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 리모델링' 바람부는 생보시장, '불법' 승환계약 다시 고개드나

시간 입력 2021-04-20 07:00:06 시간 수정 2021-04-20 07:4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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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규 계약자 유치 방안으로 보험 재설계 유도 분위기 형성
금융당국, 보험방송 점검계획 밝혀…승환계약 증가 염두


최근 보험 시장에 이미 가입된 보험상품을 재설계하는 ‘리모델링’ 열풍이 불면서 소비자 피해로 이어질 수 있는 승환계약 사례까지 함께 늘어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에 금융당국은 보험방송 등 리모델링을 강조하는 영업활동이 승환계약으로 이어지는지 여부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보험 리모델링과 승환계약은 설계사의 영업행위로 인해 신계약과 계약해지가 동시에 발생한다는 점에서 양상이 비슷하다. 하지만 승환계약은 기존 보험을 부당하게 소멸시키고 새로운 보험계약을 청약하는 방식이어서 불법 행위로 간주된다.

20일 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국내 24개 생보사의 신계약 건수는 △2016년 1435만건 △2017년 1397만건 △2018년 1403만건 △2019년 1530만건 △2020년 1481만건 등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보험 해지를 의미하는 해지효력상실계약 건수는 △2016년 617만건 △2017년 619만건 △2018년 641만건 △2019년 680만건 △2020년 662만건 등으로 집계됐다. 2017년부터 3년간 신계약과 해지계약 건수가 동반 상승해오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보험시장 전반이 얼어붙으면서 주춤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올해 1월 기준으로도 전년 대비 △신계약(219만건→179만건)은 줄고 △해지계약(56만건→58만건)은 늘어났다. 통상 업계는 보험상품 신규 가입과 해지가 동시에 눈에 띄게 증가할 경우 그만큼 승환계약이 빈번하게 이뤄지고 있다고 해석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지상파·종합편성채널·각종 홈쇼핑채널 등에서 생명보험상품을 리모델링하는 프로그램 방영이 증가하자 연초 일부 해소된 듯 보였던 승환계약이 다시 반등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졌다.

보험 리모델링이란 이미 가입된 보험상품에서 중복됐거나 부족한 보장항목이 무엇인지 분석한 뒤 해지할 상품과 대체 상품을 제시해 보험 포트폴리오를 재설계하는 것을 지칭한다. 현재 보험시장 자체가 포화한 데다 코로나19가 장기 유행하면서, 신규 계약자 유치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보험업계가 상품 리모델링을 새로운 전략으로 내세우고 있다.

보험업계에서는 리모델링 작업이 많이 이뤄질수록 승환계약도 많이 발생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승환계약은 불법 행위이지만 신계약과 해지계약이 동시에 발생한다는 점에서 보험 리모델링과 닮아 명확히 구분하기 어렵다.

금융당국은 승환계약이 보험계약 중도해약에 따른 금전손실 등 보험계약자에게 부당한 손실을 줄 우려가 있어 이를 엄격히 제한하고 있다. 또 최근에는 2021년 보험검사 업무계획을 통해서는 보험방송을 점검하겠다고도 밝힌 상태다.

생보사들은 부진한 시장 타개를 위해 보험 리모델링을 장려하고 있지만 이 부분이 설계사들의 승환계약으로 이어질 수 있어 우려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그러나 보험 리모델링이 현재 경기위축으로 보험료 지출을 줄이려는 소비자의 수요와 맞닿아 있어 이를 걸러내거나 막기 쉽지 않은 것도 현실이라는 입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보험사 간 이직이 잦은 이른바 ‘철새 설계사’들은 보험 리모델링을 부추기거나 새 보험상품의 장점만 부각하면서 부당한 승환계약을 노리는 경우도 있다"며 "기존 계약을 해지하고 신규 계약을 체결하는 과정에서 수수료 수입을 취할 수 있어서다”라고 밝혔다.

이어 “금융당국이 부당한 승환계약을 예의주시하고 있긴 하지만, 가입자들도 보험 리모델링 시 단순히 보험료 절감에 초점을 맞추기보다 보험항목이나 보장내용 등 본인에게 유리한 포트폴리오를 충분히 검토할 줄 알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CEO스코어데일리 / 이재아 기자 / leejaea555@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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