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성 거듭 강조한 기업은행, 수익 창출은 ‘언제쯤’

시간 입력 2021-02-22 07:00:10 시간 수정 2021-02-22 07:3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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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금융지원 올해도 지속…신규 유입 고객 성장 발판될 것
수익원 다각화 방침에도…자사주 매입은 ‘계획 없어’

2020년도 기업은행 비이자이익 현황 <자료=IBK기업은행>
2020년도 기업은행 비이자이익 현황 <자료=IBK기업은행>

취임 2년차를 맞은 윤종원 IBK기업은행장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금융지원 등 공공성을 거듭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수익 창출에서는 문제가 있다는 평가를 받으면서 이에 대한 구체적인 플랜이 부족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에 일각에서는 기업은행이 국책은행의 성격을 띠는 동시에 상장사로서 기업 가치 증대와 주가 관리를 병행해야 하는 입장임에도 끊임없이 소액주주에게만 희생을 강요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온다.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9일 종가 기준 기업은행의 주가는 8460원이다. 52주 최저가(5860원)와 비교하면 상당 부분 회복을 이뤄낸 모습이지만 전년 동기(1만100원)와 비교하면 16.2%나 줄어든 수치다. 52주 최고가는 1만150원이다.

이는 금융주 전반적으로 실적에 비해 저평가된 영향도 있지만 사실상 기업은행 실적에 대한 시장의 실망이 주가에 반영됐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실제 기업은행의 지난해 자회사를 포함한 연결기준 당기순이익은 1조5479억원으로 전년 동기(1조6143억원) 대비 4.1% 감소했다. 대형 금융지주사 못지않은 비은행 포트폴리오를 보유하고 있음에도 여전히 은행 의존도가 높은 탓이다. 자회사를 제외한 기업은행의 별도기준 순익이 전체 순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76.4%인데 지난해 순익(1조2632억원)은 전년 대비 9.3%나 줄었다.

선제적 충당금(3406억원) 적립에 따른 영향이라고 보기에는 타 금융사에 비해 높은 수준도 아니라는 지적이다. 신한금융은 지난해 충당금으로 1조3906억원을 쌓았으며 KB금융은 1조434억원, 하나금융은 8473억원을 적립했다. 우리금융과 농협금융은 각각 7844억원, 6377억원을 쌓았다.

아울러 단순히 코로나19 금융지원 탓으로 돌리기에도 어렵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기업은행이 지난해 디스커버리자산운용 등 사모펀드 사태에 휘말리며 적잖은 신뢰도 하락을 겪었기 때문이다. 이들은 대규모 환매 중단을 일으킨 라임자산운용 펀드도 294억원을 팔았다.

이에 기업은행의 지난해 비이자이익은 전년(5502억원) 대비 13.9% 감소한 4739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보험판매수수료와 수익증권판매수수료는 같은 기간 각각 44%, 24.6% 줄었다.

문제는 기업은행이 올해 경영전략을 수익성보다 공공성에 초점을 맞췄다는 점이다. 윤종원 기업은행장은 최근 서면으로 진행한 기자간담회를 통해 “중소기업·소상공인의 코로나 위기 극복 지원에 주안점을 두고 피해기업에 대한 맞춤형 금융 지원을 지속하겠다”고 밝혔다.

윤 행장에 따르면 기업은행은 올 한해 중소기업의 혁신성장 지원을 위해 금융지원 등 종합컨설팅을 제공하는 ‘금융주치의 프로그램’을 도입할 계획이다.

또 이자 및 원리금 유예가 종료되는 기업의 상환 부담 완화를 위해 △유예이자의 분할납부 △대출금 상환 유예 △대출금리 인하 등 ‘코로나19 연착륙지원 프로그램’을 신설‧운용한다는 방침이다.

이밖에 구조적 어려움을 겪는 기업에게는 ‘혁신전환 컨설팅’을 통한 구조개선을 지원하고 한계기업에 대해서는 사업매각 등 구조조정을 병행한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이 같은 조치는 모두 수익 증대는커녕 건전성 악화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란 지적이다.

코로나19 금융지원으로 신규 유입된 26만7000명의 고객이 향후 성장의 기반이 될 것이라는 윤 행장의 바람과 달리 지난해에 이어 올해 역시 실적 하락을 겪을 수 있다는 게 업계의 우려다. 이 경우 추가적인 주가 하락으로 소액주주들의 극심한 피해가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국책은행으로서 코로나19 최전방에서 금융지원을 펼친 점은 매우 높게 평가한다”면서도 “다만 상장사인 만큼 실적과 주가에 대해 마냥 간과할 수는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금융투자업계 역시 이 같은 시각에 힘을 더했다. 은경완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7조8000억원의 소상공인 초저금리 대출 취급과 이를 위한 4번의 유상증자 등으로 주식수가 28.0% 증가했다”며 “코로나19 피해 지원 과정에서의 주주가치 훼손이 극심했다”고 평가했다.

구경회 SK증권 연구원도 “기업은행은 국책은행이기 때문에 금감원의 배당 축소 권고 대상에 포함되지 않지만 배당성향을 더 높일 수 있을지는 불확실하다”며 “앞으로도 정책적인 역할을 중시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에 기업은행 관계자는 “주가 관리에 있어 중요한 과제는 은행의 내재가치를 높이는 것”이라며 “향후 중기금융시장 선도를 통한 미래 이익창출 기반 마련, 선제적 건전성 관리를 통한 대손비용률 감축, 자회사 증자 등을 통한 수익원 다각화 노력 등을 지속하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도로공사주식 반환을 통한 자기주식 소각 등 주주가치를 제고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다만 주가 안정을 위한 가장 대표적인 방안으로 손꼽히는 자사주 매입에 대해서는 올해 역시 계획하고 있지 않다는 입장이다.

[CEO스코어데일리 / 유수정 기자 / crystal@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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