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보사 41.2%·손보사 56.6%…연내 고용보험법 개정안 통과여부 촉각
고용보험 의무화를 담은 고용보험법 개정안이 연내 국회를 통과할 가능성이 커지면서 보험 전문 설계사들이 거취 문제를 고민하고 있다. 이 법안은 보험설계사를 비롯해 골프장캐디·학습지도사·택배기사 등 특수형태 근로종사자에게 일괄적으로 고용보험을 적용해 고용안정성을 높이는 것이 골자다.
통상 보험업계는 업황에 따라 유연한 인력구조로 대응하고 설계사 또한 자유로운 이직을 선호하는데, 고용보험의 의무화가 고용안정성을 높인다는 본래 목적보다는 오히려 사업비용 증가나 영업환경 악화 등을 불러와 보험사의 구조조정을 부추길 수 있다는 지적이다.
2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기준 국내 보험사들의 13월차 설계사등록정착률은 생보사 41.2%, 손보사 56.6%를 각각 기록했다. 13월차 정착률이란 설계사가 한 회사를 1년 이상 다니며 정상적인 보험모집 활동을 지속했는지 여부를 따지는 지표다.
아직 생보사·손보사 모두 설계사정착률이 10명 중 4~5명 정도로 절반에 그치지만 지난 3년 동안의 변동추이와 비교하면 올해 들어 정착률이 가장 잘 유지되고 있다. 연간 기준으로 △2017년 생보사 38.6%·손보사 50.3% △2018년 생보사 37.2%·손보사 48.9% △2019년 생보사 38.2%·손보사 53.3%였기 때문이다.
생보사 중에서는 △ABL생명 56.6% △푸르덴셜생명 52.8% △라이나생명 52.7% △한화생명 51.1% △미래에셋생명 50.6% 등이 평균보다 높아 설계사정착률 상승을 주도했다.
손보사 중에서는 농협손보가 92.9%로 압도적 1위를 차지했다. 이어 △DB손보 70.6% △MG손보 62.5% △흥국화재 62.3% △현대해상 61.9% 등 보험사가 평균을 웃돌았으며 생보사보다는 전반적으로 높은 정착률을 유지했다.
보험업계가 항상 설계사정착률 높이기에 나서는 것은 아니다. 업황에 따라 인력구조에 유연하게 대응할 필요성이 있는 직군인 데다 개별 설계사들 스스로도 영업환경에 따라 자발적으로 이직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같은 경기불황·저금리 기조에선 보험사들은 설계사 이탈로 인한 영업력 손실과 채용·교육비용 증가를 반복적으로 감내하는 것보다 체계적 관리가 필요하다는 판단을 하게 된다. 이에 회사별로 최우수 설계사에게 연수 기회를 제공하거나 정착지원금·교육 프로그램 이수에 대한 수당을 지급하고 영업수수료를 상향하는 등 인센티브 제도를 다양하게 운영하는 방식으로 설계사정착률을 높이기 위한 움직임이 일게 된다.
특히 새 회계제도 IFRS17 적용을 앞두고 보험사가 기존 고금리 저축성 보험 판매에서 보장성 상품 판매를 다시 확대하는 상황에서는 설계사정착률을 끌어올리는 것이 더욱 중요하게 여겨진다.
대부분 보장성 보험은 비대면을 통한 신규 가입보다 전속 설계사를 통한 유입률이 더 높기 때문이다. 저축성 보험에 비해 상대적으로 보장 내용이 복잡하고 어려워 설계사들의 가이드라인을 직접 들으려 하는 가입자들이 많다.
설계사정착률을 높일 경우 고아계약의 위험성도 낮출 수 있다. 고아계약은 보험 계약을 안내하고 유도했던 설계사가 이직하거나 퇴직하면서 추가적인 관리가 불가능해진 계약 건을 의미한다. 가입자가 제대로된 보험관리를 지속적으로 받지 못하는 만큼 회사의 신뢰도가 하락하는 동시에 추가적인 계약을 이끌어내기도 어려워진다.
이처럼 설계사정착률은 관리는 보험사 입장에서 필수적이다. 하지만 현재 정부와 여당이 추진 중인 고용보험법 개정안의 연내 통과 가능성이 커지면서 그간 애써 올려놓은 정착률이 하락할 것이란 업계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정부는 보험설계사 등 특수고용직에 대한 안정적인 일자리 마련을 위한다지만 정작 설계사들은 사업주의 비용 증가에 따른 구조조정을 우려하고 있다. 한 보험설계사는 “고용보험 의무화로 보험사가 부담해야 하는 비용이 늘면 고용 여력 감소로 오히려 설계사들의 사업 환경이 악화할 수 있어 걱정된다”고 말했다.
설계사들이 자발적으로 이직을 택하는 경우도 많기 때문에 고용보험 의무화가 오히려 설계사들에게 족쇄가 될 수도 있다는 시선도 존재한다. 따라서 고용보험을 설계사를 포함한 특수직종에 일률적으로 도입하는 것보다 피보험자의 필요성, 사업환경, 업무 특성 등을 세분화해 직종별로 차등 도입할 필요가 있다는 업계 시선이 지배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고용보험은 의무가입이 야기할 수 있는 납입의 형평성 문제, 지속가능성 문제 등을 다방면에서 고려해야 한다”며 “이직률이 높은 직종들에 한꺼번에 적용되는 만큼 향후 실업급여 지급도 빈번해질 가능성이 높아 고용기금 악화로 보험의 지속가능성을 해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이재아 기자 / leejaea555@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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