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 타깃 된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 국책은행 수장 무게 어디에?

시간 입력 2020-10-19 07:00:05 시간 수정 2020-10-20 08:2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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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 발언이 국감 소재로…‘경거망동’ 비판 잇따라

이동걸 KDB산업은행장 <사진=산업은행>
이동걸 KDB산업은행장 <사진=산업은행>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이 지난 12일부터 진행된 금융권 국정감사의 뜨거운 감자로 자리한 모습이다. 금융 산업과 무관한 정치권 인사의 출판기념회에서 집권여당이 장기(20년) 집권해야 한다는 뉘앙스의 정치적 발언을 해 무려 세 차례나 공식 사과를 한 것은 물론 그 불똥이 금융위원장에게까지 튀어서다.

이에 야권에서는 산업은행 수장으로서의 공식 입장이 아닌 사적인 발언 자체가 국감 소재로 오르내리게 된 것에 대해 “국책은행 수장이라는 신분을 망각한 경거망동”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동걸 회장은 지난 16일 열린 21대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최근 입방아에 오른 일명 ‘건배사 논란’과 관련 “발언에 대해 이미 두 차례 공식적으로 사과했는데 이 자리에서도 사과한다”며 “실수한 것을 인정한다”고 재차 사과의 뜻을 밝혔다.

이는 성일종 국민의힘 의원이 “정치적 중립성을 지켜야 하는 한국산업은행법 제17조에 따르면 (그런 자리에) 안 가는 게 좋은데 무리가 있었다”며 정치적 중립성을 벗어나는 발언을 했다고 지적한 것에 따른 답변이다.

이 회장은 “국회의원과의 소통이나 협의가 필요해 과거 그런 행사에 참여했으며 덕담 차원에서 한 말인데 부적절했다”며 “지난 3년 간 정치적 중립성을 지키기 위해 노력했던 만큼 앞으로 여야를 막론하고 조심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이 회장은 지난달 22일 서울 중구 웨스턴조선호텔에서 열린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의 전기 만화책 출판기념회에 참석해 “이 전 대표가 하신 말씀 중 가장 절실하게 다가온 것이 ‘우리(민주당)가 20년 해야 한다’고 한 것”이라며 “민주 정부가 벽돌 하나하나 열심히 쌓아도 그게 얼마나 빨리 허물어질 수 있는지 봤기 때문”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건배사로는 “가자 20년”을 제안했다.

당시 야당을 중심으로 해당 발언이 논란이 되자 산은은 해명 자료를 통해 “고별의 자리라는 성격을 감안해 정치원로의 노고에 대한 예우 차원에서 한 건배사로 정치적 의도는 전혀 없었다”며 “사려 깊지 못한 발언에 대해 사과드리며 앞으로 발언에 더욱 신중을 기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이 회장은 지난달 28일 온라인으로 열린 산은 기자간담회를 통해 “최근 건배사에서 발언 실수가 있었으며 앞으로 국책은행 수장으로서 발언에 신중을 기하겠다”며 “앞으로도 원칙에 입각해 공정하게 주어진 책무를 다하겠다”고 거듭 사과했다.

이는 국책은행 수장 스스로가 무려 세 차례나 공식 사과를 했을 만큼 적절치 못한 발언이었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특히 일각에서는 정책과 관련한 심도 깊은 내용 등이 오가야 하는 국감 자리에서 은성수 금융위원장에게까지 이에 대한 질의가 쏟아졌다는 점은 책임소재를 분명히 해야 한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실제 지난 12일 열린 국정감사에서 유의동 국민의힘 의원은 은 위원장에 “코로나19가 심각한 상황에서 금융감독원장과 산업은행장이 금융시장과 직접적인 연관이 없는 행사에 참석한 게 적절한지 궁금하다”며 산업은행장과 금융위원장에게 구두로라도 질책했는지 질의했다.

아울러 이 회장은 이번 국감에서 키코 사태에 대한 국책은행의 결정에 대해서도 집중 포화를 받았다.

배진교 정의당 의원은 “금감원 분쟁조정위원회(분조위)가 산은을 포함한 은행들에 피해 기업들에 대한 배상권고를 한 것은 전문가들이 최초 판단한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말하며 그럼에도 국책은행인 산은이 앞장서 이를 거부한 이유를 캐물었다.

이에 이 회장은 “자세한 사항을 검토를 해봤고 법무법인과 협의했는데 다툼의 여지가 있고 명백히 저희가 불완전판매한 혐의가 없다”며 “배임에 상관없이 받아들일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밖에도 산은 산하 KDB미래전략연구소의 ‘뉴딜펀드 관련 보고서’ 논란에 대해서는 “특별히 압력을 행사하거나 유도할 위치는 아니다”고 적극 해명했다.

이는 최근 KDB미래전략연구소가 ‘국내 그린 뉴딜 추진과 과제’란 제목의 보고서를 통해 정부가 지난 7월 발표한 ‘한국판 뉴딜’의 한 축인 그린 뉴딜이 지난 2009년 시행된 ‘녹색 성장’ 등과 유사해 참신성이 떨어진다고 지적한 것과 관련 “해당 보고서의 내용은 집필자의 견해로 산업은행의 공식입장이 아니다”고 책임 소재를 돌린 것에 따른 입장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국책은행 수장이 공개 석상에서 여당의 장기 집권을 바라는 뜻의 발언을 노골적으로 한 것은 상당히 이례적”이라며 “최근 연임이 결정된 상황에서 입방아에 오르내리는 것이 국책은행의 신뢰도를 하락하게 할 수 있는 요인 중 하나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유수정 기자 / crystal@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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