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승주 야심작’… 한화생명, 제판분리 추진 차질 없나

시간 입력 2021-02-04 07:00:13 시간 수정 2021-02-04 08:1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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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적 출범으로 우려 종식시킬 것”…노동법 회피 논란 일축

한화생명노동조합원들이 지난해 12월18일 서울 여의도 소재 한화생명 본사에서 ‘물적분할 저지 촉구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사진=한화생명노동조합>
한화생명노동조합원들이 지난해 12월18일 서울 여의도 소재 한화생명 본사에서 ‘물적분할 저지 촉구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사진=한화생명노동조합>

여승주 한화생명 대표의 야심작으로 손꼽히는 ‘제판분리(제조와 판매의 분리)’가 노사갈등이라는 암초에 부딪혔지만 원만히 해결돼가는 모양새다. 다만 보험 판매조직 분할 자체에서 발생 가능한 근본적인 문제가 산적한 만큼 이를 종식하기까지 오랜 진통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화생명은 판매전문회사(GA)인 ‘한화생명금융서비스(가칭)’의 설립을 위해 물적분할 절차를 진행 중이다. 오는 4월 중으로 공식적인 출범을 예정하고 있는 만큼 늦어도 내달 내에는 물적분할을 이뤄야 한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한화생명은 제판분리 추진에 가장 큰 벽이었던 노사간의 합의가 잠정적으로 도출된 만큼 물적분할과 임직원 이동 등의 절차를 문제 없이 진행하겠다는 입장이다.

임직원 이동의 경우 모회사인 기존 한화생명에는 상품 기획‧출시 등에 필요한 기획, 인사, 재무, 상품개발 등의 주요부서만 남기고 판매와 관련된 인력은 모두 자회사로 이동하는 작업이다. 대상은 2만여명 수준의 전속 설계사(FP)는 물론 4000여명의 본사 임직원 중 정규 영업조직 인력인 1400여명이다.

한화생명 측은 △일정기간(5년) 모‧자회사의 고용을 보장하는 고용안전협약 체결 협의 △기존 지점장(정규직)을 사업가형 지점장으로 전환 금지 △물적분할에 따른 근로조건 보장 등을 약속한 만큼 노사와의 협력을 통해 국내 최고의 경쟁력을 갖춘 판매전문회사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신설법인 직원의 처우개선 등은 별도 협의체를 통해 세부안을 마련하겠다는 설명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노사와의 잠정 합의로 큰 산은 넘었지만 제판분리 자체에 대한 부작용 등을 우려하고 있다. 실질적인 성과를 창출하기 보다는 사업비 절감을 위한 차원의 진행인 만큼 설계사와 임직원에게 적용되는 불이익이 고객에게도 전가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조 소속 김일영 전국사무생명보험업종 본부장은 “보험사는 GA시장이 확대된 상황에서 전속 설계사의 이탈을 방지하기 위해 자회사 형태로 분사를 할 수밖에 없다고 말하는데 전반적으로 봤을 때 그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 행태”라며 “사실상 분리 이유는 사업비 절감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이어 “(보험사의 생존이 걸린 만큼) 사업비 절감을 위해 이런 방안을 무조건 추진해야 한다면 GA의 모든 인프라를 갖춘 후에 전환하더라도 늦지 않다”고 덧붙였다.

같은 소속의 백창용 흥국생명보험 지부장 역시 “원수사(보험사) 입장에서는 자회사형 GA 분사를 통해 보다 쉬운 인력 구조조정을 할 수 있는 체계가 마련되는 것”이라며 “특히 보다 손쉬운 구조조정과 사업비 절감을 위한 제판분리가 진행될 경우 결국 보험업종에 종사하고 있는 조합원들이 희생양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신은정 사무금융법률원 노무사는 “제판분리의 시기를 앞당긴 것은 지난해 12월 국회를 통과한 고용·산재보험 징수에 관한 법률 개정과 연관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노동법 개정을 회피하기 위한 방법으로 자회사를 만들거나 보험사의 영업망을 회사 본질의 업무와 분리하는 작업을 시행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법안은 특수고용직인 보험설계사에게도 고용보험을 적용해야 하는 것을 주된 골자로 한다. 이에 김동겸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최근 발간한 ‘보험산업 제판분리 논의 배경과 향후 과제’ 보고서를 통해 보험설계사에 고용보험과 산재보험을 적용하게 될 경우 보험업계가 연간 추가로 부담해야 할 재원을 각각 893억원과 1707억원으로 추산했다.

오세중 보험설계사노조 지부장 역시 “처음에는 수수료를 높게 책정하는 식으로 진행될 수 있지만 향후에는 어떻게 변화할지 모르는 상황인 만큼 자회사형 GA로 분리하는 것이 결과적으로 전속 설계사에게 큰 이득이 될 것은 없다”면서 “이는 결국 고객 피해로 돌아갈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와 관련해 한화생명 측은 노사간의 합의를 원만히 이끌어낸 만큼 올바른 방향성을 가지고 제판분리를 성공적으로 이끌어 내 우려를 종식시키겠다는 입장이다. 자회사 이동으로 기존 노동조합 참여를 지속할 수 없다는 지적 역시 충분한 논의를 거치겠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노동법 상의 회피를 위한 의도 역시 전혀 없다”며 논란을 강하게 일축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유수정 기자 / crystal@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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