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태승 우리금융 회장, 비은행 강화 숙원 풀까…완전민영화 ‘속도’

입력 2021-10-19 07:00:04 수정 2021-10-19 11:2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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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보 잔여지분 매각 '흥행'…투자자 18곳 LOI 제출
완전민영화로 비은행 계열사 M&A 행보 빨라질 전망

예금보험공사의 우리금융지주 잔여지분 매각 작업이 초반 흥행 돌풍을 일으키면서, 우리금융의 완전민영화 작업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이에 따라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의 숙원인 비은행 부문 강화 역시 탄력을 받게 됐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 산하 공적자금관리위원회는 예보가 보유한 우리금융 지분 15.13% 중 최대 10%를 매각하기로 하고 매각 입찰을 진행 중이다.

구체적인 숏리스트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KT와 호반건설, 이베스트투자증권 등 18곳의 투자자가 투자의향서(LOI)를 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투자자들은 LOI에 매각 물량의 4.8~6.3배에 달하는 인수희망 물량을 적어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예보가 ‘사외이사 추천권’을 인센티브로 제공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이번 매각에서 4% 이상의 지분을 신규 취득하는 투자자들은 사외이사 추천권을 확보할 수 있게 된다. 앞서 2016년 지분 매각 당시 한화생명과 키움증권, 한국투자증권, IMM PE 등 과점주주들은 해당 인센티브를 통해 우리금융 경영에 참여해 왔다.

우리금융은 올해 상반기 지주 전환 이후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그러나 상반기 당기순이익(1조4197억원) 가운데 은행이 차지하는 비율은 90%(1조2793억원)로, 비은행 계열사의 순익 기여도는 10%에 불과하다. 그룹 총자산 구성비에서 은행이 차지하는 비율 역시 82%로 높은 수준을 보였다.

손 회장은 올해 신년메시지를 통해 보험과 증권 등 비은행 부문의 적극적인 M&A를 예고했다. 그러나 아직 뚜렷한 M&A 계획은 나오지 않은 상황이다. 마땅한 매물이 없다는 이유도 있지만, 의사결정 과정에서 정부의 입김이 거셌다는 점도 한 몫 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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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매각으로 예보가 우리금융 최대주주 지위에서 내려오면 우리금융은 사실상 완전민영화를 달성하게 된다. 2001년 공적자금이 투입된 지 20년 만이다. 종합금융그룹으로서의 경쟁력을 높이고자 비은행 부문 인수합병(M&A)를 추진하던 우리금융의 운신 폭이 그만큼 넓어진다는 뜻이다.

완전민영화를 위한 우리금융 차원의 노력도 지속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손 회장은 지난 9월 9일 예보의 우리금융 잔여지분 매각 공고가 나온 직후 자사주 5000주를 장내 매입했다. 이에 따라 손 회장은 총 9만8127주의 자사주를 보유하게 됐다. 그는 지난 8월에도 자사주 5000주를 장내 매입한 바 있다. 예보의 공적자금 회수 적정주가까지 주가를 끌어올리기 위한 조치다.

손 회장은 비은행 시너지 창출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우리금융은 최근 우리자산신탁과 우리금융캐피탈, 우리금융저축은행 등 3개 자회사를 우리은행 선릉금융센터가 있는 역삼동 소재 삼정빌딩으로 통합 이전했다. 물리적 통합뿐만 아니라, 소비자금융과 부동산투자, 프로젝트파이낸싱(PF), 담보신탁 분야에서 협업해 그룹 가치를 극대화한다는 방침이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예보가 보유중인 우리금융 지분 10%를 매각하기로 공고하면서 완전민영화 초읽기에 들어갔다”며 “향후 탄탄한 실적과 성공적 민영화의 탄력을 바탕으로 M&A나 증자 등을 통해 그룹 내 비은행부문 강화에 적극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계열사 인수를 위한 자본여력은 충분하다는 평가다. 우리금융이 이중레버리지비율은 지난 6월 말 기준 101.33%로 110~120%대를 기록한 다른 금융지주보다 낮은 수준이다. 이중레버리지비율은 자회사 출자 여력을 가늠할 수 있는 지표로, 낮을수록 더 여유가 있는 것으로 여겨진다.

여기에 내부등급법 도입이 마무리되면 자회사 인수 여력은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내부등급법은 위험가중자산 산출 시 은행이 자체적으로 구축한 모형을 활용하는 것을 뜻한다. 증권가는 내부등급법 도입 이후 우리금융의 보통주자본(CET1)비율이 120bp가량 상승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김현기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예보의 지분 매각이 원활이 진행된다면 최대주주 변경을 통해 경영 자율성이 확대될 것”이라며 “우리금융의 자본비율 상승은 비은행 M&A 여력 증가로 이어져 추후 증권사 등 비은행 계열사 확대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기율 기자 / hkps099@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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