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테크 향한 카드업계 시선…협업은 ‘환영’ 동업엔 ‘난색’

시간 입력 2021-07-21 07:00:09 시간 수정 2021-07-20 18:5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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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LCC부터 기술 교류까지…협업 범위 넓히는 카드업계
“전금법 개정으로 역차별 발생”…빅테크 종속 우려도 커져

국내 카드사들이 편의성에 중점을 둔 금융 서비스를 내세워 MZ세대 공략에 한창이다. 하지만 경쟁자로 급부상한 빅테크·핀테크와 협업해 채널 확장도 꾀하면서도 전자금융거래법 개정과 대환대출 플랫폼 구축 등에는 난색을 표하고 있다. 자칫하다 네이버·카카오 등 빅테크에 종속될 수도 있다는 우려가 증가한 상황에서 카드업계가 제 밥그릇 챙기기에 급급하다는 목소리를 잠재울 수 있을지 주목된다.

◇PLCC부터 기술 교류까지…협업 범위 넓히는 카드업계

2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카드는 지난달 카카오페이와 손잡고 PLCC(Private Label Credit Card, 상업자 표시 신용카드) ‘카카오페이신용카드’를 선보였다. 이 신용카드는 다양한 온라인 가맹점에서 현금처럼 사용 가능한 카카오페이포인트 적립 혜택을 제공한다.

삼성카드는 지난해 1월 카드업계 최초로 카카오페이와 앱 결제를 연동하고 카드 디자인 개발과 프로모션 기획 등 결제편의 향상을 위한 협업을 이어왔다. 그 결과 선물하기, 택시, 멜론, 웹툰 등 카카오의 주요 서비스뿐만 아니라, 60만개에 달하는 온·오프라인 가맹점으로까지 결제 범위를 넓힐 수 있게 됐다.

PLCC 분야 선두주자인 현대카드는 지난 2월 네이버와 함께 ‘네이버플러스 멤버십’ 특화 PLCC 개발에 나섰다. 네이버플러스 멤버십은 월 3900원의 이용료를 지불하면 네이버페이 결제 시 5% 적립 혜택을 제공하는 구독형 서비스다. 현대카드는 네이버와의 협업으로 자사가 보유한 인공지능(AI) 기반 데이터 사이언스 기술력을 한층 더 강화하고, 다양한 영역에서 강력한 시너지 효과를 창출한다는 계획이다.

중소형 카드사는 핀테크와 손잡았다. 롯데카드는 지난 3월 개인자산관리플랫폼 뱅크샐러드와 협업해 ‘빨대카드’를 출시한 데 이어, 6월에는 생활금융플랫폼 핀크와 함께 ‘새로고침 카드’를 선보였다. 이를 통해 핀테크 서비스 주 사용 고객층인 MZ세대 공략을 가속화한다는 방침이다.

BC카드는 지난 3월 인공지능(AI) 기반 간편투자 플랫폼 ‘핀트(Fint)’ 운영사인 디셈버앤컴퍼니자산운용에 99억원 규모 투자를 결정했다. 핀트는 2019년 4월 출시 이후 2년여 만에 회원 수 40만명, 누적 투자일임 계좌 수 9만5000여좌를 기록했다. BC카드는 핀트와 단순 투자 관계를 넘어 양사간 시너지를 확대할 수 있는 협업 분야를 발굴하겠다는 계획이다.

대환대출 인프라 플랫폼 개념도. <자료 제공=금융위원회>

◇“전금법 개정으로 역차별 발생”…빅테크 종속 우려도 커져

다만 카드사들은 빅테크·핀테크와 협업을 활발히 이어가면서도 이들이 고유 사업 영역에 뛰어드는 데에는 난색을 보이고 있다. 전자금융거래법(전금법) 개정안이 대표 사례다.

전금법은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이뤄지는 금융거래를 규율하는 거래법이자 전자금융업의 영위와 감독에 대한 사업법이다. 2006년 제정 이후 새로운 전자금융거래 수단과 서비스가 출몰하면서 현실과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이에 따라 지난해부터 윤관석 국회 정무위원장 주도로 개정 작업이 진행 중이다.

전금법 개정안의 핵심은 ‘종합지급결제사업자’ 지위를 빅테크에 부여하느냐다. 네이버와 카카오 등 빅테크가 종합지급결제권을 확보한다면 자체 계좌를 통해 자금을 이체·결제할 수 있게 된다.

또 개정안은 카드사들의 신용공여와 비슷한 개념인 '후불결제'를 대금결제업자에게 허용한다는 내용도 담았다. 이에 따라 개정안 통과 이후 빅테크-금융권의 ‘기울어진 운동장’ 현상은 가속화할 것이라고 금융권은 우려한다.

간편결제시장에서의 빅테크 위상이 날로 높아지면서 이 같은 우려는 더욱 커진 상황이다. 지난해 간편결제 서비스 이용실적 가운데 카카오페이와 네이버파이낸셜 등 전자금융업자의 이용액은 2052억원으로 전년(1199억원)보다 71.2% 증가한 반면, 같은 기간 금융사의 이용액은 1369억원으로 27.5% 늘어나는 데 그쳤다.

카드사들은 최근 금융당국의 대환대출 플랫폼 구축 계획에도 이견을 표했다. 금융위원회는 금융사와 핀테크의 플랫폼을 연결해 금융소비자들이 비대면으로 대환대출할 수 있는 인프라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놓고 카드사들은 카드론의 중도상환수수료가 없어 대환이 잦아질 경우 핀테크에 내야 하는 수수료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입장이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종합지급결제사업자 지위와 후불결제 기능을 핀테크에 개방하는 것은 ‘동일 기능 동일 규제’ 원칙에 어긋난다”고 지적했다. 또 “금융소비자 편의 개선이라는 금융당국의 대환대출 플랫폼 구축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서비스 출범 후 자칫 빅테크에 종속될 수 있다는 점에서 심도 깊은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기율 기자 / hkps099@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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