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재가치 연속 상승에도 순익 증가 경쟁사 대비 '미미'
'1등' 강조한 김기환, 마이데이터·헬스케어 드라이브
‘최초’, ‘유일’, ‘1등 DNA’. 올해 KB손해보험의 수장을 맡은 김기환 사장의 취임 일성이다. KB금융그룹 편입 후 가치경영 기조를 내세우던 과거와 확연히 다른 모습이다. 수년 째 이어진 실적 하락을 더는 두고 볼 수 없다는 결연함까지 느껴진다. 김 사장은 최근 열린 출범 6주년 기념식에서도 고객 중심과 신시장 창조, 디지털 혁신 등 3가지 전략을 강조하며 1등 도약에 대한 의지를 피력했다.
29일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KB손보는 최근 3년 동안 당기순이익 하락세를 기록하고 있다. 2017년 3605억원에서 2018년 1857억원으로 급감한 후, 2019년 1679억원, 2020년 1419억원으로 낮아졌다.
올해 사정도 좋지 않다. KB손보의 올해 1분기 순이익은 688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0.8% 하락하며 국내 주요 손보사들이 거둔 성과에 못미쳤다. 같은 기간 주요 손보사들은 삼성화재 4315억원, DB손해보험 1902억원, 현대해상 1265억원, 메리츠화재 1297억원 등의 순익을 올렸다.
KB손보의 1분기 보험영업손익은 -1176억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552억원 개선됐으나, 투자영업손익은 2112억원으로 419억원 줄었다. 금리변동에 따른 투자영업 부진 등 대외적 요인이 작용한 영향이지만, 올해 수장 자리에 오른 김 사장에게는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KB손보는 2017년 KB금융에 편입된 이후 금융지주 계열 손보사 효과를 톡톡히 누렸다. 양종희 전 사장이 취임 후 ‘지속가능한 성장’을 강조하며 내재가치(EV)와 신계약가치 성장을 경영 목표로 제시한 것도 금융지주 특유의 안정성 덕분인 것으로 풀이된다.
EV란 장기 성장성이 중요한 보험사 특성을 고려해 만들어진 지표다. 보험사의 순자산가치와 보유계약가치를 더해 산출한다. KB손해보험의 EV는 2017년 3조1520억원에서 2018년 4조7120억원, 2019년 6조6070억원까지 상승했고, 지난해에는 7조8060억원까지 뛰어올랐다. 올해 1분기 기준으로는 6조6000억원의 EV를 기록했다.
그럼에도 단기성과만을 놓고 보면 리딩금융 계열사 지위에 다소 부족하다는 지적은 끊이지 않았다. 특히 올해 들어 빅테크 기업의 금융업 진출로 보험업계 판이 흔들릴 것으로 예상되면서 이 같은 우려는 더욱 커진 상황이다.
이에 김 사장은 올해 경영계획 수립방향을 ‘미래지향의 본업 펀더멘탈 턴어라운드 가속 및 디지털 기반 신성장동력 선점’으로 설정하고 장기인보험, 마이데이터, 헬스케어 등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가치경영 기조를 이어나가는 동시에, 미래 먹거리 선점으로 실적 상승도 꾀하겠다는 전략이다.
KB손보는 지난 24일 금융위원회로부터 마이데이터 예비허가를 받았다. 손해보험사 가운데 최초다. 마이데이터는 여러 금융사에 흩어진 개인의 금융정보를 모아 한눈에 파악하고 관리할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다. KB손보는 올해 말까지 본허가를 받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또 지난달 개정된 보험업법 시행령에 따라 보험사가 자회사를 통해 헬스케어 사업을 영위할 수 있게 되면서 헬스케어 자회사 설립도 검토하고 있다. 요양사업 ‘KB골든라이프케어’를 성공적으로 운영한 경험에 더해 마이데이터와의 연계로 ‘디지털 헬스케어’ 서비스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헬스케어 사업이 단기적인 성과를 내기 어렵다는 점, 또 마이데이터 본허가 전까지 관련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 수 없다는 점을 들어 올해 극적인 실적 개선이 이뤄지기는 어렵다는 분석도 나온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마이데이터와 헬스케어 사업은 보험업계 전반의 관심사다. 각 보험사는 자신들만의 고유 전략을 보유하고 있을 것”라며 “김기환 사장 체제 하 KB손보가 업계 최초로 마이데이터 예비허가를 받은 것은 고무적이나, 그 성과가 가시화되기까지는 어느정도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기율 기자 / hkps099@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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