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직격탄 맞은 은행권, 1년새 기부금 12% 줄였다

시간 입력 2020-12-03 07:00:15 시간 수정 2020-12-03 08: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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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3분기까지 평균 28억1575만원 감축…기업은행 전년比 46.1%↓
국민은행 49.6% 늘려…은행권 중 증가율‧총지출액 1위

3분기 누적액 기준 시중은행 8곳의 기부금 증감 현황 <자료=CEO스코어>
3분기 누적액 기준 시중은행 8곳의 기부금 증감 현황 <자료=CEO스코어>

은행권이 올 3분기까지 집행한 기부금 규모가 1년전 보다 12%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로 실적에 타격을 입으면서다. 통상적으로 사회공헌 활동이 많은 4분기에 1년 중 가장 많은 기부금을 지출한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여파가 사회공헌 활동까지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다만 누적 영업수익(매출액) 대비 기부금의 비중은 0.03%포인트밖에 줄어들지 않아 비용절감 속에서도 기부금을 크게 줄이지는 않았다는 평가다.

3일 기업평가사이트 CEO스코어가 국내 매출 기준 상위 500대 기업 중 분기보고서를 제출하고 기부금 내역을 공개한 시중은행 8곳의 기부금 현황을 조사한 결과, 3분기 말 기준 누적액은 총 1656억1700만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동기 1881억4300만 원보다 무려 12.0%(225억2600만 원) 줄어든 수치다. 단순 평균액으로 계산하면 각 28억1575만 원씩 감축한 셈이다.

조사는 분기보고서를 통해 영업수익과 기부금 현황을 공개한 △KB국민은행 △하나은행 △우리은행 △IBK기업은행 △DGB대구은행 △BNK부산은행 △BNK경남은행 △광주은행을 대상으로 했다. SC제일은행의 경우 기부금 내역은 공개했지만 영업수익을 별도 집계하지 않아 조사 대상에서 제외했다. 국책은행인 KDB산업은행, 수출입은행과 신한은행의 경우 연말 사업(결산)보고서에만 기부금 현황을 공개한다.

기업은행의 경우 137억1900만 원의 기부금을 지출했던 지난해 3분기 말과 달리 올해는 무려 46.1% 감축한 74억 원 만을 기부금으로 사용했다. 같은 기간 하나은행과 우리은행 역시 기부금을 각각 38.7%, 28.3%씩 줄였다. 광주은행은 지방은행 중 유일하게 22.9% 감축했다.

반면 기부금을 늘린 은행도 있었다. 지난해 3분기까지 374억5400만 원의 기부금을 지출했던 국민은행은 올 3분기에는 무려 49.6% 증대한 560억4800만 원의 기부금을 사용했다. 아울러 △경남은행(42.9%) △부산은행(16.9%) △대구은행(0.5%) 등도 기부금을 늘렸다.

특히 국민은행과 부산은행의 경우 기부금 증가액이 500대 기업 중 상위권에 속했다. 국민은행은 총 185억9400만 원의 증대를 이뤄 5위를 기록했으며, 부산은행은 30억9300만 원의 기부금을 추가로 지출해 20위에 이름을 올렸다. 기부금 총액 역시 각각 6위(560억4800만 원)와 14위(213억9700만 원)를 차지했다.

하나은행과 우리은행의 경우 올 3분기까지 기부금을 작년 동기 대비 감축했음에도 불구하고 500대 기업 중 기부금 지출 총액이 여전히 높았다. 하나은행은 총 498억8600만 원을 지출해 8위에 올랐으며, 우리은행은 총 175억6900만 원을 지출해 15위에 자리했다.

은행권 기부금 총액의 감축에 따라 누적 영업수익 대비 기부금의 비중 역시 지난해 3분기 0.23%에서 올 3분기 0.20%로 0.03%포인트 줄었지만, 전 산업군의 평균 비중이 0.13% 수준인 것과 비교하면 0.07%포인트 높다.

부산은행은 영업수익 대비 기부금 비중이 1.05%로 은행권 중 가장 높은 것은 물론 500대 기업 중에서도 상위 6번째를 기록할 정도다. 경남은행(0.40%, 13위)과 광주은행(0.38%, 14위), 국민은행(0.32%, 18위), 대구은행(0.30%, 19위) 등도 높은 순위를 자랑하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코로나19 여파로 은행권이 실적에 큰 타격을 입은 가운데서도 사회공헌 활동 등을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다”며 “통상적으로 연말에 가장 많은 기부금이 집행되는 만큼 4분기에는 증감률이 변화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유수정 기자 / crystal@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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