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중징계 줄이어 예고…금융당국 책임론 또 다시 ‘고개’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에도 4대금융지주(KB, 신한, 하나, 우리)가 1년전과 비슷한 실적을 냈지만 사모펀드 사태로 비이자이익 부문의 성장을 가로막았다. 고객 신뢰도 하락으로 인한 신탁 등 수수료이익 하락과 대규모 충당금 적립 등이 수반된 것이 원인이다.
문제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금융사 CEO(최고경영자)의 중징계가 이어질 것으로 예측되며 금융사의 실적에 또 한 번의 빨간불이 예상되고 있다는 점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사모펀드 사태와 관련한 모든 책임을 금융사만 떠안고 있는 형국이라고 지적하며 금융당국 책임론을 지속적으로 제기하고 있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해 4대 금융지주의 신탁 수수료이익은 총 1조1684억원으로 2019년(1조3636억원) 대비 14.3% 하락했다.
세부적으로 신한금융은 3062억원에서 2489억원으로 무려 18.7% 감소했으며 하나금융은 3373억원에서 2751억원으로 18.4% 줄었다. 우리금융의 경우 1780억원에서 1580억원으로 11.2% 감소했다.
4대 금융 중 유일하게 해외금리연계 파생결합펀드(DLF), 라임자산운용 등 사모펀드 사태에 연루되지 않았지만 KB금융 역시 영향을 받아 신탁 수수료이익이 5421억원에서 4864억원으로 10.3% 줄었다.
이는 지난해 금융권을 뒤흔든 사모펀드 여파로 신탁에 대한 신뢰도가 하락했기 때문이라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신탁이란 은행 등 금융사가 고객의 돈을 주식 채권 등 유가증권에 대신 투자하는 등의 자산 운용 서비스 중 하나로 이에 따른 수수료를 받는 것이 특징이다.
아울러 사모펀드 사태는 금융사의 대손충당금 전입액 증가로 이어지며 전반적인 실적의 감소를 이끌어냈다. 이는 코로나19로 인한 충당금 적립의 영향도 있지만 라임 등 투자 상품 손실에 따른 영향이 크다.
실제 신한금융은 지난해 충당금으로 전년 동기 대비 46.3% 증가한 1조3906억원을 쌓았으며 같은 기간 하나금융은 63.4% 증가한 8473억원을 적립했다. 우리금융은 무려 109.6% 늘어난 7844억원을 충당금으로 축적했다.
금융권에서는 선보상 등을 통해 고객 피해를 최소화하는 한편으로 이번 사태를 교훈삼아 내부통제시스템을 다시 한 번 점검하고 신뢰도를 지키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모든 책임을 금융사만 떠안고 있다고 입을 모으고 있는 실정이다. 무분별한 규제 완화와 시장 감독 체계를 제대로 작동하지 못한 것이 사모펀드 사태의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되고 있음에도 막상 금융당국은 모든 책임을 금융사에만 떠넘기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지난해 DLF사태로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전 우리은행장)과 함영주 하나금융 부회장(전 하나은행장)이 중징계를 받으며 소송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올해 역시 금융사 CEO의 중징계가 잇따라 예고된 것은 이 같은 시각에 힘을 더한다.
최근 금융감독원은 손 회장과 진옥동 신한은행장에게 라임 사태의 책임을 물어 각각 직무정지와 문책경고의 중징계를 예고한 사전 제재 통지문을 발송했다. 이는 오는 25일 열리는 금감원 제재심의위원회에서 최종 결정되지만 큰 변화는 없을 것이라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앞서 지난해 11월에는 박정림 KB증권 대표에게 문책경고를 윤경은 전 KB증권 대표와 김형진 전 신한금융투자 대표, 나재철 전 대신증권 대표 등에게 직무정지 제재를 내렸다.
이와 관련 참여연대는 최근 ‘사모펀드 부실피해, 왜 발생했는가’ 리포트를 통해 “DLF, 라임, 옵티머스 펀드 부실 사건의 근원은 2015년 자본시장법 개정을 비롯한 일련의 규제완화에 있다”며 금융사 뿐 아니라 금융당국에게도 사모펀드 부실에 대한 책임이 있다고 지적했다.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역시 성명서를 통해 “이번 사모펀드 사태를 면밀히 살펴보면 금융정책이나 감독당국의 책임이 크다는 것을 알 수 있다”며 “금융당국은 보여주기 식 일회성 징계가 아닌 앞으로 사모펀드 규제방안과 실효성 있는 징계방안 등 금융정책에 대한 근본적인 개선안부터 내놔야 한다”고 강조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유수정 기자 / crystal@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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