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홍 JB금융 회장의 ‘강소금융’ 전략, 신용등급 상승 이끌까

시간 입력 2021-08-01 07:00:01 시간 수정 2021-07-30 21:0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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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디스, 전북·광주銀 신용등급 전망 '긍정적' 상향
외형 성장에서 질적 성장으로…여신 조절능력 '눈길'

김기홍 JB금융그룹 회장. <사진 제공=JB금융그룹>

미국의 투자자문 신용평가회사 무디스가 JB금융그룹의 주력 계열사인 광주은행과 전북은행의 신용등급 전망을 ‘긍정적’으로 상향했다. 무디스는 이들 은행이 외형 성장에서 질적 성장으로 선회한 점을 높게 평가했다.

무디스는 대내외적 경영 환경에 따라 두 은행의 신용등급 전망을 다시 ‘안정적’으로 조정할 수 있다고 부연했으나, 두 은행이 올해 상반기 역대급 실적을 기록하며 이 같은 가능성은 희박할 것으로 전망된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무디스는 지난달 12일 광주·전북은행의 신용등급을 기존 ‘안정적’에서 ‘긍정적’으로 상향 평가했다.

무디스는 신용등급 재확인 근거로 △은행의 리스크 관리 강화로 인한 안정적인 자산건전성 △충분한 자본적정성 △효율적인 여신 포트폴리오로 인한 우수하고 안정적인 수익성 △수신 부문의 안정적인 자금조달과 유동성 △지역경제에서 차지하는 중요성에 따른 높은 정부 지원 가능성 등을 꼽았다.

무디스는 “이들 은행이 최근 수년간 보다 엄격한 리스크 관리와 여신 포트폴리오 재조정(rebalancing, 리밸런싱)을 골자로 하는 JB금융지주의 최근 전략을 이행한 결과 안정적인 자산건전성 및 자본적정성 개선을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김기홍 JB금융 회장은 지속가능한 수익 기반을 마련해 수익성을 높이는 ‘강소 금융그룹’ 경영을 이어가고 있다. 그는 2018년 회장으로 내정된 직후 기자간담회에서 “지금까지 양적성장이 이뤄졌다면 이제는 내실을 다질 때”라고 강조했다.

또 그는 “우리 금융산업의 역사를 보면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해 시장 대응력을 높이기 위해 ‘메가뱅크’를 선호했었지만, 은행이 대형화한다고 과연 소기의 성과를 따져봐야할 것들이 많다”고 지적한 바 있다.

무디스는 두 은행이 과거 공격적인 성장전략에서 효율적인 자본 운용 위주 전략으로 전환해 안정적인 자본적정성을 유지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2018년 이전까지 전북은행과 광주은행은 사업지역 탈피에 초점을 맞춘 외형 성장 전략을 구사했다. 그러나 2018년 이후 지금까지 여신 포트폴리오를 재조정하고 축소해 자산건전성 관리와 질적 성장을 꾀하고 있다.

무디스에 따르면 2015년부터 2017년까지 연평균 11.4%이던 전북은행의 원화 대출 성장률은 2018년부터 2020년에는 평균 2.2%까지 낮아졌다. 광주은행의 경우 연평균 원화 대출 성장률이 2015~2017년 16.1%에서 2018~2020년 2.7%로 하락했다.

내부능력 창출 능력이 향상된 점도 두 은행의 자본적정성 개선에 기여했다는 평가다. 전북은행의 위험가중자산 대비 유형보통주자본 비율(TCE 비율)은 2017년말 9.9%에서 올해 3월말 12.0%로 2.1%포인트 개선됐다. 같은 기간 광주은행의 경우 3.8%포인트 개선된 16.5%로 나타났다.

무디스는 전북은행과 광주은행의 독자신용도(BCA)가 상향될 경우 이들 은행의 신용등급이 상향조정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자산 리스크 확대로 총여신 대비 문제성 여신 비율이 150bp(1bp=0.01%포인트) 이상 상승하거나 △민간부문 여신의 급속한 성장과 가계 자산구조 악화로 인한 한국 신용여건의 악화 △대규모 대손비용 발생 또는 급격한 여신 성장으로 인한 명목 레버리지의 급증 △정부의 지원체계를 약화시키는 규제 변화 등이 있을 경우 다시 ‘안정적’으로 조정될 수 있다고 부연했다.

그러나 두 은행이 올해 상반기 역대급 호실적을 기록하면서 신용등급 하락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전망된다. 전북은행은 지난해 동기보다 32.6% 증가한 775억원, 광주은행은 20.9% 늘어난 1037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달성했다.

전북은행과 광주은행은 올해 상반기에도 여신 조정 전략을 이어갔다. 전북은행의 상반기 말 기준 원화대출금 잔액은 14조3000억원으로 지난해 말(14조6000억원)보다 2.05% 감소했다. 같은 기간 광주은행의 원화대출금 잔액은 20조5000억원으로 3.01% 늘어나는 데 그쳤다.

대출자산 조정에도 불구하고 수익성은 개선된 모습을 보였다. 전북은행의 상반기 말 기준 순이자마진(NIM)은 2.61%로 전분기보다 지난해 말(2.37%)보다 0.24%포인트 개선됐다. 같은 기간 광주은행 역시 0.14%포인트 개선된 2.30%의 순이자마진을 기록했다. 예대 리프라이싱(repriceing, 재산정) 효과와 포트폴리오 조정 덕분이라는 게 JB금융 측 설명이다.

김기홍 회장은 지난달 27일 2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JB금융그룹이 높은 NIM을 바탕으로 최고 수준의 수익성을 나타내는 것은 내실경영 노력의 결과라고 할 수 있다”며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어 가급적 보수적 관점에서 리스크를 관리하도록 계속 강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전체적으로 대출량은 크게 늘지 않았으나, 수익 마진이 큰 핵심사업의 자산은 많이 증가했고, 상대적으로 수익이 적은 상품은 마이너스 성장을 했다”며 “같은 자산 내에서 저수익에서 고수익으로 시프트(이동)하는 작업을 중점적으로 추진했다”고 강조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기율 기자 / hkps099@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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