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5대 은행 채용규모 30% 축소…전문직종 수시채용 트렌드
은행권 직원들의 ‘순혈주의’가 사라지고 있다. 업계 내 평준화된 인재보다 디지털에 특화한 전문직을 선호하는 경향이 뚜렷해지면서 대졸 공채보다 경력직 수시채용이 확실한 채용 트렌드로 자리 잡은 모습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여파가 가장 컸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은행업무 자체의 디지털화가 가속화하면서 새로운 금융환경에 대한 이해도와 적응력이 빠른 직원들에 대한 수요가 늘어서다. 반면 대규모 채용시험을 진행하기 어려워지면서 공채의 문은 꽁꽁 얼어있다.
4일 은행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5대 시중은행의 연간 채용인원이 총 1537명에 그친 것으로 집계됐다. 전년 2267명에서 1년 새 32.2%(730명)가량 축소된 채용 규모다.
하나은행을 제외한 나머지 은행 모두 채용인원을 줄였다. 은행별 채용인원 감소 추이는 △신한은행(430명→350명) △국민은행(497명→307명) △하나은행(200명→250명) △우리은행(590명→200명) △농협은행(550명→430명) 등으로 확인됐다.
현재 은행권 내에서는 직원 채용규모 자체가 전체적으로 축소됨은 물론 전통적인 대규모 ‘신입 공채’가 사라지고 있다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대신 빈자리를 수시채용으로 경력직을 채워 넣는 추세가 점점 더 강해지고 있다.
또 직원 채용 시 디지털화에 적합한 인재를 찾기 위해 전산·ICT(정보통신기술)·빅데이터·변호사·개발자 등 전문직종을 우대하면서, 은행권의 문을 두드리던 사회초년생들의 취업 문이 한층 더 좁아진 상황이다.
특히 은행들은 IB(기업금융)부문에서 △신용위험분석사 △공인재무분석사 △국제재무위험관리사 등을, 디지털·IT(정보기술)부문에서는 △데이터분석전문가 △정보시스템보안전문가 △컴퓨터시스템운용기술사 △빅데이터분석가 등 전문 자격증을 소지한 경력직을 가장 높게 평가하는 분위기다.
이에 업계 내에서는 은행 임원들뿐만 아니라 행내 직원들까지 내부출신 주의·순혈주의가 깨지고 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은행들은 대부분 채용규모 축소는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다. 코로나19로 대규모 채용시험을 치르기가 어려운 데다, 디지털 업무 가속화로 인한 점포 축소 등 업황이 크게 변하고 있어서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인해 금융권도 디지털·IT 부문이 특히 격동하고 있다”며 “금융환경이 빠르게 변하는 만큼 업무 이해도가 높고 적응력이 빠른 경력직에 대한 수요가 늘어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코로나19 장기화로 금융환경이 불안정한 데다 디지털 업무가 일상화된 상황에서 이전처럼 대규모 채용을 진행하는 것은 무리”라며 “전체적인 채용규모 축소나 수시채용 확대 분위기는 은행권뿐만 아니라 전 산업의 트렌드가 된 것 같다”고 밝혔다.
[CEO스코어데일리 / 이재아 기자 / leejaea555@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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