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은행, 미얀마 잔혹사에 ‘신남방정책’ 전략수정 불가피

시간 입력 2021-03-18 07:00:02 시간 수정 2021-03-19 08:0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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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금 상환도 어려워…소액대출(MFI) 법인 실적타격 예상


은행권 ‘신남방정책’의 핵심국가인 미얀마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과 군부 쿠데타-유혈진압 사태 등 악재가 연이어 발생하면서, 현지 금융시장에 진출한 국내은행들이 난처한 상황에 처했다.

은행들은 아직 미얀마에 관련된 해외진출 계획을 전면 조정하는 단계가 아니라고 선을 긋고 있다. 하지만 현지 유혈사태가 쉽게 진정되지 않을 것으로 점쳐지면서 신남방정책에 차질 발생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18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최근 미얀마에서 이어지고 있는 군부 쿠데타와 유혈진압 사태로 인해 현지에 진출한 국내은행들이 2월 둘째 주부터 사실상 영업을 중단하기 시작한 것으로 파악됐다.

쿠데타 발생 초기 미얀마중앙은행(CBM)이 영업중단 지시를 내렸지만, 은행들은 일시적으로 영업을 멈췄다가 BCP(업무지속계획) 등 비상대책을 마련한 뒤 업무를 속개할 수 있었다. 그러나 현지 상황이 점차 악화하면서 환전·송금·인출 같은 기본적인 은행 업무가 점점 더 불가능해지고 있다.

현지에서는 정국 변화에 불안함을 느낀 국민들이 연일 자금을 빼가면서 ‘뱅크런’ 분위기도 조성된 것으로 알려졌다. 잠정적 영업중단에다가 현지 고객들의 대출금 상환도 어려워진 만큼 국내은행들의 연체율 상승 및 실적 악화도 예고되고 있다.

금감원의 ‘금융회사 해외진출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국내은행은 미얀마에 현지법인·사무소·지점 11곳을 두고 있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은 양곤에 법인·사무소·지점 등을, KDB산업·한국수출입·IBK기업은행 같은 국책은행도 양곤에 사무소를 운영 중이다. DGB대구은행과 SH수협은행은 각각 바고와 네피도에 현지법인을 뒀다.

특히 MFI(소액대출) 위주의 사업을 펼치는 법인들이 타격을 받을 것으로 분석된다. MFI는 저신용·저담보로 은행 대출이 어려운 금융소비자에 소액대출 서비스를 제공하는 금융사업의 한 형태다. 미얀마와 같이 상대적으로 취약한 금융환경에 처한 사람들에 대한 구제 수단이라고 볼 수 있다.

그간 코로나19로 인해 MFI가 성장하기 어려웠는데, 군부 쿠데타와 유혈진압 상태가 장기화하면서 또다시 사업 확장 시기를 놓치고 있다. 현재 미얀마 현지 KB국민은행, DGB대구은행, NH농협은행 등이 현지에서 MFI 사업을 운영 중이다. 우리은행도 우리파이낸스미얀마MFI라는 이름으로 관련 사업을 펼쳐왔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현지법인을 새로 출범했음에도 영업개시를 아예 하지 못한 곳도 있는 것으로 안다”며 “군사 쿠데타 혼란이 장기간 이어질 경우 국내은행들은 결국 미얀마 관련 해외진출 포트폴리오를 전면 수정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이재아 기자 / leejaea555@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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