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금융계열사 한 데 모인다…비금융 소유 ‘저축은행’ 향방은

시간 입력 2021-09-01 07:00:03 시간 수정 2021-08-31 17:3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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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자산운용, 한화투자증권 지분 26.46% 인수
한화생명→한화자산운용→한화투자증권 지배구조 강화
"저축은행 사업지역 한정돼 있어…지분 정리 논의 안 해"

한화그룹 금융계열사 지배구조. <자료=금융감독원>

한화그룹이 한화생명을 최상단으로 한 금융계열사 지배구조 개편에 방점을 찍었다. 그룹 비금융계열사가 보유한 한화투자증권 지분 전량을 한화생명의 자회사인 한화자산운용에게 몰아준 것이다. 특히 한화그룹 금융계열사들이 상호 간의 시너지 창출에 집중하는 가운데, 한화건설이 최대주주로 있는 한화저축은행의 지배구조도 재편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화자산운용은 지난달 25일 한화그룹 비금융계열사가 보유한 한화투자증권 지분 26.46%를 약 3201억원에 인수했다. 이 주식은 시장에 미치는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시간외 대량매매 방식으로 거래됐다.

인수 이전 한화투자증권의 최대주주는 19.63%의 지분을 보유한 한화자산운용이었지만, 한화글로벌에셋(12.46%), 한화호텔앤드리조트(8.72%),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5.28%) 등 비금융계열사의 지분도 상당한 수준이었다.

이번 인수로 한화자산운용이 보유한 한화투자증권 지분은 46.08%로 커졌다. 이로써 한화생명→한화자산운용→한화투자증권으로 이어지는 지배구조가 강화돼 급변하는 경영 환경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신속한 의사결정 구조를 확보할 수 있게 됐다.

한화자산운용 관계자는 “현재 운용자산과 자기자본의 대형화, 비즈니스 영역의 글로벌화, 플랫폼 투자와 디지털 생태계 구축 등 디지털 영향력 확대의 3단계 성장전략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결정으로 미래성장동력으로서의 디지털 역량 강화와 핀테크·빅테크 기업의 확장성을 활용해 저비용으로 고품질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됐다”고 덧붙였다.

한화그룹은 2019년부터 각 계열사가 서로 보유한 지분을 금융과 비금융으로 분리하는 작업을 진행했다. 금융당국이 금융사를 보유한 대기업에 통합감독 규준을 적용하고 경영 실태를 직접 감독하겠다고 나서면서다.

계열사 분리와 함께 금융계열사의 시너지 창출에도 주력했다. 한화생명을 비롯해 한화자산운용, 한화투자증권, 한화손해보험, 한화저축은행 등 한화그룹 금융계열사들은 2017년 출범한 공동 브랜드 ‘라이프플러스(Lifeplus)’를 통해 마케팅부터 상품 개발까지 활발한 협업을 이어오고 있다.

한화그룹 비금융계열사들이 한화투자증권에 대한 지분을 정리하면서 마지막 퍼즐조각 격인 한화저축은행에 금융권 관심이 쏠린다.

현재 한화생명의 지배력이 미치지 못하는 금융계열사는 한화저축은행이 유일하다. 한화저축은행의 지분은 한화건설(38.14%), 한화글로벌에셋(36.05%), 한화호텔앤리조트(16.16%), 한화테크엠(9.65%) 등이 보유하고 있다.

특히 최근 한화그룹이 홍정표 한화생명 전략부문 부사장을 한화생명저축은행 대표이사로 선임하면서 이 같은 관측에 더욱 힘이 실린다. 홍 대표이사 내정자는 그룹 금융사업 전반에 대한 이해도가 높고, 디지털 금융에 대한 전문성과 사업 연계에 대한 강점을 보유한 전문가로 꼽힌다.

다만 한화그룹은 한화저축은행의 그룹 내 영향력이 크지 않다는 점에서 본격적인 지배구조 개편 논의는 시기상조라는 반응이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저축은행은 사업지역이 한정돼 있고, 시너지 창출 효과도 아직 미비하다고 판단해 지배구조 개편을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기율 기자 / hkps099@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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