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탓 급락한 주가 살려라’…금융사 수장 절반, ‘자사주 매입’ 돌입

시간 입력 2021-08-10 07:00:06 시간 수정 2021-08-10 11:3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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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장 금융사 49%, ‘코로나19’ 이후 대표이사 자사주 매입 단행
매입 주식 수 톱5 중 3명 오너 일가…평가차익 톱3도 모두 차지
보험사 평균 수익률 115%, 금융권 중 가장 높아…강성수 한화손보 대표 269.5%로 1위

<자료=CEO스코어>
<자료=CEO스코어>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금융권 주가가 요동친 가운데 상장 금융사 2곳 중 1곳의 대표이사가 자사주 매입을 진행했다. 특히 전문경영인에 비해 오너 일가가 대표이사로 재직 중인 기업의 자사주 매입 활동이 더 활발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기업평가사이트 CEO스코어가 47개 상장 금융사를 대상으로 지난해 1월부터 올 7월 30일까지 대표이사 자사주 매입 현황을 조사한 결과, 총 23개 기업의 전‧현직 대표이사 27명이 자사주를 매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세부적으로 △증권사 8곳 △금융지주 7곳 △보험사 6곳 △종합금융사 1곳 △여신금융 1곳 등 총 5개 업권의 23개 기업에서 대표이사의 자사주 매입이 진행됐다.

KTB투자증권과 신영증권, 교보증권, 현대해상 4곳은 조사 기간 대표이사가 변경되거나 각자 대표체제로 전환돼 각각 2명의 대표이사가 조사대상에 포함됐다. 조사 대상 27명의 대표이사 중 오너일가는 3명, 전문경영인은 24명이었다.

이들 대표이사가 해당 기간 매입한 자사주는 총 197만7531주로 평가 차익은 221억5795만2378원에 달한다.

주식 수 기준 가장 많은 자사주를 매입한 대표이사는 총 100만주를 사들인 이병철 KTB투자증권 대표다. 이어 김남구 한국금융지주 대표가 26만3000주, 김지완 BNK금융지주 대표가 11만5000주를 매입해 각각 2, 3위에 올랐다.

김종득 우리종금 대표와 원종석 신영증권 대표는 각각 8만5000주, 7만6654주를 매입해 4위와 5위를 기록했다.

특히 매입 주식 수 상위 5위권 중 3명이 오너 일가로 집계되며 전문 경영인 수장에 비해 자사주 매입이 활발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남구 한국금융지주 대표와 원종석 신영증권 대표는 ‘오너 2세’ 경영진이다. 이병철 KTB투자증권 대표의 경우 25.03%의 지분율을 보유한 최대주주로 지배구조상 오너다.

이들 오너 일가 3명은 평가차익 기준으로도 ‘톱3’에 올랐다.

김남구 회장이 코로나19 이후 매수한 주식의 가치는 7월 30일 기준 총 252억2170만원이다. 85억7975만원 수준이었던 매입 당시와 비교하면 166억4195만원의 평가차익을 기록해 금융사 대표이사 중 가장 높았다.

2위와 3위에는 각각 20억4400만원과 13억1156만원의 평가차익을 기록한 이병철 대표와 원종석 대표가 이름을 올렸다.

<자료=CEO스코어>
<자료=CEO스코어>

다만 이들의 평균 수익률은 전문경영인에 비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 기간 내 오너 일가 3명의 평균 수익률은 47.9% 수준이었다. 반면 전문경영인 24명의 평균 수익률은 103.8%다. 대표이사 27명의 전체 평균 수익률은 87.4%였다.

업권별로는 보험사가 평균 115%로 가장 높은 평가 수익률을 올렸다. 코로나19로 반사이익을 누린 덕에 주가가 상승한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뒤이어 △종합금융회사 94.5% △증권사 74.4% △금융지주 73% △여신 22.2% 등으로 나타났다.

평가 수익률 기준 1위는 6만2284주를 매입한 강성수 한화손해보험 대표다. 매입 당시 주식 가치는 1억1669만원, 7월 30일 기준 가치는 2억8806만원으로 평균 수익률은 269.5%다.

2위와 3위는 최석종 KTB투자증권 전 대표(현 부회장)와 뤄젠룽 동양생명 대표로 각각 268.1%, 209.0%의 평균 수익률을 기록했다. 평가차익은 각각 3억7106만원과 2903만원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경영진의 자사주 매입은 기업가치와 주주가치 제고 의지를 시장에 표명할 수 있는 대표적인 경영전략 중 하나”라며 “코로나19로 불확실한 경영환경 속에서도 수익률과 무관하게 지속적으로 매입이 진행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유수정 기자 / crystal@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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