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진 금감원장 하마평…수장 공백에 금융감독 현안 ‘지지부진’

시간 입력 2021-07-02 07:00:07 시간 수정 2021-07-01 17:4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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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윤석헌 전 금감원장 퇴임 후 2달째 공석
금융 피해자들 “장기화된 공백에 기능 상실” 한목소리

전국 사모펀드 사기피해공동대책위원회가 1일 서울 중구 우리은행 본사 앞에서 라임 펀드와 관련한 보상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금융피해자들은 한목소리로 금감원이 사모펀드 등 금융피해 사태와 관련한 책임을 지고 금융사에 대한 제재 결정을 하루 빨리 진행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사진=유수정 기자>


금융감독원장 인선 공백이 두 달여 가까이 이어지고 있다. 1999년 금감원 출범 이후 사상 최장기간 수장이 자리를 비운 상태다. 장기화된 인사에 차기 금감원장 자리를 두고 금융권 안팎으로 오르내리던 하마평마저 가라 앉았다.

부원장 대행체제에서는 현안 처리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는 만큼 윤석헌 전 금감원장이 앞장서 추진했던 키코(KIKO)‧사모펀드 사태 등의 해결에 난항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문재인 정부가 적극적으로 강조한 금융 적폐청산을 이뤄야 할 금감원이 힘을 받지 못하며 금융개혁이 흐지부지될 수도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상반기 중 개최가 예상됐던 ‘라임 사태’와 관련한 하나은행의 제재심의위원회 일정을 확정하지 못했다. 지난 4월 열린 우리은행과 신한은행의 제재심 이후 라임펀드 제재가 급물살을 탈 것으로 전망됐지만 사실상 5월 7일 윤 전 금감원장의 퇴임 이후 모든 진행이 멈춘 상황이다.

하나은행의 라임 관련 분쟁조정위원회 역시 아직 진행하지 못한 상태다. 금감원 측은 이달 중으로 부산은행, 대신증권과 함께 분조위를 열고 조속히 배상비율을 결정한다는 입장이다. 다만 금융권에서는 하나은행이 함께 판매한 헤리티지, 이탈리아 헬스케어 펀드의 사실검증 지연으로 제재심은 더 미뤄질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금감원은 상반기로 예정한 우리금융지주와 우리은행에 대한 종합검사 역시 잠정 연기했다. 오는 8월 20일로 예정된 손태승 회장의 해외금리 연계형 파생결합펀드(DLF) 관련 행정소송 결과 발표 이후로 미루겠다는 의도로 보인다는 게 금융권 관계자들의 시각이다.

분조위 배상권고에 따른 자율조정이 추진되고 있던 키코 역시 윤 전 원장의 퇴임 이후 사후관리가 미온적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키코 공동대책위원회에 따르면 한국씨티은행과 대구은행 등은 키코 피해 기업에 대한 보상을 진행했다고 밝혔지만 진행 내역은 비공개로 일관하고 있다. 이 때문에 실제 보상을 받은 기업에 대한 파악도 불가한 상황이다. 공대위 전언에 따르면, 금감원은 개별 은행의 자율이행 건인 만큼 관여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지난 5월 7일 윤석헌 전 금감원장의 퇴임 이후 금감원은 김근익 수석부원장 대행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사진=금융감독원>

금융권에서는 이 같은 상황이 이어지는 것을 두고 금감원장 공백 장기화로 인한 부작용으로 평가하고 있다. 현재 금감원은 차기 수장 대신 김근익 수석부원장 대행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그간 금융권 안팎에서는 차기 금감원장 인사로 △이상복 서강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원승연 명지대 경영학과 교수 △손상호 전 금융연구원장 △박영석 자본시장연구원장 △정은보 한미 방위비분담금협상 대사 △김용범 전 기획재정부 제1차관 △김종호 청와대 전 민정수석 등이 거론됐다.

현재는 추가 하마평보다는 박선종 숭실대 법학과 교수의 임명과 김근익 수석부원장의 승진 가능성으로 크게 좁혀진 분위기다. 금감원장은 금융위원회 설치 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 금융위원장 제청으로 대통령이 임명한다.

박 교수는 교수직 이전 무려 24년 동안 금융업계에서 활동한 실무 전문가다. 한국선물거래소에서 시작해 BS투자증권(현 BNK투자증권)과 유진투자선물에서 임원직을 수행했다. 서적 ‘키코 사태의 진실을 찾다’를 발간하기도 했다.

김 수석부원장은 지난해 6월 금감원으로 자리를 옮기기 전 금융위원회에 오랜 시간 몸을 담은 경력이 있다. 2015년 금융위 금융현장지원단장을 거쳐 지난해까지 금융정보분석원 원장을 지냈다.

한편 키코와 사모펀드 등 금융 사건 피해자들은 빠른 시일 내 금감원장 인선이 마무리 돼 금감원이 조속히 현안 처리에 나설 것을 촉구하고 있다.

황택 키코공동대책위원회 위원장은 “촛불 정권으로 탄생한 정부가 온 국민 앞에서 약속했던 금융 적폐척결에 앞장서야 할 금감원장 인사를 미루는 이유를 이해할 수 없다”며 “금융감독행정이 제 기능을 다 할 수 없도록 내팽개치고 피해기업에 희망고문만 주고 있다”고 규탄했다. 이어 “대선 이후 교체될 임기 9개월짜리 시한부 자리라는 말까지 나도는 것은 애당초 비정상적”이라며 “제발 짧은 기간이라도 제대로 된 원장을 선임해 금융소비자 피해 해결을 이어가길 바란다”고 성토했다.

이의환 전국 사모펀드 사기피해공동대책위원회 집행위원장 역시 “‘금융 검찰’로 불리는 금감원장의 장기간 부재로 행정기능이 약화된 분위기”라며 “정부는 하루라도 빨리 차기 인사를 단행해 금융감독이 제 기능을 찾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유수정 기자 / crystal@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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