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케팅 비용 줄면서 순이익 증가세…‘불황형 흑자’에 씁쓸
내년 신사업 선점에 사활…조직 개편·정관 변경 등
전업 카드사 CEO 절반 ‘임기만료…실적에 울고 웃고
올해 카드사들은 겉으론 웃었지만 속으론 눈물을 삼켜야했던 한 해였다. 가맹점 수수료 인하 여파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소비 감소가 겹치면서 주요 사업의 수익은 악화됐지만 비용 절감으로 실적은 오히려 증가세를 기록한 것이다.
카드업계는 ‘불황형 흑자’에서 벗어나기 위해 마이데이터(본인신용정보관리업) 사업 진출 등 수익 다각화에 나서고 있다. 마이데이터는 은행·카드사·보험사 등으로 분산된 개인신용정보를 한곳에 모아 고객에게 필요한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서비스다. 40여개 금융사가 마이데이터 예비허가에 신청서를 접수했고 카드업계에서는 롯데카드를 제외한 7개 전업카드사가 신청했다.
올해는 카드사 최고 경영자(CEO) 절반이 임기만료를 앞둔 해이기도 하다. 전업카드사 8곳(신한·삼성·KB국민·현대·우리·하나·롯데·비씨카드) 중 신한·KB국민·우리·비씨카드의 수장은 이달 말 임기가 만료된다. 재임기간이나 실적 등에 따라 교체될 가능성도 있지만 코로나19 위기를 고려해 안정에 무게를 둘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마케팅 비용 절감에 따른 불황형 흑자
카드업계는 올해 코로나19 여파로 소비가 감소하면서 실적 악화 우려가 컸지만 두자릿수 성장에 성공했다. 8개 전업 카드사의 올 3분기 누적 순이익은 총 1조6644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조3928억원) 대비 19.4%나 늘었다. 특히 하나카드와 롯데카드는 각각 1144억원, 808억원의 순이익을 달성해 전년 동기 대비 129.7%, 96.6% 증가했다.
하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비용 감소에 따른 ‘불황형 흑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영업수익은 오히려 감소했지만 코로나19 여파로 오프라인 마케팅 비용이 축소되면서 비용이 더 큰 폭으로 줄어든 것이다. 8개 전업 카드사의 3분기 누적 영업수익은 15조2369억원으로 전년 동기(16조4366억원) 대비 7.3% 줄었고 영업비용은 12조4545억원으로 같은 기간(14조512억원) 대비 11.4% 감소했다.
카드업계는 매년 가정의 달이나 여름휴가, 추석연휴 등 대목에 맞춰 다양한 마케팅을 진행했지만 소비 위축과 ‘사회적 거리두기’ 방역조치에 따라 최소한의 마케팅만 진행해야했다. 특히 해외여행이 어려워지면서 항공권, 호텔, 해외결제 등과 관련한 마케팅은 찾아보기 힘들어졌고 놀이공원, 영화관 등 마케팅 경쟁이 치열하던 업종의 매출이 줄면서 카드사 마케팅 비용도 감소했다.
◇첫 발 뗀 마이데이터 사업…수익성 개선 기대
카드사들은 신사업에 대한 갈증이 컸기 때문에 마이데이터 사업에 더욱 사활을 거는 분위기다. 일부 카드사들은 마이데이터 사업 관련 조직을 신설하고 관련 서비스를 이미 운영중이다. 최근에는 마이데이터 예비허가 신청을 마쳤고 내년 초 본격적인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새로운 먹거리인 데이터시장을 선점해 수익성을 개선하겠다는 계획이다.
업계 선두인 신한·삼성·KB국민카드는 마이데이터 전담조직을 꾸리고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현대카드는 지난 9월 주주총회를 열어 사업목적에 ‘마이데이터사업 겸영 업무’를 신규 추가했고 앞서 신한카드와 우리카드도 각각 5월과 7월 정관에 마이데이터 사업을 추가했다.
롯데카드는 마이데이터 사업 허가를 신청하지 않았기 때문에 후발 주자로 뛰어들 전망이다. 도 삼성·하나카드는 허가 신청은 했지만 금융위원회가 심사를 보류하면서 차질이 생기게 됐다. 현행법상 대주주가 형사소송이나 제재 절차를 진행하고 있는 경우 신사업에 대한 허가 심사를 중단할 수 있기 때문이다.
◇코로나 위기·호실적에 CEO 연임도 ‘청신호’
카드업계는 4명의 CEO가 임기만료를 앞두고 있지만 큰 변화는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코로나19 위기로 금융권 전반에 연임에 무게를 두는 분위기가 형성됐기 때문이다. 이번에 임기가 만료되는 CEO는 임영진 신한카드 사장, 이동철 KB국민카드 사장, 정원재 우리카드 사장, 이동면 비씨카드 사장 등 4명이다.
또 비씨카드를 제외한 신한·KB국민·우리카드는 실적에서도 의미있는 성과를 냈기 때문에 연임에 더욱 무게가 실린다. 신한카드는 올 3분기 누적 순이익 4702억원으로 전년 동기(4111억원) 대비 14.4% 증가해 업계 1위 자리를 지켰다. 임영진 사장은 2017년부터 회사를 이끌기 시작해 재임기간이 다소 긴 편이지만 안정적인 경영 능력을 바탕으로 지난 17일 연임이 확정됐다.
신한지주 관계자는 "수수료 인하, 빅테크의 시장 진입 등 카드업계 전반의 어려운 경영환경에도 안정적인 경영성과로 시장점유율 1위 사업자 지위를 확고히 했다"며 "자동차 할부시장 개척 등 신사업 추진 및 마이데이터, 마이페이먼트 등 미래 핵심사업에 인력과 자원을 집중하며 카드업계 디지털 전환을 주도하는 등 탁월한 성과 창출 능력을 인정받았다"고 말했다.
KB국민카드가 올 1분기 신용판매 시장점유율에서 삼성카드를 제치고 업계 2위에 오르는 성과를 내면서 이동철 사장의 연임에도 힘이 실리고 있다. KB국민카드는 누적 순이익이 지난해 3분기 2510억원에서 올해 2552억원으로 1.7% 증가해 선방했다는 평가다. ‘카드의 정석’ 시리즈를 성공시킨 정원재 사장의 연임 가능성도 높다. 우리카드는 3분기 누적 순이익이 948억원에서 1074억원으로 13.3% 증가했다.
반면 비씨카드는 지난해 3분기 1115억원에서 올해 725억원으로 35.0% 감소했다. 이동면 비씨카드 사장은 올해 취임 첫 해로 연임될 가능성이 높지만 실적 부진이 최대 변수다. 비씨카드는 다른 카드 전업사와 사업구조가 달라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타격이 컸던 것으로 분석된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유진 기자 / yujin@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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