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아그룹, 엇갈린 사촌경영 성과 속 신사업 발굴 박차

시간 입력 2021-04-23 07:00:01 시간 수정 2021-06-15 14:3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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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시 스타트’ 세대교체로 신성장시대 여는 기업<15>
세아제강지주 이주성 부사장, 세아홀딩스 이태성 대표 각자 자리서 선의경쟁
‘코로나19’에 엇갈린 이익률…해상풍력 및 첨단소재 시장 진출로 지속성장 도모

세아그룹(회장 이순형)이 ‘3세 경영’ 구도에서 신사업 발굴에 주력하고 있다. 세아제강의 강관과 세아베스틸의 특수강을 중심으로 전통 철강제조 분야에서 성장해온 이 그룹은 이제 해상풍력과 첨단소재 부문에서 영역 확장을 꾀하고 있다.

세아그룹은 세아제강지주와 세아홀딩스 두 개의 지주사를 사촌 형제가 나눠 맡아 이끌고 있다. 이순형 회장의 장남 이주성 부사장은 세아제강지주-세아제강을 중심 강관 사업을, 동갑내기 사촌인 이태성 부사장은 세아홀딩스-세아베스틸-세아특수강 중심으로 특수강 사업을 각각 담당한다.

◇지분교통정리 마무리 수순…안정적 독립경영 체제 확립

세아그룹의 이 같은 사촌경영 체제는 지난해 지분정리를 마치며 완성도를 높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세아제강지주는 2018년 세아제강의 인적분할로 설립됐다. 당시 기존 세아제강이 갖고 있던 세아베스틸 지분 6.03%를 세아제강지주가 이전해 갖고 있다가 지난해 모두 처분했다.

(왼쪽부터)이주성 세아제강지주 부사장, 이태성 세아홀딩스 대표.
(왼쪽부터)이주성 세아제강지주 부사장, 이태성 세아홀딩스 대표.

현재 세아제강지주 지분은 이주성 부사장이 21.63%를 보유해 최대주주이고 이순형 회장이 11.95%로 2대주주다. 이태성 세아홀딩스 대표는 세아제강지주 지분 4.2%를 갖고 있다가 지난해 3월 시간외매매로 모두 정리했다.

세아홀딩스는 이태성 대표가 35.12%로 최대주주이며 이주성 부사장(17.95%)과 이순형 회장(8.66%)도 주요주주 명단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아버지 고(故)이운형 회장의 아내이자 이태성 대표의 모친 박의숙 세아네트웍스 회장도 10.65%의 지분을 갖고 있다.

세아제강지주는 이주성 부사장, 세아홀딩스는 이태성 대표에 확실히 힘이 실린 모습으로, 안정적 경영체제를 확립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세아홀딩스는 세아베스틸 지분 61.72%, 세아제강지주는 세아제강 지분 46.6%를 보유해 각각 지배회사로 두고 있다.

세아그룹은 경영권 분쟁이 끊이질 않는 재계에선 모범사례로도 꼽히고 있다. 세아그룹은 고 이운형 회장이 2013년 남미 출장 중 심장마비로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나며 이순형 회장과의 형제경영에 균열이 발생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낳기도 했다.

그러나 그룹은 빠르게 지분 교통정리에 돌입, 이순형 회장 원탑 체제이던 지배력은 오너 3세들로 분산되며 안정화됐다. 이 과정에서 이태성 대표는 부친으로부터 받은 자산에 대한 상속세 1700억원 완납하며 세간의 이목을 끌기도 했다.

◇사촌형제 경영 능력 시험대…신사업 성과에 갈릴 듯

세아제강지주와 세아홀딩스의 지난해 실적은 엇갈렸다. 우선 세아제강지주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경기 불확실성에 대비해 재고를 줄이고 고부가가치 제품 위주 판매로 양호한 실적을 거뒀다.

세아제강지주의 지난해 매출액은 2조3064억원으로 전년 대비 12.8% 감소한 반면 영업이익은 671억원으로 6.3% 증가했다. 특히 당기순이익이 338억원으로 2019년(147억원)보다 두 배 이상 늘며 수익성이 개선됐다. 북미 철강 시황 불황에도 해상풍력 구조용 대구경 강관과 액화천연가스(LNG)용 스테인리스(STS) 대구경 강관 판매 증가가 영향을 미쳤다.

반면 세아홀딩스의 지난해 매출액은 4조2574억원, 영업이익은 131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13.7%, 85.4% 감소했다. 당기순손익은 –2615억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주요계열사인 세아베스틸과 세아특수강이 지난해 자동차, 조선 등 전방시장의 수요 감소로 특수강 판매 부진을 겪은 이유로 분석된다.

다만 양사의 주력 사업이 다르므로 실적을 맞비교하는 의미는 크지 않다는 것이 업계의 시각이다. 세아홀딩스는 올해 전방산업의 수요 회복과 함께 특수강 부문의 성과를 기대하고 있으며, 세아베스틸도 자동차, 에너지, 건설 부문에서 수출을 확대해 이익률을 챙긴다는 방침이다.

세아제강지주와 세아홀딩스는 해상풍력 시장과 첨단소재 부문에서 지속성장을 도모하고 있다. 세아제강은 본업인 강관 사업이 내수 침체와 수출 규제로 부진한 가운데 해상풍력 발전시설을 신사업으로 정했다.

세아제강은 올 3월 해상풍력발전시설 하부구조물 공장 건설을 위해 채권 자본시장에서 800억원을 조달했다. 이에 앞서 지난해 9월 해상풍력발전 설비 공장 부지를 마련하기 위해 ㈜신텍의 순천공장 부지를 125억원에 인수했다.

완공 이후 이곳에선 연 7만2000톤 규모의 해상풍력 하부구조물을 생산할 수 있다. 세아제강지주의 해외법인 지주사인 세아스틸인터내셔널은 영국에 연산 16만톤 규모의 모노파일 생산공장을 짓고 있다. 국내와 해외 공장을 합하면 연 23만톤 규모의 생산능력을 갖추게 된다.

이태성 세아홀딩스 대표가 주목한 시장은 첨단소재 부문이다. 세아홀딩스는 2019년 항공, 방산, 자동차 등에 사용되는 고강도 알루미늄 합금과 단조, 금속관 제품 등을 주력으로 생산하는 소재업체 알코닉코리아를 인수했다. 특수강에 국한됐던 사업 영역을 비철강으로 확대한 것으로, 사업다각화를 통해 수익성 개선을 도모한다는 방침이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보배 기자 / bizbobae@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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