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 특성상 비대면이 대면 채널 대체 어려워…효과적 대면 영업 방식 강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으로 손해율이 감소하면서 상반기 호실적을 거둔 보험업계가 대면 영업 중단이라는 사상 초유의 사태에 비상이 걸린 모양새다. 대면 영업이 전체 보험료 수입의 90% 가량을 차지하는 상황에서 영업 위축에 따른 하반기 실적 하락이 불가피하다는 이유에서다.
9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생명·손해보험사들은 수도권의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가 종료 예정인 오는 13일까지 대면 영업을 자제해달라는 협회의 권고에 따라 보험설계사 활동을 중단했다. 생명·손해보험사의 상품을 판매하는 법인보험대리점(GA) 역시 협회 요청에 따라 고령층 대면 영업과 집합 형태로 이뤄지는 교육 등을 잠정 중단했다.
문제는 보험사의 주 수익 채널인 설계사를 통한 대면 영업 방식 위축이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시행으로 인한 단발적인 이슈가 아닌 장기적으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는 점이다.
김세중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코로나19와 보험 산업 관련 활동성 변화’ 리포트를 통해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한 개인 이동량 감소는 보험사의 주요 판매채널인 대면채널의 영업기반 악화를 야기할 수 있다”며 “대면을 통한 가입에 부담을 느낀 소비자들이 온라인과 다이렉트 채널에 관심을 표함에 따라 장기적으로 대면채널 의존도가 감소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소비자가 스스로 보장 니즈를 인식하기 어려울 뿐더러 보험 상품의 복잡성으로 인해 비대면 채널이 대면채널을 대체하는 범위는 크지 않을 것으로 판단된다는 게 김 연구위원의 설명이다.
실제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손해보험사 11곳의 전체 보험료 수입 중 대면모집이 차지하는 비중은 89.5%로 나타났다. 전화영업(TM)과 사이버영업(CM)에서 발생한 수입은 각각 6.3%, 4.2%에 그쳤다. 올 1분기에는 코로나19 여파로 대면모집 비중이 1.6%포인트 감소한 87.9%를 TM과 CM이 각각 0.8%포인트 증가한 7.1%, 5.0%를 기록했지만 여전히 대면영업 방식이 주 수입원이다.
손해보험에 비해 상대적으로 상품 구조가 복잡하고 보장기간이 긴 생명보험의 경우 사실상 대면영업 비중이 전부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난해 국내 생명보험사 15곳의 전체 보험료 수입 중 대면모집이 차지하는 비중은 무려 98.8%로 나타났다. TM과 CM의 비중은 각각 1.0%, 0.2%에 불과하다. 올 1분기의 경우 대면모집 비중이 오히려 99.0%로 증가했으며 TM과 CM은 각각 0.7%, 0.3% 수준으로 집계됐다.
이에 보험사들은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 등 디지털 활용과 신규 영업 채널 구축 등을 통해 실적 악화에 직격탄일 수 있는 대면 영업 위축에 적극 대응하는 분위기다.
우선 KB손해보험은 오는 10월 중으로 전사 통합 영업 지원 시스템인 ‘KB스마트비서’를 내놓고 보험설계사의 영업 활동을 적극 지원할 방침이다. 이는 현재 운영 중인 모바일 기반의 ‘개인영업비서시스템’을 업그레이드 한 것으로 시간과 장소에 구애 없이 영업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원스톱 프로세스 모듈을 지원하는 것이 특징이다.
삼성화재는 업계 최초로 ‘24시간 디지털 영업지원 시스템’을 구축해 시간‧요일에 관계없이 24시간 컨설팅부터 보험 가입까지 가능하도록 했다.
한화생명은 ‘스마트폰을 활용한 언더라이팅(심사) 보완 프로세스’를 통해 불필요한 대면 접촉을 최소화했다. 청약내용 변경이나 고지내용 부족 등 신계약 체결과정에서 고객 자필서명이 추가로 필요한 경우 설계사를 만날 필요 없이 모바일로 가능하게 구현한 것이 특징이다.
하나생명 역시 ‘방카슈랑스 채널 모바일 신계약 서류보완 프로세스’ 도입을 통해 은행 영업점의 재방문 없이 서류 보완을 온라인으로 처리할 수 있도록 했다.
NH농협손해보험은 NH농협은행과 손잡고 은행권 최초로 운전자상해보험을 비대면 상품으로 출시했다. 대면영업이 주를 이뤘던 방카슈랑스 상품을 비대면으로 확장해 고객 모시기에 나서겠다는 전략이다.
메리츠화재는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변화한 보험영업 환경에 대응해 TM 소호슈랑스(Sohosurance·소호와 보험의 합성어) 영업 모델인 ‘메리츠 소호’ 채널을 도입했다. 이는 보험설계사들이 집이나 개별 집무실 등에서 전화를 활용해 보험 상품을 판매하는 재택근무형태의 방식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대면 영업 위축은 실적 악화로 이어질 수밖에 없는 만큼 보험사들이 앞 다퉈 이를 만회할 수 있는 다양한 노력을 펼치고 있다”며 “비대면 채널을 확장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주요 수익원인 대면 영업을 언택트 시대에 효과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이 성패를 좌우할 수 있는 키포인트일 것”이라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유수정 기자 / crystal@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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