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채찍질에 '롯데온' 달라졌다

시간 입력 2021-07-23 07:00:01 시간 수정 2021-07-22 18:0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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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롯데온 매출 전년比 72.2% 증가
4월 '새로고침' 이후 체질개선 효과
조만간 이커머스 사업부 조직개편

▲ⓒ1일 하반기 VCM(Value Creation Meeting)에서 신동빈 회장은 "새로운 미래는 과거의 연장선상에 있지 않다"며 미래 관점의 투자와 과감한 혁신을 주문했다. <사진제공=롯데지주>

지난 4월 출시 1년을 맞은 롯데온은 '새로고침'을 눌렀다. 시스템 오류와 유통 사업 전반에 걸쳐 진행 중인 O4O 대응에도 미숙했단 평가가 나온 데 따른 것이다.

"생존에만 급급하지 말라" 신동빈 회장의 쓴소리에 '절치부심' 한 롯데온은 트래픽이 이전 보다 눈에 띄게 늘어 새로고침 효과가 가시화됐다.

23일 롯데쇼핑에 따르면 이달(1일~20일) 롯데온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72.2% 늘었다.

가공식품(199.3%), 냉장·냉동·간편식(280.0%) 등 재택이 늘면서 식품 판매가 두드러졌고, 남성의류(466.0%), 여성의류(198.5%) 등 작년 나들이 고객 감소로 부진했던 의류 카테고리도 매출이 급증했다.

지난 4월 롯데온은 전반적으로 서비스를 개선했다. 상품을 보다 쉽게 찾을 수 있도록 필터 기능을 강화하고, 선물하기 기능도 이전 보다 편해졌다. 고객 불만이 있었던 배송 도착 예정일 안내 서비스도 새로 추가했다.

▲ⓒ<자료제공=롯데쇼핑>

작년 4월 기존 롯데 유통사업부 온라인몰을 통합한 롯데온을 내놓은 이후 불안정한 시스템으로 출시 초반 고객 잡기에 실패했다. 이커머스사업부가 만들어지고 전략 로드맵 가운데 핵심이 롯데온인데, 급하게 플랫폼을 출시하면서 시행착오가 더 컸다. 출시 첫해 거래액이 한자릿수에 머무르면서 내부에서 쓴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다른 사업이라면 반응이 좋지 않으면 접으면 될텐데 이커머스는 얘기가 완전히 다르다"며 "이커머스를 접는 순간 시장에서 도태되는 것이기 때문에 롯데도 맘이 급하다"고 말했다.

신동빈 회장도 "우리의 잠재력을 시장에서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며 올 초부터 사장단에 도전을 주문해왔다. 과거에 머무르지 말고 변화에 발 빠르게 대응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나영호 대표가 새 사령탑을 맡은 이후 롯데온은 거의 매달 대규모 할인 행사를 이어가며 대대적인 마케팅에 나섰다. 셀러 모집을 위한 '판매수수료 0%' 혜택도 한시적으로 주고 있다. 적자폭 만회가 아닌 공격적으로 확연한 태세 전환에 나선 모양새다.

▲ⓒ<사진제공=롯데쇼핑>

4월 새로고침 행사에선 트래픽이 많을 때는 8배까지 올라 하반기까지 이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다는 게 롯데 측의 설명이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1주년 행사 이후 지금까지도 매출이 꾸준히 늘고 있다"며 "신규 고객도 일정 수준으로 유입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진협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기저가 낮아진 상황에서 최근 롯데온의 트래픽이 증가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성장률의 반전이 2분기 실적으로 나타난다면, 추가적인 주가 모멘텀이 될 수 있다"고 관측했다.

현재 조직개편도 진행 중이다. 백화점, 마트 등 사업부별로 흩어져 있던 이커머스 관련 조직을 모으고 있는 것. 이는 유통BU 방향성인 'O4O' 전략과도 관련됐다. 온·오프라인간 시너지를 위한 인력 통합이 불가피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 관계자는 "기존에는 이커머스 사업부 조직만 롯데온에 매진했다면 각 사업부의 경쟁력을 한데 롯데온으로 모으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온·오프라인 시너지를 내려면 백업 조직부터 재정비가 불가피했고, 강희태 부회장이 신경을 많이 쓰고 있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수정 기자 / ksj0215@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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