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 도입 시기에 따라 미성년자 주거래은행 집객효과 차이날 수도
금융당국이 최근 여권이 금융거래상 신분증으로 활용될 수 있도록 빗장을 풀었다. 특히 주민등록증이나 운전면허증이 없던 미성년자들이 이전보다 손쉽게 계좌를 개설할 수 있게 되면서 이 고객층의 유입도가 상당할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은행 간 모바일금융 자본력에 따라 이 서비스의 초기 집객효과를 누리는 회사도 한정될 것으로 보인다. 미성년자들은 초기에 만드는 계좌가 주거래 은행으로 굳어지는 경향이 있다. 이에 이미 영업점을 넘어 모바일까지 여권 진위확인 서비스를 구축한 은행이 있는 반면, 시스템구축 비용부담이나 실효성을 이유로 아직 검토단계에 머물러 있는 은행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일 은행권에 따르면 지난 연말부터 금융당국이 여권을 금융거래 신분증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여권 진위확인 서비스’를 시작했다. 현재 이 서비스는 신한·부산·광주·전북은행에서 모바일·영업점에 동시 적용되고 있으며, 국민·우리·하나·농협·기업·대구·경남·우정사업본부 등에서는 영업점에만 우선 적용 중이다.
신분증 진위확인 서비스란 금융회사에서 고객이 제시한 신분증을 발급기관에 등록된 정보와 비교해 진위 여부를 실시간으로 확인하는 서비스다. 그동안 주민등록증(행정안전부), 운전면허증(경찰청)에 대한 진위확인 서비스만 제공했지만 앞으로 여권도 금융거래 시 신분증을 대신할 수 있게 됐다.
이는 특히 미성년자나 재외국민 등 여권을 신분증으로 활용하려는 고객들의 금융거래상 편의성을 대폭 증진시킬 것으로 기대됐다.
현행법상 14세 이상 미성년자의 경우 계좌개설 자체는 가능하지만, 주민등록증이나 운전면허증을 발급받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에 가족관계증명서나 주민등록등본을 갖고 부모와 함께 영업점을 방문해야 했다. 하지만 여권 진위확인 서비스를 이용하면 모바일을 통해서도 계좌개설과 금융거래 활동이 손쉽게 가능해진 것이다.
금융당국은 현재 국내 총 12개 은행에서 영업점 위주로 서비스 이용이 가능하지만, 올해 내로 모든 은행과 제2금융권도 서비스 이용이 가능하도록 빗장을 더 풀 방침이다.
다만 은행별 모바일금융 자본력에 따라 미성년자 고객 유입 효과가 나뉠 것으로 보인다. 영업점을 넘어 온라인상에서 여권 진위확인 서비스를 빨리 시행할수록 처음 계좌를 개설하는 미성년자 고객들이 주거래 은행으로 유입되도록 유도할 수 있지만, 은행 입장에선 실제 서비스 개발·적용과 구축 비용을 무시할 수 없어서다.
일단 여권 진위확인 서비스를 들이려면 외교부와 전용라인을 구축한다고 끝나는 것이 아니다. 외교부가 여권에서 인식하는 사진과 행정안전부와 경찰청이 주민등록증이나 운전면허증을 통해 인식하는 사진이 달라 이를 포괄할 수 있는 시스템이 뒷받침돼야 한다.
또 여권은 용도에 따라 종류가 다양할뿐더러 주소가 기재돼있지 않아 주소검증이 필요한 금융업무를 이용할 경우 관련 서류를 인지할 수 있는 시스템도 필요하다.
이처럼 온라인 금융환경에서 여권 진위확인 서비스를 구축할 역량이 되는 회사들은 이를 영업점에서 모바일로 순차적으로 확대 도입해 나갈 예정이다. 하지만 경영 상황에 따라 아직 서비스도입 시기를 고민 중인 곳들도 있다.
시중은행뿐만 아니라 인터넷전문은행에서도 여권 진위확인 서비스는 도입 속도가 갈린다. 금융당국은 특히 인터넷전문은행의 서비스 활용도가 높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 시스템 개발에 한창인 카카오뱅크에 비해 케이뱅크는 비용이나 실효성 등 문제로 도입 시기를 계속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오는 7월 출범 예정인 토스뱅크가 시작부터 여권 진위확인 서비스를 구축하고 나올 가능성도 낮다.
업계 관계자는 “여권 진위확인 서비스는 금융거래를 이용하는 고객들의 편의를 증대할 뿐만 아니라 위조·변조되거나 도난된 여권을 사용하는 금융사고도 방지할 수 있는 등 이점이 많은 것이 분명하다”면서도 “여권 양식이 기존 금융거래에 사용되던 신분증과 다른 점이 있어 이를 포괄하고 통합할 수 있는 시스템이 전 금융권에 안정적으로 구축되고 일반적으로 사용되기까지는 과도기를 거칠 것”이라고 설명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이재아 기자 / leejaea555@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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