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순위채 발행만 2조원 넘어…IFRS17·K-ICS 대비 차원

보험사들이 자본확충을 서두르고 있다. 오는 2023년 도입 예정인 새 국제회계기준(IFRS17)과 신지급여력제도(K-ICS)에 대응하기 위한 차원이다. 특히 한국은행이 올해 기준금리 추가 인상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면서, 자본확충을 위한 보험사들의 움직임은 한층 분주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10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보험사들은 오는 2023년 IFRS17과 K-ICS 시행을 앞두고 있다.
IFRS17은 보험사의 부채를 원가가 아닌 시가로 평가한다. 계약 시점이 아닌 결산 기간의 시장금리를 반영해 부채를 계산하기 때문에 보험사는 더 많은 자본을 쌓아야 한다. 기존 지급여력제도를 대체할 K-ICS 역시 가용자본과 요구자본을 시가로 평가한다.
이태기 금융감독원 보험리스크총괄팀장은 “현행 RBC제도의 경우 경제적·계리적 가정 변화에 따른 자본변동성을 적절히 측정하지 못한다”며 “또 자산·부채 평가가 일관되지 않아 건전성 착시효과로 실질에 부합하는 리스크관리 유인도 부족하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리스크 측정 방식이 더욱 정교해짐에 따라, 보험사들의 자본확충 움직임은 올해 들어 더욱 활발해졌다. 올해 보험사들의 자본확충 규모는 이미 2조원 이상으로 지난해 1조원 수준을 넘어섰다.
보험사들은 후순위채 발행만으로 2조원 이상의 자본을 확충했다. DB손보가 4990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KB손보(3790억원), 현대해상(3500억원), 미래에셋생명(3000억원), 메리츠화재(2100억원), KB생명(2000억원), .NH농협손보(1000억원), DGB생명(500억원) 등도 후순위채 발행에 동참했다.
최근 한은이 기준금리를 인상한 데 이어, 향후 추가 인상까지 시사하면서 보험사들은 최대한 낮은 금리로 채권을 발행하려는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또 저금리 시대를 맞아 만기보유증권을 매도가능증권으로 재분류해 RBC비율을 높인 보험사들은 발등에 불이 떨어진 상황이다.
이에 보험사들은 하반기에도 자본확충을 위한 다양한 노력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교보생명은 이날 4700억원 규모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한다. 푸본현대생명은 지난 4월 545억원 규모의 후순위채를 발행한 데 이어, 오는 14일 950억원 규모의 10년 만기 후순위채를 발행할 예정이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오는 2023년 도입될 K-ICS 등 자본규제에 선제적으로 대비하기 위해 신종증권발행을 추진했다”며 “안정적인 자본 적정성 관리는 물론, 금융환경 변화 등 여러 가지 리스크 요인에 대비하고 조달한 자금을 활용해 본업 경쟁력도 강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보험사들은 주식과 부동산 처분에도 나섰다. K-ICS 도입으로 주식과 부동산의 리스크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면서다. 보험업계에 따르면 현재 12~16% 수준의 주식 위험계수는 K-ICS 도입 후 48%까지 상승한다. 부동산자산 위험계수는 현재 업무용 6%, 투자용 9% 수준에서 최대 25%까지 오른다.
동양생명은 지난 7월 우리금융지주 보유 지분 전량(2704만주)을 매각했다. 한화생명은 최근 공개입찰을 통해 서울 신설동 사옥 매각에 나섰고, 하나손보 역시 서울 인의동 본사 사옥에 대한 매각 절차에 돌입했다. 앞서 롯데손보는 올해 초 서울 남창동 본사 사옥을 2200억원에 매각한 뒤 재임대했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IFRS17과 K-ICS 도입을 앞두고 재무건전성 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해졌다”며 “향후 보험업황과 금리 등에 따라 보험사들의 자본확충 방안은 다양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기율 기자 / hkps099@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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