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VC 만든 이랜드, 10개월 예열 끝나나…"유통·패션 시너지 낼 곳 투자"

입력 2021-10-25 07:00:06 수정 2021-10-25 09:1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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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지켜보는 중"…이윤주 CFO로 사령탑 교체도
단기간 코로나 그늘 벗어나…벤처 투자 청신호

이랜드그룹의 기업주도형 벤처캐피탈(CVC) 이랜드벤처스의 '예열 모드'가 길어지고 있다. 주요 계열사의 투자 DNA를 십분 활용해 유통·패션 등 사업과 시너지를 낼 만한 스타트업을 모색하려 했으나, 10개월째 투자 실적은 전무했다. 

2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 1월 만들어진 CVC인 이랜드벤처스는 아직 이렇다 할 포트폴리오를 쌓지 못했다.

작년 말 공정거래위원회를 중심으로 스타트업 생태계 육성과 대기업의 투자 수요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됐다. 이는 법안 개정으로 이어져, '금산분리 원칙' 아래 불가능했던 일반 지주사의 CVC 설립이 가능해졌다.

법안과는 무관하지만, 일부 지주사 역할도 병행하는 이랜드월드가 이랜드벤처스에 30억원을 출자해 설립했다.

투자를 전담해줄 조직의 필요성을 인지하고 있던 상황이라 이랜드도 발 빠르게 움직였다. 그러나 10개월째 결과물을 만들어내지 못하고 있다. 이랜드그룹 측은 "서두르지 않고 차분히 시장을 스터디하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4개월 앞서 설립된 신세계그룹의 시그나이트파트너스는 현재까지 스타트업 15곳에 투자했다. 패션 플랫폼부터 리빙, 배달, 헬스케어 등 다방면으로 투자를 검토했다. 신세계, 신세계인터내셔널 등이 출자한 펀드 운용 규모도 1000억원을 돌파했다. 스타트업 육성 의지가 큰 만큼 의사결정 속도도 빨랐다.

이랜드벤처스는 중간에 경영진도 교체했기 때문에 재차 조직을 다듬는 시간도 필요했다. 설립 당시 대표이사는 우준호 이랜드월드 CFO였으나, 지난 6월 이윤주 CFO가 사령탑에 앉았다. 또 최현진 이랜드리테일 CFO가 사내이사로 선임됐다.

다른 CVC의 경우 벤처 생태계를 잘 아는 전문가를 영입하기도 하지만, 이랜드는 외부 인사도 고려하지 않는다.

이랜드벤처스는 이랜드월드와 이랜드리테일에서 스타트업 투자를 담당했던 임직원들이 모여 만들어졌다. 이랜드월드는 작년 레시피도 제공하고 식재료도 판매하는 '우리의식탁'을 운영하는 컬쳐히어로에 투자했다. 이랜드리테일은 지난해 근거리무선통신(NFC) 결제 솔루션 스타트업인 '올링크'에 이어 올 초 인플루언서 기반 마케팅 플랫폼 '태그바이'에 투자했다.

과도한 부채로 경영난을 겪은 이랜드그룹은 작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패션·외식·유통 등 주요 사업이 주춤했다. 단기간 그늘에서 벗어나기 위해 쇄신에 주력했다. 이랜드벤처스가 예열에 들어간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는 관측이다.

이랜드월드를 중심으로 이랜드리테일, 이랜드이츠 등 계열사 손익이 빠르게 개선되고 있는 것을 감안할 때 벤처 투자도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이랜드그룹은 3분기 말까지 영업이익이 200% 이상 개선됐다.  

이랜드그룹 관계자는 "시장 상황을 지켜보고 유통, 패션 등 사업영역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곳에 투자할 것"이라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수정 기자 / ksj0215@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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