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금감원 점포축소 제재 현실화에 점포 언택트화 ‘골머리’

시간 입력 2021-01-25 07:00:06 시간 수정 2021-01-25 08:0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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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취약계층 보호vs은행업계 영업효율화…대립각 여전


올해 들어 금융당국이 은행권의 점포축소를 보다 직접적으로 제재하기 시작하면서 업계 내 볼멘소리가 새 나오고 있다. 은행 입장에선 점포폐쇄와 금융서비스 언택트화에 보다 속도를 올려 영업 효율성을 제고해야 하지만, 금융감독원이 디지털 취약계층 보호를 위해 구체적으로 세칙 개정안을 내놓으면서 이를 막아서고 있다.

금감원의 제재로 은행권의 점포축소 움직임이 완화할 가능성은 있지만 전문가들은 ‘허브앤 스포크’ 방식의 확대추세를 늦출 길은 없다고 진단한다. 이 방식은 지역별 거점점포를 중심으로 중소형 지점이 하나의 그룹을 형성, 협업과 연계 영업을 추진해 효율성을 강화하는 제도다.

25일 금감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국내 19개 은행의 영업점포 수가 최근 5년 새 △2015년 7278개 △2016년 7103개 △2017년 6791개 △2018년 6771개 △2019년 6714개 △2020년 9월 6558개 등으로 축소된 것으로 집계됐다.

신한·KB국민·하나·우리·농협 등 5대 은행 기준으로는 2019년 4640개에서 지난해 말 4424개로 1년 만에 216개 점포가 사라졌다. 이전까지는 점포축소가 매년 30~40개 선에서 이뤄진 점을 고려하면 지난해 5배가 넘는 수준이었다.

이처럼 은행권 내에서 점포를 폐쇄하는 움직임이 가속화되자 최근 금감원은 ‘은행업 감독업무 시행세칙 개정안’을 사전 예고했다. 은행의 점포축소 과정을 전반적으로 까다롭게 만들겠다는 게 골자다. 본래 지난 연말 관련 가이드라인 발표가 예정됐었으나 해를 넘겨 발표됐다.

우선 은행들은 앞으로 분기별로 금감원에 제출하는 업무보고서에 점포폐쇄 사전영향평가서를 첨부해야 한다. 사전영향평가서는 은행들이 점포를 폐쇄할 때 해당 지점의 고객 수, 연령분포, 운영상황, 폐쇄 시 대체수단 등을 검토하도록 한 자율규제안이다.

자율규제인 만큼 이전까지 은행이 이 평가서를 공개할 의무는 없었지만, 금융당국이 이를 공개하도록 개정한 것이다. 보다 객관적으로 평가서를 검증해 제도의 실효성을 높이겠다는 취지지만 은행권이 체감하는 부담은 상당한 모습이다.

업계 관계자는 “앞으로 외부에 공개하지 않던 자율규제안을 제출하기 시작해야 한다는 데, 금융당국이 이를 검토한 후 보완조치를 내린다든지 추가 방안이 정해진 것도 아닌 것으로 안다”며 “제도 자체의 실효성보다 일단 은행권에 부담을 주고자 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금감원은 은행들이 향후 경영공시에 국내 영업점의 신설과 폐쇄 현황을 구체적으로 포함하도록 했다. 기존에는 단순히 국내외 지점, 출장소, 사무소의 숫자만 공시 시점에 공개하면 됐다. 하지만 앞으로는 전국 17개 시도별로 영업점을 세분화한 뒤 전년도 말과 올해 말 기준으로 따로 표시해 관련 내용을 공시해야 한다.

은행권 내에는 볼멘소리가 가득하다. 언택트 시대에 비대면 거래가 확산하면서 점포를 축소하는 것은 당연한 수순인데 이를 당국에서 강제하는 것은 과도한 개입이라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은행들이 수익성을 방어하기 위해 점포를 통폐합하는 것은 불가피한 추세”라며 “은행들도 무작정 점포를 폐쇄한 뒤 손 놓고 있는 게 아니다. 앞으로도 디지털 취약계층의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문제점을 면밀하게 검토하고 대안을 마련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금감원 제재로 은행권의 점포 축소세가 일정 속도 완화될 순 있지만 지역별 거점점포를 중심으로 하나의 그룹이 형성되는 ‘허브앤 스포크’ 방식은 점차 확대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이재아 기자 / leejaea555@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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