적이다. 업계 전반적으로 덩치가 커졌지만 사실상 지방 저축은행과 소형 저축은행들의 상황은 나아지지 않았다는 분석이다.

올 상반기 상위 10개사가 총자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동기(47.2%) 대비 2.2%포인트 상승한 49.4%다. 이 같은 추세라면 올해 말에는 50%를 넘길 수 있을 것으로 예측된다.

순이익도 마찬가지다. 79개 저축은행은 올 상반기 6840억 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이는 작년 동기(5976억 원) 대비 14.5% 증가한 수치다.

같은 기간 상위 10개사의 순이익은 2997억 원에서 4128억 원으로 37.7%나 늘어 훨씬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전체 순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50.2%에서 60.4%로 10.2% 확대됐다.

저축은행업계의 불균형이 심각해지자 규제 완화의 필요성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현행법상 저축은행은 다른 저축은행을 소유할 수 없고 동일 대주주는 3개 이상의 저축은행을 소유할 수 없다. 이에 따라 규제를 완화하고 다른 저축은행이 소형저축은행에 대해 적극적으로 인수합병에 나서면서 부실 위험을 줄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될수록 대형 저축은행 쏠림도 심화될 것”이라며 “작은 회사일수록 디지털 금융에 투자할 여력이 충분하지 않고 지방 저축은행은 경기도 좋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유진 기자 / yujin@ceoscore.co.kr]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