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책’ IBK기업은행, 비은행 성장 업고 ‘종합금융’ 발돋움 시동

시간 입력 2021-07-30 07:00:10 시간 수정 2021-07-29 18:0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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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책은행 한계 ‘자회사 시너지’로 극복…지주사 전환은 ‘시기상조’

IBK기업은행 자회사 순익 현황 <자료=IBK기업은행>

‘순익 1조 클럽’에 입성한 IBK기업은행이 종합금융으로의 발돋움에 시동을 걸고 있다. 주요 금융지주사와 견줘도 손색없는 성과를 낸 만큼 자회사와의 시너지 창출을 가속화해 추가적인 성장을 이루겠다는 전략에서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IBK기업은행은 올 상반기 1조2143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리며 반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기업은행의 성장은 수출경기 회복 등 코로나 리스크에서 벗어나며 주 고객사인 수출 기업들의 실적정상화와 함께 증권, 캐피탈, 보험 등 비은행 자회사 실적 호조가 지속됐기 때문이다. 특히 캐피탈은 유가증권 관련 이익 증가에 힘입어 전분기 대비 126.6%나 증가하며 전체 실적 개선을 견인했다. 이밖에 증권, 보험 등도 채권시장 호조로 양호한 실적을 지속했다는 분석이다.

기업은행은 국책은행 특성상 기민한 경영활동에 제약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때문에 더딘 NIM개선 속도, 중상공인 지원 등 정부 정책수행 부담, 이에 따른 건전성 악화라는 3중고에 노출돼 있다.

이를 만회할 기회요인이 비은행 자회사의 성장이다. 기업은행이 보유한 일반 자회사에서 발생한 올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총 2298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1266억원 대비 81.5% 증가했다. 캐피탈, 증권 등 비은행 부문은 국책은행 업무 수행에 있어 비교적 자유롭다는 점에서 이들의 실적 개선은 기업은행 자체 도약 비결이 될 수 있다.

이번 실적 발표에서 캐피탈, 증권 등 비은행 자회사들의 실적이 좋아지면서 비이자이익도 2130억원으로 전분기보다 950억원이나 증가한 점은 종합금융그룹 도약을 꿈꾸는 기업은행의 내실화를 증명하고 있다는 평가다.

그럼에도 정부 소유기업이라는 한계를 벗어나야 한다는 고민이 있다. 타금융지주처럼 주주친화 정책을 펼치지 못한다는 점은 기업성장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구경회 SK증권 연구원은 "실적은 양호하나 실적 발표회에서 회사 측은 배당, 주주환원에 대한 질문에 명확한 계획을 답변하지 못했다. 정부 소유 기업이라는 점을 감안해도 소액주주들을 위한 장기적인 배당 계획이 필요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올 하반기 역시 지난해 말 진행한 자회사 출자 효과가 본격적으로 반영된 만큼 양호한 실적이 이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앞서 기업은행은 지난해 12월 캐피탈과 연금보험에 각각 1000억원과 1500억원, 올 1월 투자증권에 2000억원 등 총 4500억원을 자회사에 출자했다.

기업은행은 현재의 성장세를 이어나가는 전략으로 은행과 자회사 간의 시너지를 높이는 데 중점을 둔다는 방침이다. 자회사별 강점을 활용해 고객에게 ‘One-IBK 종합금융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IBK가 추진 중인 혁신금융의 실행력을 높이겠다는 전략을 구상 중이다.

하반기 진행 중인 자회사 출자 역시 추가 진행 여부를 면밀하게 검토하고, 외부전문가 영입을 확대해 비은행 자회사의 전문성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또 지주회사 전환과 관련해서는 충분한 논의가 진행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지주회사는 자회사와의 시너지를 높일 수 있고 고객에게 다양한 금융지원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지만 섣부른 전환은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는 만큼 신중을 기한다는 입장이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우선은 IBK금융그룹 차원에서 자회사와의 시너지를 높이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며 “지주회사 전환 문제는 좀 더 시간을 가지고 검토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유수정 기자 / crystal@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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