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채널 이용 가능한 우량고객 확보 차원
우대금리 활용한 부수적 수익 창출도 가능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여파로 경제 위기를 겪고 있는 가운데 시중은행의 가계대출 잔액과 연체율이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건전성을 나타내는 지표인 예대율(예수금 대비 대출금) 역시 비상이 걸렸지만 은행들은 오히려 이를 기회로 삼아 추가 고객 모시기에 나선 상황이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달 은행 가계대출 잔액은 948조2000억 원으로 전월 대비 11조7000억 원 증가했다. 이는 2004년 통계작성 이후 가장 큰 증가 규모다.
이 중 주택담보대출은 6조1000억 원 늘었다. 신용대출을 포함한 기타대출은 통계 작성 이후 최대치인 5조7000억 원 증가했다.
월별 가계대출은 △3월 9조6000억 원 △4월 4조9000억 원 △5월 5조 원 △6월 8조2000억 원 △7월 7조6000억 원 규모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이는 코로나19로 인한 경제 악화 속 아파트 분양 계약금과 최근 오른 전셋값 등 주택 관련 자금 수요는 물론 공모주 청약 증거금 납입과 상장주식 매수 등을 위한 주식투자 자금 수요, 재난지원금 효과가 사라지면서 늘어난 생활자금 수요 등의 탓으로 추정된다는 게 한국은행 측의 설명이다.
문제는 대출 증가세와 함께 연체율 역시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다.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7월 말 국내은행의 원화대출 연체율(1개월이상 원리금 연체기준)은 전월 대비 0.03%포인트 상승한 0.36%다. 7월 중 신규 연체 발생액은 1조3000억 원이다. 가계대출 연체율은 전월 대비 0.01%포인트 상승한 0.26%다.
이에 따라 은행의 건전성 역시 흔들리는 상황이다. 실제 지난 상반기 4대 시중은행의 예대율은 △국민은행 100.4% △신한은행 99.4% △우리은행 97.9% △하나은행 97.5% 등으로 전 분기 대비 최대 2.9%포인트 상승해 대출 여력의 악화가 절실히 드러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은행들은 적극적인 대환(갈아타기) 대출 마케팅을 통해 신규고객 모시기에 나선 모습이다. 각종 대출 규제로 신규 대출 유치 영업이 어려워진 상황에서 타사의 고객을 포섭함으로써 이미 타사를 통해 입증된 신규 우량 고객 창출 성과는 물론 우대금리에 따른 부수적인 이익까지 누리겠다는 이유에서다.
‘우리원(WON)하는 직장인 대출 갈아타기’ 상품을 운용 중인 우리은행의 경우 최대 연 1.1%의 우대금리를 제공하는 조건으로 △급여이체(0.3%) △우리카드 이용실적(0.2%) △공과금‧통신비 자동이체(0.1%) △오픈뱅킹 이용(0.1%) 등을 내걸었다. 대환대출 고객 확보에 덤으로 주거래은행 역할은 물론 신규 서비스 이용 고객 확보까지 얻은 셈이다. 여기에 재직기업에 따른 우대금리를 최대 0.4%까지 주기 때문에 신용이 검증된 우량고객이 유치될 가능성 또한 열어뒀다.
NH농협은행의 ‘NH로 바꿈대출’ 역시 최대 연 1.4% 우대금리를 내걺에 따라 부수적인 이득을 획득하게 됐다. 세부 조건으로는 △신용카드 3개월 이용실적 200만 원 이상(0.25%) △급여이체(0.25%) △매 월 8건 이상의 자동이체(0.2%) △신규 여신고객(0.1%) △오픈뱅킹 타행계좌 등록(0.1%) △마케팅동의(0.1%) △1년 이하 단기변동금리 설정(0.2%) 등이다. 농협은행 역시 신용등급 1~3등급에게 0.2%의 추가 금리를 제공하며 우량고객 확보에 적극 나섰다.
하나은행은 ‘하나원큐 갈아타기 신용대출’ 상품의 우대금리 조건으로 급여이체 등 거래실적 종류에 따라 최대 0.6%까지 우대하겠다고 밝혔다.
비대면 아파트 담보 대출(대환)을 운용 중인 케이뱅크는 신규 고객 확보를 위해 케이뱅크 계좌로 전월 50만 원 이상 이체 조건으로 연 0.5%를 내걸었다.
금융권 관계자는 “더 나은 금리 및 혜택을 따라 거래 금융사를 옮겨 다니는 ‘금융노마드(금융과 유목민(Nomad)의 합성어)’라는 신조어가 생겨났을 정도로 젊은 세대들에서는 주거래은행의 의미가 없어진지 오래”라며 “한 은행에서 모든 거래를 처리하는 충성 고객이 없다는 것은 곧 금리 경쟁력에 따라 고객을 쉽게 창출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대출 고객은 대출 상환 기간에 따라 최소 1년에서 많게는 5년 이상 해당 은행의 충성고객이 되는 셈”이라며 “이미 타사에서 검증된 우량고객을 확보할 수 있는 것은 물론 디지털 전환의 중심에 있는 고객층을 다량 유치할 수 있다는 것은 큰 강점이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CEO스코어데일리 / 유수정 기자 / crystal@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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