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대출규제 압박에...은행권, 신용대출 조이기 가속화

시간 입력 2021-02-02 07:00:16 시간 수정 2021-02-02 07:4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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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 가계대출 증가 연간 5% 제한에 월 신용대출 한도 2조원 규제
은행권은 대출 한도, 금리 조정중...우대금리부터 직장인 대출 조정까지



금융당국이 가계대출 총량 규제를 요구하면서 주요 시중은행과 인터넷전문은행은 신용대출 한도 축소와 대출 금리 상향조정에 나섰다. 지난해 10%에 육박하던 가계대출 증가율을 올해 5%대로 낮춰야 하는 만큼 집값에 따라 한도나 금리가 결정되는 주택담보대출 대신 상대적으로 제어가 쉬운 신용대출을 조이는 모습이다.

이런 정부의 압박이 직장인 대출 등 신용대출 전반으로 이어지면서 자칫 저소득층의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은행권은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총량 규제로 인해 가계대출 증가율을 연간 5% 안팎으로 낮추고 월별 신용대출 한도를 2조원 이하로 맞춰야한다. 이는 지난해 증가율의 절반 수준으로 하향된 것이다. 실제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의 지난해 가계대출 증가율은 9.73%다.

특히 신한은행은 지난달 11일 기준으로 지난달에 비해 신용대출과 주택담보대출 모두 300억원 가량 증가했고 하나은행은 지난해 11월에 주담대와 신용대출이 각각 90조원, 20조원을 돌파했다.

은행권은 금융당국의 요청에 따라 가계대출 축소에 속도를 내고 있다. 부동산 가격이 연이어 상승하면서 현실적으로 주택담보대출을 축소하기 어려워 은행들은 가계대출 중 신용대출의 한도나 금리를 조정해야 하는 처지다. 주택담보대출의 경우, 집값의 상승에 영향을 받는 만큼 제어가 어려워 은행들이 대신 신용대출을 조이는 방법을 택한 것이다. 이에 저소득층 등 신용대출이 필요한 고객은 대출 받는 것이 어려워질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 은행들은 대출 한도와 금리 조정 등으로 신용대출 조이기를 가속화하고 있다.

이미 신한은행은 '엘리트론Ⅰ‧Ⅱ', '쏠편한 직장인대출SⅠ·Ⅱ' 등 각종 대출 상품별로 한도를 기존 한도에서 5000만원을 낮춘 1억원에서 1억5000만원으로 결정했다. 지난달 중단했던 직장인 대출 비대면 신청을 새해 재개했지만, 결국 대출 상품 한도를 낮춘 모양새다.

우리은행은 지난해 중단했던 비대면 신용대출 상품인 '우리 WON하는 직장인대출' 판매를 올해 재개했지만 지난달 대출 한도를 1억원으로 계획했던 것과 달리 주요 10개 상품의 한도를 5000만원으로 일괄 축소했다. 주요 10개 대출 상품은 △우리주거래직장인대출 △우리스페셜론 △우리첫급여신용대출 등이다.

아울러 하나은행은 고신용, 고소득자를 대상으로하는 신용대출인 '하나원큐신용대출'의 우대금리를 기존 금리에서 0.1%포인트 낮췄다.

인터넷은행 역시 대출 축소에 연이어 나서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지난 22일부터 고신용 직장인을 대상으로 한 신용대출 한도를 기존 1억5000만원에서 1억원으로 축소했다. 또 케이뱅크는 신용대출 최고 한도를 그대로 유지하는 대신, 직장인 신용대출 금리와 마이너스통장 대출 금리를 최저금리 기준으로 각각 0.2%포인트, 0.1%포인트 높였다.

이와 달리 대출 한도 축소 등에 나서지 않는 은행들도 있다. 국민은행의 경우 지난해 직장인 신용대출 한도를 낮췄지만 올해 소폭 늘렸다. 국민은행은 일반인을 대상으로하는 비대면 신용대출 상품인 'KB Star 신용대출'의 대출 한도를 3억원에서 1억5000만원으로 낮췄지만 이내 2억원으로 다시 상향조정했다.

농협은행 역시 신용대출한도 축소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신용대출한도 축소 계획은 아직 없다"며 "은행권의 대출 속도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고 하지만, 농협은행은 대출 증가 속도가 가파른 추세가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신용대출액이 작년말 21조4000억원에서 1월말 21조6000억원으로 증가했기 때문에, 가파른 증가 속도가 아니라고 판단된다"며 "1월 말을 기준으로 대출 관련 속도 조절 차원에서 조치를 취하고 있는 게 없다"고 덧붙였다.

[CEO스코어데일리 / 이지선 기자 / leejs@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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