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해율 주범 ‘실손의료보험’, 제도 바꾸면 과잉진료 개선될까

시간 입력 2020-10-28 07:00:17 시간 수정 2020-10-28 08: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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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액에 따른 보험료 차등제 도입 등 논의
금융위, 업계 의견 수렴해 연내 개선안 마련 예정

실손의료보험 위험손해율 및 손해액 추이 <자료=보험연구원>
실손의료보험 위험손해율 및 손해액 추이 <자료=보험연구원>

제2의 건강보험으로 불리는 ‘실손의료보험’이 일부 과잉진료에 따른 손해율 향상으로 보험사의 골칫거리로 전락한 모양새다.

실제 일부 보험사의 경우 실손보험의 판매를 중단했을 정도로 지속가능성이 위협을 받는 상황에서 금융당국이 추진 중인 제 4차 실손보험 개편안이 마련될 경우 과잉진료 행태가 개선될 수 있느냐가 핵심이다.

업계에서는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비급여 의료 행위에 비례해 자기 부담금을 늘리는 보험료 차등화 등의 대안이 마련되면 향후 지급보험금이 약 10% 정도 감소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렇게 손해율이 개선돼야 실손보험 서비스를 유지할 수 있다는 게 업계의 목소리다.

28일 보험연구원에 따르면 올 상반기 실손의료보험 위험손해율(발생손해액/위험보험료)은 131.7%로 지난해 동기(129.1%) 대비 2.6%포인트 증가했다. 고객에게 보험료로 100 원을 받아놓고 보험금으로 약 132원을 지급한 셈이다. 발생손해액은 5조8000억 원, 위험보험료는 4조4000억 원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른 위험손실액(위험보험료-발생손해액)은 1조4000억 원이다.

지난해 실손보험 누적 판매건수 2812만 건을 기록하며 생명보험사(630만 건)에 비해 446%에 달하는 판매율을 보인 손해보험사의 경우 같은 기간 실손의료보험 위험손해율이 2.4%포인트 증가한 132.0%로 나타났다. 발생손해액은 4조9806억 원, 위험보험료는 37740억 원으로 이에 따른 위험손실액은 1조2066억 원이다.

2017년부터 시행된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가 실손보험의 손해액 감소로 이어질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갈수록 손해율과 위험손실액이 증가하는 이유는 비급여의료비의 증가에 따른 것이라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실제 청구 비급여액은 2018년 상반기 2조1900억 원에서 하반기 2조2600억 원, 2019년 각각 2조5000억 원, 2조7000억 원으로 늘어나더니 올 상반기에는 무려 2조7700억 원을 기록했다. 청구자수를 고려해 개별로 환산한 1인당 비급여 청구액은 43만2000 원으로 작년 동기(39만9000 원) 대비 8.3% 증가했다.

이 때문에 보험사들은 팔면 팔수록 손해가 나는 실손보험을 수익성 악화의 주범으로 지목하며 골칫거리로 치부하는 실정이다. 결국에는 실손보험을 판매하던 총 30개 생‧손보사 중 11개(생보 8곳, 손보 3곳) 업체가 판매 중지를 선언했다.

안철경 보험연구원장은 “2019년 한해만 해도 실손의료보험에서 2조 원 이상의 손실을 기록하는 등 매년 영업손실이 확대되고 있는 실정”이라며 “사정이 이렇다 보니 최근 들어 실손보험 시장을 떠나는 보험회사들도 늘어나며 소비자에게까지 불편을 끼치는 상황에 이르렀다”고 말했다.

이에 금융당국은 4번째 실손 보험의 제도 개선을 고려하고 있는 상태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12일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실손보험 가입자의 도덕적 해이 등을 사전에 방지하는 상품 구조 개편안을 연내 중으로 마련한 뒤 내년 상반기 중으로 보험업 감독규정과 표준약관 개정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주요 검토 대상은 이용에 따른 보험료 차등제 도입과 자기 부담률 확대 등을 통해 적정 수준의 진료를 유도하는 방안이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할인·할증 방식 보험료 차등제 도입 △급여·비급여 보장구조 분리 △보장구조·한도 변경 △자기부담금 상향 △재가입주기 단축 등의 방안을 제안하고 있다.

정성희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실손가입자의 개별 비급여 의료이용량 청구 실적과 연계해 할인·할증 방식의 보험료 차등제를 도입하는 것이 대안이 될 수 있다”며 “이를 통해 역선택·도덕적해이 방지 완화 및 가입자의 보험료 부담 형평성을 제고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현재 실손보험 청구금액의 상당부분을 비급여가 차지하고 있어 오·남용진료 발생에 취약하다”며 “현재 포괄 보장 구조를 실질적인 의료비 기준인 급여와 비급여로 구분해 운영을 검토하는 방안도 있다”고 제안했다.

이밖에 보장구조와 한도를 변경하고 급여·비급여의 자기부담률을 상향할 경우 최종적으로 향후 지급보험금은 10.3%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설명이다.

다만 의료이용이 잦을 수밖에 없는 고령자나 중증질환자의 경우 소비자보호 차원에서 보험료 할증에 예외를 두는 방안을 검토 중인데 일각에서는 과다이용자를 가려내는 방식에서 또 다른 소비자 피해가 야기될 수도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는 의료이용량과 상관없는 보험료 부담 구조로 일부 과다 의료 이용 고객으로 인해 대다수의 고객에게 보험료 부담이 전가되고 있다”며 “소비자 피해를 최소화하는 방안에서 제도가 개선돼 실손보험의 지속가능성이 높아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유수정 기자 / crystal@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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