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후 4년간 서울에만 32만호…공급 의지 시그널 '긍정적', 현실성은 '물음표'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이 취임한 이후 처음으로 내놓은 부동산대책을 놓고 전문가들은 시장에 주택공급 의지를 보여줬다는 점은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구체적인 사업 대상 지역이나 세부적인 계획은 빠져있어 민간참여를 독려할 만한 보완대책이 마련되지 않을 경우 제대로 효과를 내지 못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4일 국토교통부는 관계부처 합동으로 정부와 지자체, 공기업이 주도해 2025년까지 주택부지를 추가 공급하는 '공공주도 3080+, 대도시권 주택공급 획기적 확대방안'을 발표했다.
공공이 개입해 오는 2025년까지 수도권 61.6만호와 지방 약 22만호 등 전국에 총 83.6만호에 이르는 신규 부지를 확보하겠다는 내용이 골자다. 이 중 서울에서는 분당신도시 3개 규모, 강남3구 아파트 수와 유사한 약 32만호 공급을 계획했다.
이번 대책에 대해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이제까지는 정비사업을 막아왔는데 공공이 중심이 돼 사업을 하겠다는 것 자체는 의미가 있다"며 "시장에서는 공공이든 민간이든 일단 공급량이 늘어나길 바라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김태섭 주택산업연구원 주택산업진흥실장은 "기존 24번의 대책과 비교할 때 가장 시장 니즈에 맞는 대책이 아닌가 싶다"며 "시장 내 공급이 부족하다는 걸 이번에 스스로 인정한 점에서 진일보했다"고 평가했다.
반면 아쉽다는 의견도 있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공급량만 봤을 때는 매우 긍정적이지만 이제까지 공급대책에서 지적됐던 실현 가능성 우려는 똑같이 적용된다"며 "현재 분양가상한제가 시행 중이고 HUG의 통제도 있는 상황에서 민간참여를 늘리기에는 이번 대책도 한계가 따른다"고 판단했다.
서울은 역세권, 준공업지역, 저층주거지 등을 활용해 신규 부지를 마련한다. LH와 SH 등 공공이 정비사업 주체로 나서 사업 기간을 앞당기고 각종 인센티브를 적용해 개발에 나선다.
특히 공공이 직접 재건축 및 재개발을 시행하는 '공공 직접시행 정비사업'은 조합총회 및 관리처분인가 절차 생략, 통합심의 등을 적용한다. 용적률 상향 및 조합원 2년 거주 의무 미적용, 재건축초과이익 부담금 미부과 등 혜택을 제공하겠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구체적인 대상 지역 및 사업 계획 등은 빠져있어 세부적인 추가 대책이 수반되지 않으면 되레 집값 상승만 부추길 수 있다는 지적이다. 공공이 과도하게 개입해 민간이 땅이나 권리를 내놓지 않으면 사업 추진 자체가 불가능하다는 점도 걸림돌이다.
사업예정지역 선정 이후 불거질 수 있는 풍선효과와 역대 최대규모 공급대책인 만큼 예산에 대한 고민도 필요하다는 견해다.
권대중 교수는 "차질없이 사업이 진행되면 몇 년 후 주택공급이 늘어날 수 있고 현재 젊은 층의 패닉바잉 현상도 줄어들 수 있다"면서도 "어느 지역에 어떻게 공급하겠다는 구체적인 계획은 언급되지 않아 추가 대책이 나오기 전에 개발 가능성 높은 지역에 투기자금이 몰릴 수 있고 상대적으로 강남 차별성이 부각돼 강남권 집값 상승을 부추길 수 있다는 점은 우려된다"고 말했다.
또 김태섭 실장은 "공공이 민간과 함께 사업부담을 나누겠다고 한 만큼 예산을 어떻게 충당할지, 공공 주도로 할 경우 민간에 어떤 인센티브가 돌아가는지 선명하게 드러나야 한다"며 "자칫 공공이 과도하게 사업을 지휘할 경우 조합이나 민간기업의 참여를 떨어뜨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번 대책이 실제화되는 과정에서 얼마나 심도 있게 사업이 이뤄지느냐가 관건"이라며 "기대감만 높이고 실제 이해당사자들에게 돌아가는 이익이 적다면 사업은 삐걱거릴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권일 팀장은 "개발은 하되 집값은 오르면 안 된다는 모순된 논리에서 벗어나 시장의 신뢰를 회복하는 게 우선"이라며 "집값 상승은 불가피하다는 점을 인정하고 최대한 빨리 실현 가능한 수준으로 시장에 주택이 공급되는 걸 보여주지 않으면 역대 최대 허풍에 그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투기수요 차단을 위해 우선공급권 부여와 사업예정지역의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 등이 있는데 반대로 비규제지역이 또 남게 된다는 점이 문제"라며 "이번 대책에서 정부가 특정 지역을 언급할 수 없었던 부분도 결국 허가구역이 아닌 쪽으로 돈이 흘러갈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해서일 것"이라고 전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배수람 기자 / bae@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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