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기술금융잔액 300조 육박…대출규정 강화에 질적성장 이뤄낼까

시간 입력 2021-01-05 07:00:05 시간 수정 2021-01-06 07:3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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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중소기업 대출수요 늘면서 기술금융잔액 급증
1월부터 ‘기술금융 가이드라인’ 시행…무분별한 대출 방지 기대


기술력을 담보로 중소기업에 운영자금을 빌려주는 은행권 기술금융대출 잔액이 지난해 300조원에 육박한 것으로 추산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로 기업들의 대출수요가 급증하면서 대출 건수 증가율도 한층 더 가팔라졌다.

이 가운데 올해 1월부터 대출규정을 전반적으로 강화한 ‘기술금융 가이드라인’이 시행되면서 향후 은행권이 기술금융의 질적 성장을 이뤄낼지 업계 이목이 쏠린다. 이전까지 기술금융은 기업평가 조작이나 껍데기뿐인 기술들을 걸러내지 못하는 등 허점이 많아 대출이 다소 무분별하게 단행됐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5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최근 3년간 국내 은행권의 기술금융대출 잔액·건수는 △2018년말 163조7688억원(37만9560건) △2019년말 205조4834억원(48만9084건) △2020년 10월말 264조5911억원(66만6648건) 등으로 집계됐다.

기술금융은 상대적으로 운영 자금이 부족한 중소기업이 기술의 혁신성을 담보로 금융기관으로부터 대출 형태로 금전적 지원을 받아 성장할 수 있도록 한 제도다.

2014년부터 도입된 기술금융은 매년 대출 잔액과 건수 증가율이 가팔라지는 추세며 지난해 연말 기준으로는 총 잔액이 300조원 규모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특히 지난해는 코로나19 여파로 중소기업들의 대출수요가 늘면서 기술금융 역시 성장을 거듭했다.

은행별로도 기술금융대출 규모가 일제히 커졌다. 5대 시중은행의 지난해 10월말 기준 대출 잔액·건수는 △KB국민은행 38조8743억원(11만9521건) △신한은행 36조1213억원(10만2616건) △우리은행 33조4404억원(7만3146건) △하나은행 31조91억원(8만3887건) △NH농협은행 12조1519억원(3만723건) 등이다.

대부분 은행이 2019년 대비 20~30%대 대출 증가율을 보였지만 같은 기간 농협은행의 증가율이 66.6%로 가장 커 눈길을 끌었다. 농협은행의 기술금융대출 잔액은 2019년 말 7조2927억원에서 지난해 10월 말 12조1519억원으로 4조8592억원 늘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한 경기악화에 중소기업들의 운영자금 대출확대가 올해도 불가피한 가운데 1월부터 금융당국은 ‘기술금융 가이드라인’을 적용하기 시작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기술금융 대상 업종의 기술력 평가 항목을 세분화하고 은행과 기술신용평가사들이 기술등급을 줄 때 현장실사를 의무화하는 등 전반적으로 선별과정을 강화한 방안이다. 업계에 따르면 금융위는 2018년 하반기부터 신용정보원·은행·기술신용평가(TCB)사와 전담팀을 구성해 가이드라인을 완성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기술금융대출 대상이 중소기업기본법을 충족하며 기술연관성이 객관적으로 입증된 기업이어야 한다. 기술기반 환경·건설업, 신재생에너지산업, 벤처기업, 기술혁신형 중소기업, 지식재산권 보유기업, 신기술창업전문회사 등이 이에 해당한다. 이외에도 은행 내부 절차를 거쳐 기술력을 보유한 기업으로 판단되는 경우에도 대출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평가기관 간 업무 분담과 절차도 더욱 명확해졌다. 기술금융 상담신청(기업)→평가의뢰(은행)→접수·현장실사·평가·검수·발급(TCB사)→심사·대출(은행)→정보 집중(신용정보원) 등의 순서로 이뤄지는 식이다.

부적절한 행위로 기술금융 평가의 독립성을 해치는 은행과 TCB사를 단속하기 위한 업무규범도 만들어졌다. 은행에 대해서는 특정 평가결과 보장 요구, 결과 임의조정, 평가 완료 전 결과 사전 제공요청, 결과 통보 후 평가 취소 등이 금지된다. TCB사는 은행의 요구에 맞춰 특정 평가결과를 제공하는 행위 등이 금지된다. 특히 TCB평가기관과 이해상충관계에 있는 회사에 대해서는 앞으로 기술평가를 할 수 없다.

‘기술금융 가이드라인’을 적용하는 이유는 급속도로 규모가 커진 기술금융의 무분별한 대출을 막고 규제를 높안다는 취지에서다. 상반기 가이드라인 시행 이후 하반기부터는 표준화된 평가모형을 적용할 예정으로 향후 부적절한 대출사례나 대출평가 조작사례를 줄이고 질적 성장 이뤄낼지 업계의 기대가 크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가이드라인은 특정할 만한 혁신기술이 없는 기업이 자금난 등을 이유로 내세우거나 편법으로 기술금융 대출을 쉽게 받는 사례를 줄이고, 은행과 TCB사 평가의 일관성과 신뢰성을 높이는 효과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고 평가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이재아 기자 / leejaea555@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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