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 ‘양질 일자리’ 외면하나…정규직 줄고 비정규직 늘렸다

시간 입력 2021-06-28 07:00:01 시간 수정 2021-06-27 09:39:36
  • 가
  • 가
  • 페이스북
  • 트위치
  • 링크복사

3개월 만에 비정규직 인원 5% 늘려…비정규직 비중 9.7%로 증가

5대 시중은행 비정규직인력 변동 추이 <자료=금융통계정보시스템>

5대 시중은행이 금융환경 변화에 대응하고 비용을 절감 차원에서 인원 감축에 나선 가운데 대체인력으로 비정규직을 양산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8일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의 올 1분기 말 기준 비정규직원은 총 7195명이다. 지난해 말 6851명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불과 3개월 만에 5.0%나 늘렸다.

반면 같은 기간 정규직원으로 분류되는 일반직과 무기계약직은 총 6만9137명에서 6만7342명으로 2.6% 줄었다. 세부적으로 보면 일반직은 6만7576명에서 6만5795명으로, 무기계약직은 1561명에서 1547명으로 각각 2.6%, 0.9%씩 감소했다.

이에 따라 전체 직원에서 비정규직원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말 9.0%에서 9.7%로 0.7%포인트 늘었다.

이 같은 추이는 최근 3개년도와 비교해도 동일하다. 2019년 1분기 총 6753명이였던 비정규직원수는 지난해 1분기 7140명으로 5.7% 증가한 뒤 올 1분기에는 7195명까지 증가했다. 2년 전과 비교하면 6.5% 늘었다. 같은 기간 정규직 수가 7만99명, 6만9630명, 6만7342명으로 점차 줄어든 것과는 상반된다.

은행별로는 KB국민은행이 2019년도 1분기 말 1044명에서 올 1분기 1517명으로 비정규직 수를 총 473명 더 늘렸다. 최근 2년간 증가율 역시 45.3%로 5대 시중은행 중 가장 높다.

하나은행은 856명에서 1098명으로 28.3%(242명) 늘렸으며, 신한은행은 918명에서 964명으로 5.0%(46명) 증가했다. 농협은행 역시 2771명에서 2810명으로 비정규직을 1.4%(39명) 더 채용했다.

반면 우리은행은 5대 시중은행 중 유일하게 매년 비정규직 인원을 줄였다. 2019년도 1분기 1164명이었던 비정규직원 수는 지난해 1분기 1082명에서 올 1분기 806명까지 줄었다. 최근 2년간 감소율은 30.8%, 358명에 이른다.

이에 일각에서는 금융권이 비정규직 감축을 위해 노력하는 정부의 정책을 역행하고 있다는 지적을 내놓고 있다.

판관비 절감 목적으로 희망퇴직을 확대하는 등 인력 구조조정을 펼치는 한편으로 상대적으로 고용보장 기간과 연봉, 승급체계 등에 있어 정규직과 차이를 보이는 비정규직을 늘렸기 때문이다. 5대 시중은행은 지난해 말부터 진행한 희망퇴직제도를 통해 이달 초까지 2600여명의 희망퇴직 신청자를 받았다. 대체인력으로 무분별하게 비정규직을 양산한다는 비판도 나온다.

시중은행은 자사 퇴직 인력의 재취업을 돕는 과정에서 비정규직 인력이 증가했다는 입장이다. 5대 시중은행은 퇴직자를 기간제 심사역이나 전담감사역 등으로 재채용하고 있으며 채용 업무 범위도 넓히는 추세라는 것이다. 아울러 변호사 등 전문직 인력이 비정규직으로 분류되는 특성상 전체 비정규 인력이 증가했다는 설명을 내놓고 있다. 하지만 7000명을 넘어서는 비정규직에 대한 정규직 전환에 인색하다는 비난은 피해가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앞당겨진 비대면 금융환경에 대응하고자 전반적인 구조조정을 진행하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다만 정규직 인력을 감축하고 낮은 임금의 비정규직 인력을 늘리고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유수정 기자 / crystal@ceoscore.co.kr]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