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국 권고에 ‘주주친화 정책’ 속수무책…금융주 ‘메리트’ 어쩌나
주요 금융지주와 시중은행들이 금융당국의 배당 자제령에 따라 일제히 20% 수준의 배당성향 권고치를 수용했다.
금융사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에 당국과 뜻을 함께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규제에 발목 잡혀 사기업인 금융사들이 주주친화정책 마저 마음대로 펼치지 못했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아울러 배당 매력 감소는 결국 투자자 이탈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5일 우리금융을 끝으로 4대 금융지주는 당국의 배당성향 권고치인 20%를 크게 벗어나지 않는 수준에서 배당을 결정했다. 배당성향이란 당기순이익 중 현금으로 지급된 배당금 총액의 비율이다.
우리금융은 지난 5일 이사회에서 금융당국의 권고에 따라 배당성향을 20% 이내로 결정했다. 결산 배당금은 360원으로 배당금 총액은 2600억1636만5160원이다. 지난해 당기순이익 1조3073억원을 감안할 경우 배당성향이 전년 대비 7%포인트 이상 떨어졌다.
이에 앞서 KB금융은 2020년 회계연도 기준 보통주 1주당 결산 배당금(DPS)을 1770원으로 확정했다. 이에 따라 지급한 배당금 총액은 6896억5277만2950원이다.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3조4552억원이라는 점을 감안할 경우 배당성향은 20% 이내다. 전년 대비 6%포인트 이상 하락한 수치다.
하나금융은 1주당 결산 배당금을 1350원으로 결정했다. 중간 배당금(500원)을 합산할 경우 1주당 총 1850원을 배당했다. 지급한 배당금 총액은 5393억9243만600원이다. 지난해 당기순이익(2조6372억원)을 고려하면 배당성향은 20% 수준이다. 2019년 회계연도 기준 배당성향은 25.78%였다.
신한금융 역시 당국의 스트레스 테스트(자본건전성 심사)를 통과했음에도 권고치를 크게 벗어나지는 못했다. 보통주 결산 배당금은 주당 1500원으로 종류주식(전환우선주)에 대한 배당금 299억9911만2000원(주당 1716원)을 포함해 총 8038억3761만3000원의 배당금을 지급했다. 보통주 배당성향은 22.7% 수준으로 전년 대비 3.27%포인트 가량 하락했다. 이들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3조4146억원이다.
외국계 은행인 씨티은행 역시 당국의 권고에 따라 2020년 회계연도 기준 배당성향을 20% 수준으로 결정했다. 전년 대비 2.2%포인트 가량 하락한 수치다.
금융권에서는 주요 시중은행 중 배당 결정을 유일하게 남긴 SC제일은행도 이 같은 기조에 동참할 것으로 보고 있다. SC제일은행은 2017년과 2018년 회계연도 기준 배당성향으로 각각 45.68%, 50.6%로 정한 바 있고 2019년에는 배당성향이 무려 208.3%를 기록했다. 다만 올해의 경우 코로나19등의 상황이 겹친 만큼 당국의 권고를 따를 것이라는 전망이다.
앞서 금융위원회는 오는 6월까지 은행권 배당 성향을 20% 이내로 낮출 것을 권고하는 자본관리 권고안을 의결했다.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라 불확실성에 대비한 충분한 손실흡수능력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금융사들이 당국의 제재 탓에 대표적 주주친화정책인 배당마저 마음대로 펼치지 못했다고 보고 있다.
지난해 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한 것은 물론 충분한 충당금 적립 등 내부적으로 탄탄한 자본건전성을 갖추고 있음에도 규제에 발목 잡혔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그간 국내 금융주의 가장 큰 강점으로 배당금이 손꼽히던 상황에서 배당을 축소할 경우 외국인 투자자의 이탈은 물론 주가 상승 여력 역시 소실될 것으로 입을 모으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대부분의 금융사들이 이번 배당 결정과 관련해 외국인 투자자 등에게 이 같은 상황을 설명하기 위해 상당히 노력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대표적으로 실적에 비해 저평가되고 있는 금융주의 유일한 매력이 사라질 경우 주가가 추가적으로 하락할 수밖에 없다”고 내다봤다.
[CEO스코어데일리 / 유수정 기자 / crystal@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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