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구 앞에서 멈춘 키코배상...하나銀 '내부 검토중', 산은 '권고 불수용 고수'

시간 입력 2021-02-17 07:00:03 시간 수정 2021-02-18 07:3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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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씨티, 신한, 대구銀...줄줄이 배상 수용 결정
산업은행, "키코배상 권고 납득 힘들어 거부 입장"



최근 신한·한국씨티·대구은행 등이 키코(KIKO) 피해기업에 대한 보상 결정을 내리면서 남은 하나은행과 산업은행의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들 은행의 결정에 따라 13년간 끌어온 키코 피해 보상에 대한 자율조정이 마무리되기 때문이다.

17일 은행권에 따르면 산업은행과 하나은행은 키코사태 피해 기업에 대한 보상 여부를 아직 결정하지 못했다.

반면 다른 은행들은 지난해부터 키코배상 권고를 잇달아 수용하는 중이다. 지난 5일 대구은행이 키코 자율배상을 결정했다. 앞서 작년 12월15일 신한은행은 이사회를 통해 키코 분쟁조정안을 수용했고 같은 달 14일 한국씨티은행 역시 일부 기업에 피해 보상금을 지급하기로 결정했다.

이같은 움직임은 지난해 2월 3일 우리은행이 이사회를 통해 키코 분쟁조정안을 수용해 42억원을 배상하기로 결정한 지 약 1년 만이다.

키코는 일정 범위에서 환율이 변동할 때 약정한 환율에 외화를 팔 수 있지만, 이를 벗어나면 큰 손실을 보는 파생상품이다. 수출 중소기업들이 2007년경 환 헤지 목적으로 가입했고 2008년 금융위기로 환율이 급등하면서 큰 피해를 봤다. 이후 12년이 지난 2020년에서야 우리은행을 시작으로 배상이 시작된 것이다.

키코사태 배상금액 규모는 신한은행 150억원, 우리은행 42억원, 산업은행 28억원, 하나은행 18억원, 대구은행 11억원, 씨티은행 6억원에 달한다. 이 중 피해기업에 대한 보상을 결정하지 않은 곳은 산업은행과 하나은행이다.

이와 관련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지난달 12일 기자간담회에서 "불완전판매를 했다는 금감원 분쟁조정위원회의 판정을 납득하기 어렵고 법률적으로 종결된 사안의 번복은 굉장히 나쁜 선례가 될 수 있다"고 비판했다.

이는 손해배상청구권 시한이 지난 사안에 대해 배상 결정을 하면 앞으로 나쁜 선례로 작용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민법상 손해배상청구권 소멸시효는 10년으로 2008년 시작된 키코 사태 관련 이미 시효가 지났다.

이에 대해 일각에서는 우리나라의 경우 기본적으로 성문법주의를 채택하고 있어 법률적으로 종결된 사안을 판례로서 인용할 수 없고 이같은 시각은 지나친 기우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오히려 법적의무가 없는 분조위 조정안을 수용해 배상금을 지급할 경우 기업의 사회적책임을 다한다는 점에서 은행에 이익으로 돌아올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실제로 배상을 결정한 다른 은행은 은행의 사회적 역할과 중소기업의 어려운 현실을 고려해 보상을 결정했다는 입장이다.

이에 산업은행 관계자는 "이 회장의 발언에 대해 별도의 해석을 보태기 힘들다"며 "키코배상 권고에 대해 지난해 초 발표한 산업은행의 거부 입장에서 달라진 바가 없다"고 말했다.

현재 하나은행은 키코 보상과 관련해 추가 사실을 확인하고 내부적으로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하나은행은 해외금리연계 파생결합상품(DLF·DLS) 사태와 관련해 DLF 자율배상을 대부분 완료했다. DLF와 키코는 불완전판매라는 공통점이 있다. DLF는 65세 이상의 고령 투자자에 집중돼있는 반면, 키코는 수출 거래 기업이 대상이라는 점에서 차이가 있어 금융감독원은 두 곳의 배상 비율을 달리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이지선 기자 / leejs@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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