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코로나 장기화에 대기업대출 반짝성장 끝난다

시간 입력 2021-03-03 07:00:02 시간 수정 2021-03-04 08:15:45
  • 가
  • 가
  • 페이스북
  • 트위치
  • 링크복사

지난해 시중은행 대출잔액 100조원 육박
유동성 확보 마치자 회사채 발행으로 눈돌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장기화하면서 올해 대기업 대출 성장세가 더뎌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지난해의 경우 코로나 국면 초기 전 산업군이 기업규모에 상관없이 유동성 확보에 집중해야 했다. 이에 대기업 대출 규모가 5대 시중은행 기준 100조원에 육박하는 등 중소기업과 함께 크게 동반 성장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대기업은 회복탄력성이 강하기 때문에 유동성 우려가 상대적으로 빨리 사라졌고 지난해 하반기부터 대출 잔액도 감소해온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는 대기업 대출성장률이 잘해야 지난해 수준과 비슷할 것으로 보인다.

3일 은행권에 따르면 지난해 5대 시중은행(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의 대기업 대출 잔액은 총 99조8227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92조9167억원 대비 7.4%(6조9060억원) 증가한 수치다.

통상 대기업들은 은행 대출을 기피하고 상대적으로 저금리인 채권 발행에 의존해 자금을 조달하는 경향이 있다. 또 은행 대출을 시행하더라도 특정 은행과 장기간 거래하게 된다. 중소기업에 비해 대기업 대출 총량이 전체적으로 작고 금액 변동성이 크지 않은 이유다.

하지만 지난해의 경우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중소기업 대출은 물론 대기업까지 평년 수준보다 대출 잔액이 눈에 띄는 증가세를 기록했다.

은행별 증가율은 △국민은행 9.6%(17조8000억원→19조5000억원) △신한은행 3.4%(17조9650억원→18조5720억원) △하나은행 2.9%(13조6220억원→14조160억원) △우리은행 7.2%(33조3300억원→35조7280억원) △농협은행 17.7%(10조1997억원→12조67억원) 등이었다.

다만 코로나 초반과는 달리 관련 사태가 점점 장기화하면서 올해 대기업의 대출 증감 추이는 중기대출과 다른 양상을 보일 예정이다.

개인사업자(SOHO)를 포함한 중소기업들은 생존자금이나 운전자금 마련을 위해 당분간 대출수요가 계속해서 늘어날 수밖에 없다. 반면 대기업 대출은 지난해 ‘반짝 성장’에 그치고 올해는 잘해야 지난해 수준에서 보합할 가능성 크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대기업 가운데 코로나19 발병 이후 장기화 사태에 대비해 순차적으로 유동성 확보를 마친 곳이 많아진 데다, 저금리가 지속되면서 회사채 발행에 양호한 금융환경이 조성됐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대기업들은 향후 금리가 상승해버리기 전에 회사채 발행을 통해 발 빠르게 현금을 쟁여두겠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며 “기존 계획보다 회사채 발행 규모를 키우는 곳들도 두루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다음 달만해도 15개 이상 기업이 5조원 어치가 넘는 채권 발행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통상 3월은 주주총회를 개최하고 사업보고서를 제출하는 등 주요 이슈가 많아 채권 발행이 활발하지 않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CEO스코어데일리 / 이재아 기자 / leejaea555@ceoscore.co.kr]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