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국제강, 철강업황 부진 속 실적 선방…이익률 ‘V자’ 반등

시간 입력 2021-02-19 07:00:12 시간 수정 2021-02-19 08:3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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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형강·컬러강판 중심 사업재편 효과…배당액도 두 배 증액

동국제강(대표 장세욱)이 지난해 철강 3사 중 유일하게 수익성 개선을 이뤄내 눈길을 끌고 있다. 조선업계 불황으로 가격 인상이 어려운 후판 사업은 축소하고, 봉형강과 냉연 중심의 사업구조 재편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동국제강의 지난해 매출은 5조2062억원으로 전년 대비 8% 감소했으나 영업이익은 2947억원으로 79.1% 증가했다. 영업이익률은 1년 전보다 2.8%포인트 높아진 5.7%로, 2008년(12.1%)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당기순이익(673억원)은 3년 만에 흑자 전환했다.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사업 불확실성에도 열연과 냉연 중심의 포트폴리오 기반, 시장 변동성에 탄력적으로 대응해 성과를 낸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지난해 가전제품에 들어가는 컬러강판 판매 호조로 철강사 중 홀로 웃었다.

포스코의 지난해 매출은 57조7928억원으로 전년 대비 10.2% 줄었고, 영업이익은 2조4030억원으로 37.9% 감소했다. 현대제철 역시 매출(18조234억원)은 12.1% 줄었고 영업이익(730억원)은 78% 급감했다. 현대제철의 경우 동국제강보다 매출이 3.5배 크지만 동국제강이 현대제철보다 4배 더 많은 영업이익을 올렸다.

이들 철강사의 사업구조에 따라 실적 희비가 갈린 것으로 분석된다. 포스코와 현대제철은 용광로에서 철광석을 녹여 철강을 만드는 고로 제철소를 운영하고 있다. 한번 불을 붙이면 1년 365일, 24시간 멈추지 않고 가동해야 한다. 철강제품 수요가 줄더라도 생산량을 줄이기 어려운 단점이 있다.

동국제강은 전기로 중심 생산 체제를 갖췄다. 전기로는 전기로 열을 발생시켜 폐철을 녹여 제품을 생산한다. 고로보다 철강품질이 떨어져 마진율이 낮다는 단점이 있지만, 친황경적이고 건설비 부담이 적은 장점이 있다. 또 필요할 때만 탄력적으로 전기로를 운영할 수 있어 비용 절감효과가 크다.

포스코와 현대제철은 조선·자동차 등 주거래 산업이 지난해 코로나19 여파로 심각한 수요 부진을 겪으면서 수익성이 악화했다. 선박에 주로 쓰이는 후판 가격이 3~4년간 동결됐고, 자동차 강판 가격 인상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못한 것이 원인으로 지목된다.

반면 동국제강은 건설 현장에서 주로 쓰는 봉형강과 가전제품에 쓰이는 컬러강판이 전체 생산량의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지난해 상반기 정부의 경기 부양책에 따라 사회간접자본(SOC), 주택사업, 재개발 사업이 꾸준히 발생하며 봉형강 판매가 지속됐고, 가전제품 판매 호조로 고부가가치 제품인 컬러강판이 효자 역할을 하며 수익성을 끌어 올렸다.

동국제강 관계자는 “봉형강 제품은 전기로 제강의 장점을 극대화해 시황 변화에 빠르고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었다”며 “도금 및 컬러강판 제품은 하반기 ‘펜트업(Pent-up, 억눌려 있던 수요가 한꺼번에 몰리는 현상) 효과에 힘입어 성과를 거뒀다”고 설명했다.

동국제강은 3년 만에 배당도 시행한다. 당기순손익이 적자를 기록한 2018년과 2019년 배당을 하지 않았는데, 지난해 결산배당으로 주당 200원의 현금배당을 결정했다. 2017년 주당 100원, 총 93억원을 집행한 동국제강은 올해는 이보다 두 배 많은 187억원을 배당금으로 지출할 예정이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보배 기자 / bizbobae@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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