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료 20%대 인상 고집했으나 10%대 인상률로 가닥
내년 7월 ‘4세대 실손보험’ 시행예정이나 자발적 전환여부 불확실
최근 금융당국이 설정한 실손보험 인상률이 보험업계 기대치에 미치지 못한 가운데 내년 하반기부터 시행될 ‘4세대 실손보험’에 대한 실효성에도 지속적으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4세대 실손보험은 보험금 누수와 손해율 상승의 주범인 비급여 진료에 대해 보험료를 차등적용한다는 것이 골자다. 하지만 기존 가입자들에 대한 실손보험 전환·유지 여부는 개인이 선택 가능해 비급여 과잉진료를 억제할 강제성이 없다.
일각에서는 4세대 실손보험 제도가 내년부터 시행되지만 보험료 할인·할증이 가입자들에게 실질적으로 부과되는 시점은 3년 이후부터여서 손해율 개선 효과와 실손보험 적자 완화 효과를 단기간 내 이룰 수 없다는 점이 문제라고 입을 모은다.
31일 보험연구원에 따르면 올 3분기까지 국내 보험업계 실손보험 누적 손해율은 130% 수준으로 집계됐다. 2016년 131.3%에서 지난해 말 134%까지 올랐다가 올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손해율이 일부 회복된 모습이지만 여전히 높은 수치다.
최근 3년간 발생한 실손보험 누적 적자는 6조2000억원으로 연간 평균 적자가 2조원대 수준에 달한 가운데 실제 올 3분기까지 실손보험 손실액도 2조134억원으로 확인됐다. 지난해 동기보다 8.9% 증가한 수치다.
보험업계는 이미 만연해진 실손보험 적자구조에서 벗어나기 위해 내년 평균 21%의 보험료 인상을 요구했으나 금융당국 제동으로 10%대 인상률로 가닥이 잡힌 상황이다. 금융위원회는 △구실손 15~17% △표준화실손 10~12% 수준에서 보험료를 인상하도록 당부했으며, 특히 3세대 실손 모델인 착한 실손의 경우 동결을 요청했다.
이처럼 보험업계가 밀어붙인 보험료 인상 수준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서 내년 7월 시행예정인 ‘4세대 실손보험’에 대한 도입 효과에 대한 의구심도 커지고 있다.
4세대 실손보험은 비급여 의료이용량과 연계해 보험료를 차등 부과하는 것이 골자다. 기존 실손보험은 급여와 비급여를 합친 포괄적 보장구조였던 탓에 선택진료인 비급여 과다 사용을 방지하기 어려웠다. 하지만 앞으로는 모든 비급여 진료를 특약으로 분리해 보험료를 적게 탄 사람에게는 할인을 적용하고 많이 탄 사람에게는 할증을 부여하는 누진적 구조를 형성하겠다는 의도다.
이는 금융당국이 일부 가입자들의 과도한 진료를 억제하고 일반적인 소비자의 부담을 더는 동시에 보험사의 손해율을 낮추고자 마련한 조치다. 도수·증식·체외충격파, 비급여 주사, 비급여 MRI 등 비급여 항목은 국민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진료로 필수적이지 않은 의료행위가 다수 포함돼 있어 보험금 누수의 주요 원인으로 꼽혀왔기 때문이다.
보험료 할인·할증은 1~5등급으로 구분한다. 보험금 지급액이 전무한 1등급 가입자는 보험료를 5% 할인받는 반면, 비급여 지급보험금이 100만원 이상~150만원 미만인 3등급 가입자는 보험료가 2배가 된다. 150만원 이상~300만원 미만의 4등급은 보험료가 3배, 300만원 이상의 5등급은 보험료가 4배로 늘어난다.
업계가 4세대 실손보험의 실효성이 낮다고 보는 가장 큰 이유는 보험 가입자들의 자발적 전환 가능성이 현실적으로 낮아서다. 4세대 실손보험은 신규 가입자에게만 적용되고 기존 가입자들에게는 소급 적용되지 않는다.
실손보험의 전환·유지 여부를 의료이용 횟수와 정도에 따라 개인이 결정할 수 있다는 의미다. 즉 기존 실손보험 가입자 가운데 손해율 상승의 주범인 과다 의료이용자들을 억제할 강제성이 없어 가시적인 효과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
또 다른 이유는 보험료 차등제도 자체는 내년 ‘4세대 실손보험’ 도입 시점부터 적용되지만 보험료의 실질적인 할인·할증은 3년 뒤인 2024년 7월부터 이뤄진다는 점이다. 충분한 통계확보 등을 거친 다음 보험료 차등부과를 실제 시행하겠다는 게 금융위의 입장이다.
이에 업계 일각에서는 내년 보험료 인상률이 불만족스러운 데다 ‘4세대 실손보험’의 도입 효과도 최소 3년 뒤부터 기대할 수 있어, 정책만으로는 단기간 손해율 개선을 이루기 힘들어졌다는 불만이 나오고 있다.
상품구성만 일부 바꾼 형태이기 때문에 보험료 상승의 주된 원인인 비급여 과잉 진료를 해결하지 못하는 반쪽짜리 대책이라는 의견이 많다.
업계 관계자는 “4세대 실손보험은 기존 실손보험 가입자들이 갈아타야만 실질적인 손해율 완화, 실손보험 적자 축소 등 효과를 거둘 수 있는데 현실적으로 비급여 의료 과다 이용자들의 실손보험 전환율이 어느 정도 될지 의문”이라며 “비급여 항목 자체를 줄여나가거나 비급여에 대해 표준제도 가격을 도입해 과잉진료 자체를 줄여나갈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훨씬 더 효과적일 것”이라고 밝혔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4세대 실손보험의 보험료는 구실손보다 약 70%, 표준화 실손보다 약 50%, 착한 실손 보험보다 약 10% 저렴하다. 보험료가 저렴한 대신 자기부담금은 급여 20%, 비급여 30% 등 이전보다 10%씩 오르고, 통원공제금액도 높아 단기간에 가입자가 늘어날지도 미지수”라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이재아 기자 / leejaea555@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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