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시중은행, 영업방식 변화로 ‘성장 정체’ 돌파할까

시간 입력 2021-03-09 07:00:10 시간 수정 2021-03-09 07:4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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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전환‧글로벌‧자산관리 등 통해 수익 창출 예고

국내은행의 당기순이익 잠정 현황 <자료=금융감독원>
국내은행의 당기순이익 잠정 현황 <자료=금융감독원>

시중은행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저금리 기조가 지속되는 가운데 영업방식의 변화를 통해 돌파구를 찾는다는 구상이다. 빅테크의 공세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은행의 수익성에도 빨간불이 켜진 만큼 디지털, 글로벌 강화 등을 접목해 전통 은행만의 강점을 앞세울 것으로 풀이된다.

9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총 19개 국내은행의 자기자본순이익률(ROE)은 5.63%로 2019년(6.72%) 대비 1.09%포인트 하락했다. 이는 전년 대비 자본이 증가했지만 당기순이익이 감소한데 따른 영향이다.

ROE는 투입한 자기자본이 얼마만큼의 이익을 냈는지를 나타내는 지표로 평균 자기자본을 당기순이익으로 나눠 계산한다. 대표적인 수익성 지표로써 금융사의 이익창출능력의 척도로 평가된다.

실제 지난해 자기자본(평잔)은 218조5000억원으로 전년(206조6000억원) 대비 5.8% 증가했다. 다만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은 12조3000억원으로 11.5% 감소했다.

실질총자산(평잔) 역시 2906조3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9.6% 증가했다. 그러나 순익의 감소로 총자산순이익률(ROA)은 같은 기간 0.1%포인트 떨어진 0.42%를 기록했다.

ROA는 당기순이익을 기업의 자산총액으로 나눈 수치로 금융사가 자산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운용했는지를 나타낸다. 일반적으로 금융기관이 보유자산을 대출, 유가증권 등에 운용해 실질적으로 창출한 수익을 의미한다.

은행의 수익성을 나타내는 또 다른 지표인 순이자마진(NIM) 역시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 2018년 1.67%였던 NIM은 2019년 1.56%을 기록한 뒤 지난해에는 1.41%까지 떨어졌다. 특히 지난해 4분기에는 1.38%을 기록해 역대 최저 수준을 나타냈다.

NIM는 금융기관의 자산단위당 이익률로 수익성 평가지표의 하나다. 자산을 운용해 낸 수익에서 조달비용을 뺀 나머지를 운용자산 총액으로 나눠 계산한다.

이처럼 국내은행은 지속적인 수익성 하락을 겪고 있다. 지난해 사모펀드 사태와 코로나19 금융지원 등을 위한 대손비용 증가로 순익이 급격히 하락했다는 게 은행의 입장이다. 하지만 실질적으로 은행의 수익 기상도는 맑지 않다는 게 금융권의 시각이다.

이에 은행권은 영업방식의 변화를 통해 돌파구를 모색하겠다는 방침이다. 디지털 전환을 통한 수익 창출과 글로벌 시장 강화로 인한 신성장동력 마련, 계열사와의 협업 모델 마련과 대면채널 강화 등을 통해 성장세를 회복하겠다는 전략이다.

신한은행은 올 하반기까지 ‘디지털영업부’에서 관리할 수 있는 고객의 수를 현재 75만여명의 3배 수준인 215만여명까지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비용을 줄이고 수익성은 높이겠다는 복안이다. 지역 역시 서울권에서 부산, 호남 등 전국으로 확장할 계획이다. ‘디지털영업부’는 최근 1년간 영업점을 직접 방문하지 않은 고객을 대상으로 대면채널과 동일한 수준의 종합상담 서비스를 제공하는 디지털 영업점이다.

농협은행 역시 올해 전략목표를 ‘고객중심 종합금융 플랫폼 기업으로 도약’으로 설정하고 기존 은행업을 넘어 핀테크와 IT(정보통신) 영역으로까지 확장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마이데이터와 종합지급결제업 등에 대응한 플랫폼 경쟁력 강화에 전사적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최근에는 NH스마트뱅킹 앱의 개인종합자산관리(PFM) 콘텐츠 ‘NH자산+’의 서비스 영역을 확장하기도 했다.

우리은행은 지난해부터 디지털금융그룹 조직을 강화하고 디지털 전환의 가속화를 추진하고 있다. 또 비대면 고객 관리 체계 강화를 위해 개인그룹의 고객센터를 디지털금융그룹으로 소속 변경하고 스마트고객부와 동일 그룹 내에 편제했다. 인‧아웃바운드 간 긴밀한 협력을 통해 대고객 서비스와 프로세스를 혁신하겠다는 구상에서다.

이밖에 전체점포의 약 92%(중심점포 117개, 위성점포 658개)를 VG(Value Group)그룹으로 운영해 대면채널의 혁신을 꾀하고 있다. 이는 거점점포 한 곳과 인근 영업점 4~8개 내외를 하나의 그룹으로 묶는 영업점간 협업체계다.

KB국민은행은 지속적인 WM 복합점포 확대로 종합자산관리서비스의 편의성을 강화하고 추가적인 수익을 창출한다는 계획이다. 지난 1월 서울 송파구 문정동에 76번째 WM복합점포(은행+증권)의 개점으로 KB금융의 복합점포망은 CIB복합점포 9개를 포함해 총 85개로 늘어났다. 또 외국계은행 최초로 현지법인 라이선스를 취득해 설립된 KB미얀마은행 등 해외 진출 시장에 균형적인 사업 포트폴리오를 구축해 수익성을 창출하겠다는 전략이다.

하나은행은 국내 은행 최초로 ‘소비자리스크관리그룹’을 신설하고 소비자 보호를 앞세운 자산관리를 통해 성장을 이끌겠다는 계획이다. 이는 자산규모, 위험 선호도, 수익률 등 철저히 고객의 입장에서 최적의 자산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특징이다.

업계 관계자는 “시중은행들이 각사의 강점을 살려 추가적인 성장을 이끌기 위한 노력을 펼치고 있다”며 “은행별 경쟁보다는 악화된 금융환경 속 빅테크에 대응할 공통의 목표를 가지고 있는 것이 특징”이라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유수정 기자 / crystal@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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