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하얀황소’ 성장동력 진단④] ‘고공행진’ 증권주, 추가상승 기대감 ‘청신호’

시간 입력 2020-12-28 07:00:06 시간 수정 2020-12-28 07:3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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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개선·주가부양책 주효…내년 신사업 모멘텀 형성까지

2020년 3월 본격적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확산으로 우리경제가 마비됐다. 실물위기는 증권사로 번졌다. 국내외 증시가 폭락하며 파생결합상품 마진콜(증거금 추가 납입요구)로 인해 유동성 위기가 찾아왔다. 지난해 증권사들의 실적을 이끌었던 기업금융(IB) 부문에 대한 사업도 사실상 중단됐다. 하지만 개인투자자 활동이 활발해지며 국내 증시가 활기를 되찾았다. 일명 ‘동학개미운동’으로 불리는 이 현상은 증시 회복에 큰 힘이 됐고 증권사들의 브로커리지(위탁매매) 수익성도 개선시켰다. 중국 전국시대 책사인 소진이 말한 전화위복(轉禍爲福)에 들어맞는 상황이다. 이에 CEO스코어데일리는 2021년 ‘하얀 소’의 해를 맞아 ‘불스 마켓(Bulls Market)’을 꿈꾸는 증권사들의 성장전략을 짚어보고자 한다. <편집자주>


증권사 종목 주가는 올들어 최저점 대비 2배 이상 성장했다. 증권주가 상승한 배경은 브로커리지(위탁매매) 수수료 증가에 따른 수익개선, 자사주 매입·배당성향 확대 등 주가부양책 등이 자리잡고 있다. 내년에는 신사업 모멘텀을 통해 주가의 추가 상승 기대감도 있다.

앞서 3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공포가 확산되며 국내외 증시가 주저앉았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3월19일 코스피는 연초 대비 32.99% 하락한 1457.64, 코스닥은 36.45% 급락한 428.35로 최저점을 기록했다.

특히 지난해 기업금융(IB)을 중심으로 수익구조를 재편했던 증권사들이 포함된 KRX증권지수는 361.21까지 폭락했다. 금융시장에 대한 전반적인 불확실성이 부각되고 지난해부터 증권사들이 추진하려했던 해외부동산 대체투자 관련 실사가 사실상 중단되면서 실적악화가 우려로 작용해서다.

증권사 관계자들은 패닉에 빠져 실적에 대한 비관론을 내놨다. 환매 중단된 사모펀드 판매 책임론·주가연계증권(ELS) 마진콜(추가 증거금 납입요구) 등 악재가 겹치기도 했다.

당시 중소형 증권사 한 관계자는 “대형사는 자본적인 여유로 어느 정도 버틸 수 있겠지만 중소형사는 사정이 다르다”며 “코로나19 사태가 확산되면 당장 2분기 실적을 방어하는 것도 힘들 수 있겠다”고 토로했다. 단 대형사 관계자들도 사정은 마찬가지였다.

해외대체투자 딜을 추진하던 한 대형사 직원은 “딜을 성사시키기 위해 실사를 해야 하는데 코로나19에 따른 가이드라인이 없어 회사에서도 결정을 못하고 있다”며 “결국 거래를 지연시킬 수밖에 없는데, 이는 곧 손해로 돌아올 것”이라며 불안감을 내비쳤다.

증권사에 대한 불안감은 주가에 그대로 반영됐다. 주요 증권사의 3월23일 기록한 최저점을 보면 △미래에셋대우(3595원) △한국금융지주(3만2000원) △NH투자증권(6310원) △삼성증권(2만800원) △키움증권(5만2600원) 등으로 연초대비 -54.87~-33.42%까지 감소했다.

하지만 이후 증시 폭락에 따른 저점매수를 노린 투자자들이 주식시장에 유입되면서 상황은 반전됐다. 일명 ‘동학개미운동’으로 불리는 개인투자자 활성화로 인해 브로커리지 수수료가 증가하며 증권사들의 실적이 크게 개선된 것이다. 당초 국내 증시 거래대금은 3분기 고점을 찍고 반락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12월 일평균 거래대금(23일 기준)은 지난해 같은 기간 9조2586억원 대비 256.84% 늘어난 33조388억원에 달한다.

