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익공유제 밀어붙이는 정부…금융지주·보험계열사 ‘좌불안석’

시간 입력 2021-01-29 07:00:05 시간 수정 2021-01-30 07:07:44
  • 가
  • 가
  • 페이스북
  • 트위치
  • 링크복사

내달 이익공유제 법제화되나…금융권 출자금 증액 가능성에 부담

정부가 이익공유제를 오는 2월 법제화하기로 하면서 대형 금융지주사와 소속 보험계열사들이 좌불안석 상태다. 앞서 정부는 플랫폼 기업을 이익공유제 주요 참여 업종으로 삼았으나 최근 금융권으로 타깃을 변경해서다.

이익공유제란 특정 기업에 목표보다 더 많은 이익을 냈을 때 초과분을 나누도록 한 제도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도 지난해 금융지주사들이 큰 수익을 내면서 이를 환원해 고통을 분담하자는 취지지만, 이미 금융권의 피로도도 높아 업계 여기저기서 볼멘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29일 국회에 따르면 정부 여당이 오는 2월 임시국회에서 서민금융법(서민의 금융 생활 지원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최우선으로 처리하고 금융권 이익공유제의 법제화를 추진하고 있다.

기존 서민금융기금은 정부와 금융사의 출연금을 통해 3500억원 규모로 운영해왔지만, 개정안은 연간 5000억원의 서민금융기금 조성을 골자로 한다. 개정된 서민금융법이 상시법으로 전환되면 은행 등 대형 금융사들은 매년 약 1100억원의 기금을 신규 출연해야 한다.

코로나19 여파 속에서도 대형 지주사들이 지난해 큰 수익을 냈으니 고통 분담 차원에서 이익을 사회에 환원하라는 취지다. 실제 증권업계는 지난해 주요 금융지주사들의 연간 순이익이 전년보다 7% 증가한 15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대출 수요가 늘고 동학개미 열풍에 소속 증권사들의 수수료 수익이 크게 늘었던 영향이다.

하지만 △원리금 상환 연장 △이자 면제 △예대마진 축소 등 이미 금융권의 피로도가 높다는 게 문제다. 원리금 상환과 이자수익 확보가 연기된 상황에서 향후 부실여신이 확대될 경우 금융지주가 감내해야 할 충당금, 대손비용 부담이 계속 커질 우려도 남았다.


또 증권, 카드 등 비은행 계열사들의 선전이 지주사 실적을 견인한 반면 주력인 은행의 순이익은 오히려 감소했다. 국민·신한·우리·하나·농협·기업은행 등 6개 시중은행의 지난해 3분기 누적 순이익은 8조7538억원으로 전년 동기(9조6200억원) 대비 9.0% 줄었다.

업계 관계자는 “자발적 형태로 이행돼야 할 이익공유제가 법제화되는 것은 정당하지 않다”며 “지주사들의 수익 증가가 코로나19로 인해 발생한 일시적인 반사이익인지, 개별 회사들이 사업 경쟁력을 앞세워 이룬 성과인지 구분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금융당국이 금융사의 분기배당에 부정적인 입장을 내비친 데 이어 이익공유제 이슈까지 들이닥친 점은 겹악재”라며 “무엇보다 이익을 공유한다는 것 자체가 주주의 재산권을 침해할 수 있다는 점에서 논란이 예상된다. 주가 하락 등 2차 피해까지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보험사들도 불안한 건 마찬가지다. 지난해 △손해율 개선 △수입보험료 증가 등 겉으로 보이는 수치가 전반적으로 개선되면서 지주사와 함께 큰 이익을 보고 있는 것처럼 착시효과를 내고 있어서다.

하지만 세부적으로 보면 저금리 기조로 인해 이차역마진 심화가 우려되는 등 보험권 업황도 곪을 대로 곪았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특히 대형 금융지주사가 이익공유제에 포함되면 신한, KB, 하나, 우리 등 지주소속 보험계열사에도 불똥이 튈 우려가 있다.

업계는 주식 공매도 유보, 금융소비자보호법 시행, 새 회계기준(IFRS 17) 도입 등으로 금융권이 이미 요동치고 있는 가운데 이익공유제 대상까지 될 가능성이 제기되자 난색을 표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보험업계의 경우 상징적인 지표들에 비해 실제 업황이 나쁘다 보니 새 먹거리를 찾아 나서고 부수업무 신고도 계속 이뤄진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며 “지주 산하 보험사들이 지주에 기여하는 이익 비중이 큰 편이 아니라 직접적인 타격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고통은 분담해야 하는 현실”이라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이재아 기자 / leejaea555@ceoscore.co.kr]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