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총 발행규모 1조2300억원…상반기 대비 하반기 5배 늘어
은행권의 원화 커버드본드(이중상환청구권부채권) 발행 규모가 지난해 1조원을 넘긴 것으로 확인됐다. 그간 금리 인하로 채권시장이 위축되면서 투자 수요를 끌어내기가 만만치 않았다. 하지만 신예대율 도입 시기가 다가온 데다, 연초 금융감독원에 신고한 커버드본드 발행 계획의 80%를 이행해야 하는 의무에 따라 하반기에 발행이 몰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한 대출만기 연장, 이자상환 유예 등으로 은행권이 감내해야 할 재무부담은 올해도 여전히 크다. 이 때문에 업계 내에서는 올해 커버드본드 발행시장이 한층 활성화될 가능성이 크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1일 금감원에 따르면 지난해 시중은행들의 연간 커버드본드 발행 규모는 총 1조2300억원으로 집계됐다. 개별 은행별로 △우리은행 5000억원 △SC제일은행 4100억원 △수협은행 3200억원 등이다.
상반기(2000억원)에 비해 하반기(1조300억원) 커버드본드 발행 규모가 5배가량 컸다. 상반기의 경우 우리은행만 커버드본드를 발행했지만, 하반기 들어 나머지 은행들도 줄줄이 커버드본드를 발행에 동참한 영향이다.
커버드본드란 은행이 주택담보대출이나 국·공채 등 우량자산을 담보로 발행하는 담보부채권의 하나로 안정성이 높다는 게 장점이다. 전체 원화예수금의 1% 이내에서 커버드본드 발행액을 예금으로 인정해주기 때문에 발행하면 예금이 늘어나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지난해 하반기 이후부터 커버드본드 발행이 활발해진 이유는 신예대율 규제 시행시기가 임박한 영향이 크다. 신예대율 규제는 예대율을 산정할 때 기업대출 가중치는 15%포인트 내리는 대신 가계대출 가중치는 15%포인트 올리는 방안이다. 즉 가계대출을 줄이라는 것이 골자다.
올해 6월이면 기존 예대율 규제의 한시적 완화조치가 끝나고 신예대율 규제가 본격 시행될 예정이다. 지난해 코로나19로 인해 금리가 인하됐고 투자심리 악화는 채권시장 위축으로 이어지는 등 시장 환경이 어두웠음에도 은행들이 커버드본드 발행에 나섰던 이유다.
시중은행에 대한 금융당국의 예대율 권고치는 100% 수준이다. 하지만 지난해 3분기 기준 4대 시중은행들의 평균 예대율은 99.3%로 당국의 규제 기준에 거의 근접했고 이를 초과하는 은행도 있다.
당분간 대출만기 연장, 이자상환 유예 등으로 은행권이 감내해야 할 재무부담이 여전히 크기 때문에 올해 커버드본드 발행시장이 한층 활성화될 가능성이 크다는 게 업계 판단이다.
최근에는 하나은행이 올해 첫 커버드본드를 발행했다. 다만 이는 원화가 아닌 5억유로(원화 기준 약 6760억원) 상당의 유로화 커버드본드며, 최근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등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 강조되면서 소셜본드 형태로 발행됐다. 소셜본드는 △중소기업 지원 △일자리 창출 △취약계층 지원 등 사회문제 해결을 위해 발행하는 특수목적 채권이다.
하나은행은 주요 시중은행 중 유일하게 원화 커버드본드 발행 경험이 없지만 그동안 발행 논의는 계속돼왔다. 앞서 주택금융공사를 자산 감시인으로 선정한 데다 외화 커버드본드 발행 경험까지 쌓인 터라 향후 실제로 원화 커버드본드를 발행할 지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2019년 원화 커버드본드를 발행하다 지난해 발행 이력이 없었던 신한·국민은행이 올해 다시 동참할 지도 관심거리다.
업계 관계자는 “4대 시중은행 외 농협은행, 부산은행 등도 커버드본드 발행에 관심을 가졌던 것으로 안다”며 “올해 예대율 완화조치가 종료되기 이전에 은행들이 추가적으로 커버드본드를 발행할 가능성도 충분하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이재아 기자 / leejaea555@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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