브로커리지 수수료를 통해 증권사 실적이 개선되자 투자심리도 회복세를 보였다. 지난 24일 종가 기준 주요 증권사 주가를 보면 △미래에셋대우(9630원) △한국금융지주(8만원) △NH투자증권(1만1800원) △삼성증권(4만2950원) △키움증권(12만6500원) 등으로 연최저점 대비 87~167.87%까지 상승했다.


주주환원 정책에 따른 주가부양책도 영향을 준 것으로 해석된다. 일부 증권사는 대규모 자사주 매입 실시했고, 배당성향을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미래에셋대우는 올 들어 세 번에 걸쳐 자사주 4400만주를 매입했다. 유통주식수 대비 8.3% 수준이다. 대신증권도 이어룡 회장, 오익근 대표 등 경영진이 나서서 지난 9월 23일 300만주 규모의 자사주를 장내 매입하기로 결정하고 지난 22일 마무리했다. NH투자증권도 주가폭락을 방어하기 위해 정영채 대표가 나서 자사주 5000주를 장내매수했으며 권희백 한화투자증권 대표와 경영진은 자사주 21만2773주를 매입했다.

증권사들의 자사주 매입은 소각여부에 따라 대표이사 등 최고경영자(CEO)의 기업 지배력을 높이기 위한 수단으로 비춰지기도 하지만 통상적으로 주가에는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것으로 해석된다.

배당성향은 삼성증권이 가장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배당성향은 당기순이익 중 배당금으로 지급된 총액비율을 가리키며, 이 비율이 높을수록 주주환원 정책이 자리잡힌 기업으로 볼 수 있다. 삼성그룹이 배당성향 50%를 목표로 주주환원정책을 강하게 추진하고 있다는 점이 영향을 줄 것으로 풀이된다.

대신증권 리서치센터에 따르면 삼성증권 배당성향은 전년대비 5.8% 상승한 44.5%로 예상된다. 이어 △NH투자증권 26.6%(전년대비: -2.4%포인트) △미래에셋대우 20.4%(-1.3%포인트) △한국금융지주 18.3%(0.2%포인트) △키움증권 15.2%(3.3%포인트) 순으로 배당성향이 높을 전망이다.

배당성향 못지 않게 중요한 배당수익률이 높을 것으로 예상되는 증권사는 NH투자증권이다. 배당수익률은 주주들이 해당종목 주식을 보유하고 있을 때 한주당 얻을 수 있는 배당금을 주식가격으로 나눠 백분율로 나타낸다. 주로 1년간 벌어들인 이익을 주주들에게 배당한다.

NH투자증권의 예상 배당수익률은 5.3%에 달할 것으로 보이며 △삼성증권 4.2%(-0.2%포인트) △한국금융지주 2.8%(-1.2%포인트) △미래에셋대우 2.7%(-0.7%포인트) △키움증권 1.7%(-0.8%포인트) 순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여러 기업들이 주주친화적인 경영방침으로 자사주 매입을 적극 추진하거나 배당성향을 꾸준히 늘리고 있다”며 “주주환원 정책 강화기조로 증권사들의 주가부양책은 꾸준히 향후에도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내년에는 신사업 모멘텀이 주가를 끌어올리는 동력이 될 전망이다. 올해는 코로나19로 인해 신사업 추진에 제동이 걸린 가운데 대다수의 증권사가 금융당국 규제로 인한 재무건전성 개선과 투자여력 확보를 목적으로 자본확충에 집중했다. 전문가들은 내년 경제활동이 정상궤도에 오른다는 가정하에 증권사들이 미뤄뒀던 신사업을 빠른 속도로 추진할 것으로 예상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브로커리지는 이미 거래규모가 커진 만큼 실적을 뒷받침해주고 2분기 악재로 작용했던 트레이딩도 이전수준으로 회복했다”며 “해외부동산 등 실사가 정상적으로 이뤄진다면 한동안 위축됐던 IB부문도 활기를 띨 것”이라고 내다봤다.

[CEO스코어데일리 / 홍승우 기자 / hongscoop@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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