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선 현대중공업 부사장, ‘수소·로봇’ 앞세워 세계 일류기업 향해 전진

시간 입력 2021-04-16 07:00:01 시간 수정 2021-04-19 07:5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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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시 스타트’ 세대교체로 신성장시대 여는 기업<12>
그룹 내 경영 보폭 확대…신사업 성과 및 조선부문 정상화 ‘최대 과제’

현대중공업그룹(회장 권오갑) 오너가 3세인 정기선 현대중공업지주 부사장의 경영 보폭이 커지고 있다. 정기선 부사장은 인공지능(AI)·로봇·수소 등 그룹의 신사업 부문을 진두지휘 중으로, 이들 분야 성과는 차기 총수로서 정 부사장의 경영 성과지표가 될 전망이다.

정기선(사진) 부사장은 고(故) 정주영 현대그룹 회장의 손자이자 정몽준 아산사회복지재단 이사장의 장남이다. 정몽준 이사장은 정치권 진출 이후 현대중공업을 전문경영인 체제로 전환, 현재까지 30년 넘게 유지해오고 있다.

◇현대글로벌서비스 성공사례로 경영능력 ‘합격점’

현대중공업그룹이 전문경영인 체제에서 다시 정기선 부사장 중심의 오너경영 체제로 바뀌는 날도 머지않았다고 업계는 보고 있다. 정 부사장은 그룹의 중책 세 가지를 동시에 맡고 있으며, AI·수소 등 신사업을 위해 지난해 11월 발족한 미래위원회 위원장에도 올라있어서다.

이 때문에 2021년 정기 임원인사에서 정 부사장의 사장 승진 가능성이 제기됐지만 결과는 부사장직을 유지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우조선해양 인수합병(M&A) 등에 따른 불확실성이 해소된 이후 사장 승진을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정 부사장의 현재까지 경영성과는 합격점이다. 정 부사장은 2009년 현대중공업 재무팀 대리로 입사했다가 그해 미국 유학 이후 2013년 현대중공업 경영기획팀 수석부장으로 재입사했다. 당시 1년 만인 2014년 상무로 고속승진하며 재계의 이목을 끌기도 했다.

그는 2015년 전무, 2017년 부사장 승진과 함께 지주 경영지원실장, 현대글로벌서비스 대표, 현대중공업 선박·해양영업본부 대표 등 세 개 직함을 맡아 현재까지 유지하고 있다. 특히 2016년 12월 현대중공업에서 선박 애프터서비스(A/S) 사업을 떼 독립한 현대글로벌서비스의 대표를 맡으면서 이곳을 그룹의 알짜회사로 키워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현대글로벌서비스 매출은 연결기준으로 2017년 2403억원에서 △2018년 4145억원 △2019년 8090억원 △2020년 1조90억원 등 가파르게 성장했다. 영업이익률 역시 2017년 23.5%를 비롯해 △2018년 17.6% △2019년 13.4% △2020년 15.5% 등을 기록 중이다.

다만 그룹의 주력 사업인 조선과 정유 부문이 지난해 코로나19 직격타를 맞으며 성장이 둔화했다. 이에 현대중공업지주의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은 1조8911억원으로 전년 대비 29% 감소했고 영업손익과 당기순손익은 각각 –5971억원, -7897억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대우조선·두산인프라코어 이어 신사업 M&A 예고

정기선 부사장은 신사업과 함께 조선 사업의 정상화를 이뤄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우선 정 부사장은 지난해 로봇사업 담당 자회사인 현대로보틱스에 이어 올 들어 현대글로벌서비스의 투자 유치를 잇따라 이끌며 공격적 경영 행보를 보이고 있다.

현대로보틱스는 지난해 5월 현대중공업지주 로봇사업이 물적분할해 설립된 신규법인으로, 설립 한 달 만인 6월 KT로부터 500억원의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현대글로벌서비스는 올 2월 미국 사모펀드로부터 8000억원의 투자를 받았는데, 양사 모두 정 부사장이 직접 투자를 이끌어 냈다.

현대로보틱스는 이르면 2022년 상장 예정으로 자동화 산업로봇 수요 증가세에 힘입어 그룹 핵심 계열사로 자리 잡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현대글로벌서비스는 A/S 전문회사에서 친환경 선박 개조 서비스와 선박 디지털화를 통한 스마트선박 플랫폼 등 사업확대를 꾀하고 있다.

조선부문에선 비상장 계열사인 현대중공업이 IPO를 추진 중으로, 친환경 선박과 자율운항 선박 등에 1조원을 투자한다는 계획이다. 최근 조선업계는 경기 회복과 함께 탈(脫)탄소 정책에 따라 친환경 선박에 대한 필요성이 커지고 있어 이를 위한 재원마련이 시급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정 부사장은 AI와 바이오, 수소 사업도 구체화하고 있다. 최근 현대중공업그룹은 한국투자공사(KIC)와 함께 총 1조원을 투자해 △AI·로봇 △디지털 헬스케어 △선박 자율운항 △수소연료전지 등의 분야에서 선도적 기술력을 갖춘 글로벌에 투자하기로 했다.

현대중공업의 대규모 인수합병(M&A) 움직임도 계속될 것으로 관측된다. 현대중공업그룹의 2019년 기준 자산총액(공정자산)은 62조8630억원으로 재계 순위 9위에 올라있다. 연내 대우조선해양과 두산인프라코어 인수가 마무리될 경우 그룹의 자산 규모는 80조1530억원으로 6위로 올라서게 된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보배 기자 / bizbobae@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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