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불어닥친 은행권 ‘감원한파’…금융지주 CIR지표 상승 불가피

시간 입력 2020-12-10 07:00:01 시간 수정 2020-12-11 07:4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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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업무 디지털화에 대규모 구조조정 진행…퇴직금 얹어주기도


올해 연말 은행권을 중심으로 대규모 감원 한파가 몰아치면서 국내 4대 금융지주(신한·하나·KB·우리)들의 총영업이익경비율(CIR) 지표 상승이 불가피해졌다.

통상 연말마다 CIR이 오르는 경향이 있지만 올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와 저금리 기조 속 금융업무 디지털화로 인한 지점·인력 감축이 움직임이 한층 더 활발한 모습이다. 금융사들도 경영효율을 높이기 위해 퇴직금을 상향하는 등 희망퇴직 유도에 한창이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3분기 누적기준 주요 금융지주의 총영업이익경비율(CIR)은 △신한금융 42.5% △하나금융 43.4% △KB금융 50.3% △우리금융 52.5% 등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동기보다 신한금융(42.6%→42.5%)과 KB금융(51.6%→50.3%)의 경우 각각 0.1%포인트, 1.3%포인트 개선됐다. 반면 같은 기간 하나금융(43.0%→43.4%)과 우리금융(47.9%→52.5%)은 각각 0.4%포인트, 4.6%포인트 악화됐다.

CIR은 은행의 경영 효율성을 나타내는 지표로 영업이익에서 인건비 등 경비가 차지하는 비중을 의미한다. 따라서 이 수치가 높을수록 직원 운용 과정에서 경영 비효율성이 크고 낮을수록 불필요한 지출을 줄여 경영 효율성이 높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신한금융과 하나금융의 경우 CIR 증감률이 엇갈렸지만 양사 모두 변동 폭 자체가 미미했던 데다 올해도 40%대 비율을 유지해 지속적인 비용관리에 성공한 모습이다. 특히 하나금융의 경우 지난해 1분기·4분기에 임금피크 특별퇴직 등 프로그램을 시행해 선제적으로 관련 비용을 절감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KB금융의 CIR은 50%대에 머물렀지만 △2019년말 54.9% △2020년 1분기 53.2% △2020년 2분기 50.6% △2020년 3분기 50.3% 등 연내 수치가 지속 하락해 비용 효율성을 개선해왔다. 우리금융은 올 3분기 연결기준 당기순이익 4800억원과 누적 당기순이익 1조1404억원이 작년 동기보다 각각 1.13%, 46.0% 줄면서 CIR이 50%대로 크게 뛰었다.

이처럼 각 금융지주마다 CIR에 영향을 미치는 내부 경영사정이 달랐지만, 올해는 연말 은행권을 중심으로 대규모 감원 한파가 다시 한번 몰아치면서 지주사들의 전반적인 CIR 지표 상승이 전망된다.

매년 명예퇴직이 정례화되는 추세지만 코로나19 등으로 인해 인터넷뱅킹과 같은 비대면거래가 급속도로 활성화되자 업계 내 희망퇴직 규모가 점점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역대급 구조조정 칼바람에 자연스레 연말 성과급과 퇴직금 등 각종 비용 지급 증액이 예정돼 있다.

올해 금융권은 코로나19 장기화 여파에도 일부 금융지주사가 분기순이익 1조원를 돌파하는 등 경영 상황이 생각보다 좋은 편이다. 이에 은행들이 오히려 상대적으로 여유금이 있을 때 퇴직금 부담 등 문제를 처리하려는 분위기가 조성되면서 인력감축 규모도 커진 모습이다.

NH농협은행의 경우 지난달 26일부터 30일까지 가장 먼저 명퇴신청을 받았다. 대상은 만 56세 임금피크제 적용 직원과 10년 이상 근무한 만 40세 이상 일반직원이다. 임금피크제 대상이 아닌 일반 직원에게는 최대 월평균 임금의 39개월치를 지급할 계획으로 이는 지난해 기준 28개월보다 약 1년 치 월급을 더 준다는 의미다.

지난해 370명이 명예퇴직을 신청해 356명의 직원이 회사를 나갔으며 올해는 퇴직금 상향으로 신청자 수가 더 늘어날 전망이다.

SC제일은행도 지난달 26일부터 이달 2일까지 상무보 이하 전 직급 중 만 10년 이상 근무한 만 55세(1965년 이전 출생) 이상 직원들을 대상으로 특별퇴직 신청을 받았다. 제일은행은 특별퇴직 직원에게는 최대 38개월 치 임금과 자녀 학자금 2000만원을 지급한다.

이외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등 다른 시중은행도 노사 합의를 거쳐 이르면 이달 중순께 희망퇴직 신청 공고를 내고, 희망퇴직 접수는 이번 달 또는 내년 1월 중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시중은행들이 저금리 기조 속 순이자마진 하락세, 신탁상품 판매 금지 등 여파로 향후 비이자수익이 감소를 겪게 될 경우 퇴직금을 포함한 판매관리비 지출 부담이 커질 우려가 있다. 금융지주들의 선제적 CIR 비율 관리가 요구되는 이유다.

업계 관계자는 “통상 연말에 성과급 지급이나 퇴직금이 몰리는 만큼 CIR이 오르지만 올해는 희망퇴직 규모가 더 커질 것으로 예상돼 CIR 비율변동 추이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은행원들 입장에서도 퇴직금을 상대적으로 많이 받을 수 있을 때 챙겨 나가겠다는 심리가 작용하면서 희망퇴직 신청규모가 역대급으로 커질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밝혔다.

[CEO스코어데일리 / 이재아 기자 / leejaea555@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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