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승주의 한화생명, 빅3 자존심 회복했지만…해결과제 산적

시간 입력 2021-06-18 07:00:05 시간 수정 2021-06-17 17:4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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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액보증준비금 관련 손익 개선에 1분기 순이익 306.2% 늘어
법인 GA '한화생명금융서비스' 성적에 관심 집중


한화생명이 올해 1분기 호실적을 달성하며 지난해의 아픔을 갚았다. 이를 놓고 업계에서는 여승주 사장의 위기관리 능력이 빛을 발했다는 평이 나온다. 올해 역시 노사갈등과 기관제재 등 여러 과제가 산적해 있는 만큼, 여 사장의 향후 행보에 관심이 집중된다.

1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화생명의 1분기 당기순이익은 별도기준 1942억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306.2% 늘었다. 이는 2020년 한 해 동안 거둬들인 총 순이익과 맞먹는 수준이다.

한화생명은 삼성생명, 교보생명과 함께 생명보험사 ‘빅3’로 꼽힌다. 그러나 지난해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들이며 자존심을 구겨야만 했다. 삼성생명과 교보생명의 2020년 별도기준 순이익은 각각 9288억원, 3829억원이다. 한화생명(1969억원)은 오렌지라이프(2793억원)과 푸르덴셜생명(2278억원)보다도 낮았다.

그러나 올해 1분기 한화생명은 오렌지라이프(1077억원)와 푸르덴셜생명(1121억원)을 따돌리며 쾌조의 스타트를 끊었다. 금리와 코스피 지수에 영향을 받는 변액보증준비금 관련 손익이 개선된 덕분이라는 게 업계 중론이다. 변액보증준비금은 변액보험 원금과 사망보험금을 지급하기 위한 재원을 뜻한다. 증시가 내리면 쌓아둬야 하는 변액보증준비금 규모가 늘어 보험사의 순익이 줄어들게 된다.

강승진 KB증권 연구원은 지난달 14일 보고서를 통해 “한화생명 어닝서프라이즈의 원인은 채권·주식·대체투자 처분이익 2348억원과 변액손익 환입 300억원에 기인한다”며 “경상적 이익 수준 개선은 제한적”이라고 지적했다.

보험 영업에서의 질적 성장이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다. 한화생명의 올해 1분기 일반 보장성 수입보험료는 3820억원으로 작년 동기보다 26.7% 늘었다. 이에 따라 전체 보장성 수입보험료는 1조7866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1.6% 성장했다.

이는 여 사장이 지난해 초부터 영업력 강화에 주력한 덕분이라는 평이다. 언택트(Untact, 비대면)와 비용절감 등을 이유로 전속 설계사 늘리기에 소극적이던 대부분의 보험사들과 달리, 한화생명은 현장영업을 강화했다.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한화생명의 전속 설계사는 2019년말 기준 1만7808명에서 지난해 말 2만168명으로 2360명 늘었다. 반면 같은 기간 삼성생명과 교보생명의 경우 각각 672명, 105명 늘어나는데 그쳤다.

보험업계 1분기 호실적에 일회성 요인이 주요했다는 점, 또 보험업계의 올해 전망이 밝지만은 않다는 점에서 여 사장의 향후 행보에 업계의 관심이 집중된다.

우선 지난 4월 제판분리(제조·판매 분리) 형태로 출범한 자회사형 법인보험대리점(GA) ‘한화생명금융서비스’의 성적이 관심사다. 총자본 6500억원, 설계사 1만9000여명에 달하는 한화생명금융서비스는 출범하자마자 규모면에서 업계 1위에 등극했다. 그러나 생보사 상품은 한화생명 자체 상품만을 판매한다는 한계점과 출범 당시부터 지금까지 이어지는 노사갈등은 시급히 풀어내야 할 숙제다.

또 금융당국의 종합검사에서 제재를 받아 당국 인허가가 필요한 신사업 분야에 1년간 진출할 수 없게 됐다는 점도 뼈아프다. 한화생명은 지난해 11월 대주주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에 80억원을 무상 지원했다는 혐의로 금융당국으로부터 기관경고와 과태료 처분을 받았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한화생명은 여 사장 체제에서 빠르게 안정을 찾고 있다. 당분간 신사업 진출이 쉽지 않겠지만 내부적으로 충실히 대비하고 있을 것”이라며 “한화생명금융서비스에서의 노사갈등은 사실상 자영업자의 성격이 짙은 보험설계사 특성 상 조금 더 지켜봐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기율 기자 / hkps099@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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