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금융지주, 법인세만 5조원…당국 ‘고통분담’ 요구에 등골 휜다

시간 입력 2021-02-22 07:00:01 시간 수정 2021-02-23 07:4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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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법인세 최고세율 25% 인상 이후 부담 커져
정치권 ‘이익공유제’ VS 금융당국 ‘배당자제’…요구 상충에 혼란만


국내 5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농협)가 이미 5조원에 달하는 법인세를 부담하고 있음에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관련된 이익환원 요구가 계속되면서 등골이 휠 처지에 놓였다.

현재 정치권은 코로나19 장기화 속 고통을 분담한다는 취지에서 금융권이 ‘이익공유제’에 앞장서기를 바라고 있다. 하지만, 뉴딜정책 참여나 대출지원 등 여러 사회적 지원에 앞장서온 금융권이 느끼는 피로감은 이미 크다는 지적이다.

정치권과 금융당국의 요구사항이 서로 모순된다는 점도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 정치권은 이익을 공유하길 바라지만 금융당국은 배당자제로 내부 유보금 늘리기를 권고하고 있다. 이에 금융권의 자율성을 보장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금융지주가 지급한 법인세 비용은 2019년 4조9064억원에 이어 지난해 4조8000억~4조9000억원대로 추산된다.

지난해 금융지주별 법인세는 △KB금융 1조2598억원 △신한금융 1조2558억원 △농협금융 7977억원 △우리금융 4860억원 등이었다. 2019년 9825억원을 납부한 하나금융의 경우 지난해 법인세가 1조원대 초반에서 형성됐을 것으로 보인다. 법인세율은 당기순이익에 따라 변하는데 하나금융의 순이익이 지난해 10.3%(2457억원) 증가했다. 이 증가분에는 최고세율 25%가 적용된다.

이처럼 5대 금융지주가 매년 법인세로 내는 비용만 5조원대에 달한다. 2018년 당국이 과세표준 3000억원 초과 구간에 대한 법인세율을 기존 22%에서 25%로 상향한 이후 금융지주의 법인세 지출 규모가 대폭 커진 상황이다.

이는 우리나라 외 △미국(35%→21%) △영국(30%→19%) △일본(34%→23%) 등 주요 선진국이 투자 확대와 일자리 창출을 이유로 같은 기간 법인세율을 낮춘 것과 대비되는 행보였다. 이 때문에 2018년 당시에는 세계 대부분 국가들이 법인세 인하 경쟁을 펼치고 있는 가운데 한국만 국제 흐름에 역행하고 있다는 지적이 일기도 했다.

이전보다 비용부담이 늘었지만 금융지주들은 법인세를 내면서 기본적인 과세 의무를 다해왔다. 문제는 금융권이 뉴딜정책 참여, 원리금 상환유예, 이자면제, 예대마진 축소 등 이미 많은 사회적 지원에 나서왔음에도 최근 정부가 이익공유제까지 추진하면서 갑갑한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는 점이다.

이익공유제란 특정 기업에 목표보다 더 많은 이익을 냈을 때 초과분을 나누도록 한 제도다. 코로나19 사태에도 지난해 금융지주사들이 큰 수익을 내자 이를 환원해 고통을 분담하자는 취지로 추진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금융지주들은 기업 법인세 체계에 따라 돈을 많이 벌면 당연히 그만큼 많은 세금을 내고 있다"며 "대출 지원 등 여러 부분에서 사회 기여에 앞장서고 있는데 코로나19 상황만 따져 이익공유 압박까지 더해지니 점점 힘들어지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앞서 금융위는 은행들의 배당성향을 20% 아래로 낮추라고 권고했다. 코로나19 장기화 속 경제 불확실성이 이어지자 금융기관들이 자본을 선제적으로 확충해 손실흡수능력을 충분히 보유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만큼 금융권은 내부유보금을 늘린 상태인데 정치권은 이 유보금(이익)을 공유하길 원하는 것이다. 미래 손실 대비냐 이익 공유냐를 놓고 정치권과 당국이 엇박자를 내고 있는 셈이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한쪽에서는 이익을 공유하라고 하지만, 다른 한쪽에서는 내부 유보를 늘리라고 하는 등 정치권과 금융당국의 요구가 서로 엇갈리고 있다"면서 "금융권의 자율성을 보장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이재아 기자 / leejaea555@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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