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테크 보험업 진출 ‘현실화’…전통 보험사 ‘디지털’로 만회할까?

시간 입력 2021-01-06 07:00:12 시간 수정 2021-01-06 07:3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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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페이 디지털손보사 설립 예고, 이르면 연내 출시
전통 보험사, 올해 경영전략 키워드로 일제히 ‘디지털 혁신’ 제시

카카오페이 누적 가입자수 추이 <자료=카카오페이>
카카오페이 누적 가입자수 추이 <자료=카카오페이>

카카오의 금융플랫폼 계열사인 카카오페이가 이르면 올해 안에 디지털 손해보험사를 출범하고 디지털 기술력과 데이터를 바탕으로 보험업계의 새로운 지평을 열 전망이다. 은행, 증권업에 이어 빅테크의 보험업 진출이 현실이 된 가운데 전통적인 보험사들은 올 한해를 디지털 혁신의 원년으로 삼고 빅테크의 공세에 대응한다는 전략이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카카오페이가 지난해 12월 29일 디지털 손해보험사 설립을 위해 금융위원회에 신청한 예비인가는 늦어도 오는 3월 내 결정될 예정이다. 이는 보험업법에서 금융위가 업체의 예비인가 접수 후 2개월 이내에 심사해 인가 여부를 통지해야 한다고 규정한데 따른 것이다.

이에 따라 카카오페이는 출범 시기를 최대한 앞당길 수 있도록 법인 설립과 본인가 등의 절차를 차근차근 준비한다는 계획이다. 공식적인 출범은 올 하반기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예비인가 획득 후 법인 설립 등의 절차를 거쳐 6개월 이내에 본인가를 신청할 경우 1개월 내에 획득이 가능하다.

앞서 국내 첫 디지털손보사인 캐롯손해보험은 2019년 1월 30일 금융위로부터 예비허가를 획득한 후 같은 해 5월 15일 법인을 설립하고 10월 2일에 본허가를 획득했다. 이후 3개월의 정비를 거쳐 지난해 1월 13일부터 본격적인 상품 판매를 시작했다.

업계에서는 해당 선례에 따라 카카오페이 역시 연내 중 공식적인 상품 판매 개시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카카오페이의 보험사 설립이 현실화 되면 빅테크 업체의 보험업 진출 1호 사례가 된다. 기존 빅테크와 테크핀 기업들이 독립법인대리점(GA) 형태의 자회사를 통해 보험업을 영위한 사례는 있었지만 실질적으로 보험사를 세워 영업하는 건 처음이다.

금융권에서는 카카오의 온라인 플랫폼 경쟁력과 카카오페이의 간편 결제 기술이 융합돼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단순 디지털 기술 뿐 아니라 상품에 있어서도 인공지능(AI)과 블록체인, 빅데이터 등 신기술이 결합된 생활밀착형 보험이 탄생할 것으로 입을 모으고 있다.

실제 카카오페이는 예비인가에 앞서 인슈어테크(보험+기술) 기반의 새로운 혁신을 이뤄내는 한편으로 보험에 대한 인식 개선 및 보험 사각지대 해소에 앞장서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또 기존 자회사 GA 인바이유를 통해 혁신적인 상품을 선보인 것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디지털 손보사를 통해 합리적이고 차별화된 보험 밸류체인(Value Chain)을 구축할 방침이다.

카카오페이 관계자는 “보험 판매 플랫폼 제공 역할 뿐 아니라 사용자 니즈에 신속 대응할 수 있는 보험 상품 생산자로서의 역할을 할 것”이라며 “디지털 손보사 설립으로 빠르게 변화하는 생활환경 속 다양한 혁신을 추진하고 카카오 공동체의 여러 서비스들과 연계된 상품을 개발하며 시너지를 창출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디지털 전환의 시작 단계에 있는 전통적인 보험사가 정보통신기술(ICT)이라는 막강한 무기를 장착한 빅테크사에 밀려 점차 경쟁력을 잃을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하고 있다.

빅테크 업체로 분류되는 카카오, 네이버 등은 보험사에 비해 고도의 디지털 기술력과 빅데이터, 마이데이터 등 월등한 정보력을 보유하고 있어 혁신적인 상품을 내놓을 수 있다는 강점이 있다. 또 디지털 기반의 영업을 통해 비용적인 부분에서 경쟁력을 가질 뿐 아니라 접근성 역시 높아 보험에 친숙하지 않은 MZ세대에게도 쉽게 다가갈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MZ세대는 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한 밀레니얼 세대와 1990년대 중반~2000년대 초반 출생한 Z세대를 아우르는 말이다.

실제 카카오페이가 교보라이프플래닛과 제휴를 통해 내놓은 ‘내 보험 관리’ 서비스는 지난해 5월 기준 누적 가입자 수 26만명, 일 평균 사용자 수 4200명에 달한다. 카카오페이의 누적 가입자수는 지난해 3분기 기준 3500만명이다.

아울러 모바일 앱 시장분석 서비스업체인 앱에이프(AppApe)에 따르면 지난해 8월 말 기준 생명‧손해보험사 앱 월 활성사용자(MAU)는 최대 50만명 수준에 그친다. 손보사의 경우 △삼성화재(50만) △현대해상(34만) △DB손해보험(32만) △메리츠화재(25만) △KB손해보험(23만) 순이며, 생보사의 경우 △삼성생명(20만) △한화생명(19만) △교보생명(13만) △신한생명(13만) △동양생명(7만) 순으로 집계됐다.

이는 테크핀 기업인 △삼성페이(750만) △토스(675만) △카카오뱅크(577만) △페이코(194만) △뱅크샐러드(99만) 등과 비교했을 때 10% 수준에도 못 미친다.

이에 업계에서는 빅테크의 보험업 진출에 앞서 디지털 혁신에 총력을 기울이면서 미래를 준비할 계획이다.

우선 ‘생보사 빅3’로 일컬어지는 삼성생명과 한화생명, 교보생명은 지난해 단행한 조직개편을 통해 디지털 조직에 힘을 싣고 본격적인 디지털 혁신 작업을 진행중이다.

아울러 금융지주 계열사인 하나생명, KB생명, 신한생명, 오렌지라이프, NH농협생명 등을 비롯해 중견‧중형 생보사 역시 디지털에 방점을 두고 플랫폼의 사용자환경 및 경험(UI/UX) 고도화 등을 작업 중이다.

손보사 역시 2021년을 디지털 혁신의 원년으로 삼고 다양한 전략을 추진한다는 구상이다.

최영무 삼성화재 대표는 신년사를 통해 “상품·서비스는 물론 기획부터 출시·사후 관리에 이르기까지 모든 밸류 체인의 디지털화를 선도해 나갈 것”이라고 선언했다.

김정남 DB손해보험 대표 역시 “사업영역 전반에 대한 지속적 효율 개선을 바탕으로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디지털 전환 추진이 최우선 과제”라고 말했다.

올해 새롭게 취임한 김기환 KB손보 대표도 혁신적이고 전방위적인 디지털화 추진을 취임 목표로 삼으며 지금보다 더 빠르고 편리한 것은 물론 고객의 생각보다 미리 앞서나갈 수 있는 디지털 보험회사가 될 것을 주문했다.​​

정지원 손해보험협회장은 “빅테크 기업이 금융업에 진출하면서 ICT 기업과 금융업의 경계가 허물어지는 빅 블러(Big Blur) 현상은 세계적 추세”라며 “빨라지고 있는 디지털 경제 전환에 맞춰 판매채널 변화를 준비해야 하는 것은 중요한 과제”라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유수정 기자 / crystal@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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