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은행 연체율 0.14% 최저…신한·하나·우리·농협도 개선
코로나19 경기침체에도 이례적…잠재 부실 규모 더 클 수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등으로 대출이 늘었음에도 국내 은행권의 연체율은 낮은 수준을 이어가고 있다. 은행권의 관리 능력이 빛을 발했다는 평가도 있지만, 금융당국의 코로나19 금융지원 조치로 인한 ‘착시현상’이라는 우려도 동시에 나온다.
28일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국내 5대 은행의 올해 3분기 연체율은 사상 최저수준을 기록했다.
은행별로 보면 국민은행의 연체율은 0.14% 전분기와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 하나은행은 전분기보다 0.01%포인트 하락한 0.19%였다. 신한은행과 우리은행은 각각 0.02%포인트 하락한 0.23%, 0.21%로 나타났다. 농협은행은 0.22%로 0.01%포인트 내렸다.
연체율은 전체 대출액 가운데 1개월 이상 상환하지 못하고 있는 원리금의 비중을 뜻한다. 통상 경기가 침체할수록 수치도 높아지는 흐름을 보인다. 차주의 상환 능력이 그만큼 약해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코로나19 사태 장기화에도 불구하고 은행의 연체율은 개선된 모습을 보였다.
물론 전례 없는 악재에 은행권이 일제히 리스크 관리에 주력한 영향도 있다. 그러나 금융당국이 중기·소상공인의 부담을 낮추고자 시행한 코로나19 금융지원 조치가 강하게 작용하고 있다는 해석이 제기된다.
금융당국이 지난해 4월 시행한 대출원금 만기연장 및 이자상환 유예 조치는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지금까지 세 차례 연장을 거쳐 내년 3월 말까지 적용될 예정이다. 금융당국이 집계한 지난 7월 말 기준 은행권의 대출 만기연장 규모는 135조6000억원, 원금 상환유예는 9조8000억원, 이자 상환유예는 775억원 규모다.
이에 따라 금융당국의 코로나19 금융지원 조치가 종료되면 대손비용 확대, 연체율 상승 등으로 은행의 건전성 지표가 나빠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병윤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지난 2일 발표한 ‘국내은행 리스크 관리 강화 필요’ 보고서에서 “최근 국내은행의 대출 증가세가 실물경제 상황과 괴리를 보여 작은 시장 충격에도 부실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국내은행의 원화대출 증가율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연 10% 아래로 떨어졌고, 2016~2019년에는 5.5~6.2% 정도에 머물렀으나, 지난해 11.7%로 크게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또 2017년까지 국내은행 원화대출 증가율과 명목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유사하게 움직였으나, 2018년부터 대출 증가율은 상승하고 명목 GDP 증가율은 하락하면서 그 격차가 커졌다고 부연했다.
이 선임연구위원은 “실물경기 침체에도 자산 가격이 상승하자 자산을 매입하려는 대출 수요가 늘어나는 데다, 기업들의 경우 매출 부진이 이어지자 대출로 필수 비용을 충당하려는 수요도 이어졌기 때문”이라고 대출 증가 요인을 분석했다.
대출 증가세와 맞물려 우려되는 점은 재무구조가 부실해 어려움을 겪는 기업이 늘고 있다는 사실이다. 금융지원 종료 후 부실 가능성에 대한 대비가 필요한 이유다.
실제 한국은행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영업이익으로 금융비용을 감당하지 못하는 이자보상비율 100% 미만 기업의 비중은 34.5%였다. 이 비중은 2016년 26.7%에서 2017년 31.3%, 2018년 31.3%로 커졌다가 2019년 31.0%로 소폭 줄어든 뒤 지난해 다시 급격히 커졌다.
이 선임연구위원은 “국내은행의 부실채권비율은 매우 낮아 건전성에 문제가 없는 것으로 보이나 코로나19 사태 관련 금융지원 정책이 진행 중이고, 이자보상비율 100% 미만 한계기업 수가 증가 추세여서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수치로 나타난 것보다 잠재 부실 규모가 더 클 수 있어 은행과 감독당국은 경제상황 변화에 따른 부실화 가능성 등에 대한 스트레스테스트를 시행해 향후 나타날 수 있는 리스크에 미래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기율 기자 / hkps099@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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