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그룹 오너일가가 보유 주식의 90% 이상을 금융권 등에 담보로 제공한 것으로 나타났다.
24일 기업평가사이트 CEO스코어가 지난 18일 현재 공정거래위원회 지정 64개 대기업집단 중 총수가 있는 55개 그룹 오너일가의 주식담보 현황을 조사한 결과, 두산그룹의 경우 오너일가는 보유 주식의 96.2%를 담보로 제공한 것으로 집계됐다.
그룹 상장 계열사의 주식을 가지고 있는 오너일가 32명이 모두 지분의 일부를 담보로 잡힌 상태였다.
조사대상 55개 그룹 중 오너일가 주식 담보 비중이 90% 이상인 곳은 두산이 유일했다. 2017년 말 90.4%였던 담보 비중은 3년여 만에 5.8%포인트 상승했다.
32명 중 담보 비중이 90%를 넘는 오너일가는 27명이었다. 박용성 전 두산그룹 회장이 99.9%였고 박용현 두산연강재단 이사장 99.7%, 박용만 두산인프라코어 회장 99.5%, 박지원 두산그룹 부회장 99.0%,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 98.9% 등이었다.
3~4세 오너일가뿐만 아니라 1990~2000년 이후 출생한 5세 오너일가까지 보유하고 있는 주식도 담보로 설정돼 있었다. 이들 5세 오너일가가 담보로 잡힌 주식은 지분가치로 따지면 약 6억 원에서 60억 원 규모로, 부모‧자녀세대 막론하고 오너일가들이 가진 지분은 대부분 담보 대상이었다.
오너일가들의 주식은 산업은행과 하나은행, 우리은행, 하나금융투자, 삼성증권, KB증권, 한국증권금융 등에 질권설정 된 상태다.
특히 실제 채무자가 주식을 담보로 제공한 오너일가가 아닌 두산중공업과 같은 계열사이거나 특수관계인의 채무였다. 오랜 기간 지속된 그룹 재무 부담에 금융권 차입이 발생할 수밖에 없었고 오너일가의 보유 주식이 담보로 사용된 것으로 보인다.
한편 올 초 자금난으로 인해 채권단에게 총 3조6000억 원을 지원 받은 두산그룹은 채권단의 강도 높은 자구안 주문에 유상증자와 계열사 및 자산 매각을 통해 연내 1조 원을 포함한 총 3조 원의 자금을 마련하겠다는 자구안을 내놓은 바 있다.
이에 따라 1조3000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 결정, 골프장 클럽모우CC를 비롯해 두산솔루스 지분, 모트롤사업부, 네오플럭스 등의 매각을 진행했고, 지난 22일에는 두산타워도 8000억 원에 매각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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