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호조 속 금리 인상에도 맥 못 추는 보험주

시간 입력 2021-11-29 07:00:07 시간 수정 2021-11-28 09:52:28
  • 페이스북
  • 트위치
  • 카카오
  • 링크복사

[기획] 주가로 본 올해 금융업 ‘명과 암’/ ⑨ 보험사
보험사 3분기 누적 순익 37%↑…일시적 요인 영향
KRX보험지수, 코로나19 이전 회복…이달 들어선 내림세

올해 금융계는 언택트 문화 정착과 디지털전략 고도화로 향하는 시기로 요약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시기와 맞물린 대출수요 폭증과 '동학개미' 열풍은 다수 금융기업에 최대실적 경신이라는 선물을 안겼다. 하지만 미국발 테이퍼링 우려와 가계대출 제한, 금리인상 기조 등 불확실성 해소라는 과제를 동시에 남겼다. 올 한 해 주요 금융기업의 주가 동향과 연계한 주요 이슈를 살펴 본다. <편집자주>

보험사들이 올해 들어 3분기까지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금리 상승으로 보증준비금전입액이 줄고, 코로나19 사태 반사이익으로 손해율이 하락한 영향이다. 다만 이 같은 호재에 10월 중후반까지 견조한 흐름을 유지하던 보험사 주가는 이달 들어 약세를 이어가고 있다.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RX보험지수는 지난달 27일 1445.01에서 이달 26일 1298.29로 10.2% 하락했다. 해당 지수가 1200대를 기록한 것은 지난 6월 22일 이후 5개월만이다.

지수는 △삼성생명 △삼성화재 △메리츠화재 △DB손해보험 △한화생명 △현대해상 △코리안리 △동양생명 △롯데손해보험 △한화손해보험 등 10개사로 구성됐다. 

KRX보험지수는 코로나19 사태가 본격화한 지난해 3월 20일(681)보다는 90.6%, 2019년 말(1269.95)보다는 2.2% 올랐다. 다만 배당 기대감이 높아지는 연말을 앞두고도 맥을 못 추는 모양새다.

최근 3년간 KRX보험지수 추이<자료=한국거래소>

이는 보험사들이 수익구조 개선이 아닌, 일시적인 요인에 의해 호실적을 기록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올해 1~9월 보험사의 당기순이익은 7조6305억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37.3%(2조731억원) 늘었다.

손보사 순익은 3조9390억원으로 62.6%(1조5158억원) 증가했다. 코로나19 영향으로 자동차보험과 장기보험 손해율이 하락하고 고액사고가 줄어 일반보험 손해율이 하락한 영향이다. 생보사는 사업비 감소 등에 힘입어 17.8%(5573억원) 늘어난 3조6915억원의 순익을 기록했다.

반면 투자영업이익은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운용자산이 15조1000억원 늘었음에도 투자영업이익은 235억원 줄었다. 상반기 삼성전자 특별배당 등 일회성 손익 요인을 제하면 감소 규모는 1조원에 달한다.

금감원 관계자는 “보험영업손실 감소는 코로나19, 금리상승 등 주로 외부요인에 의한 것”이라며 “향후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 금리·주가 변동 등에 따라 변동성 확대가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25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사진 제공=한국은행>

기준금리 상승은 보험사에 호재로 여겨진다. 주로 채권투자로 자산을 운용하는 보험사들은 금리 상승으로 신규 채권 매입분에 대한 투자수익률 개선 효과를 얻을 수 있다. 한국은행은 지난 25일 기준금리를 기존 0.75%에서 1%로 0.25%포인트 올렸다. 내년 초 추가 인상 가능성도 시사했다.

그런데도 KRX보험지수는 내림세를 이어갔다. 금리 인상으로 건전성 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는 우려가 반영됐다는 평가다. 금리인상이 호재 만이 아닌 것이 보험사가 이미 보유한 채권 가격은 가치가 하락하기 때문이다. 보유 자산의 평가액이 줄면서 지급여력(RBC)비율도 떨어지는 역효과를 겪게 된다. 

조영현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금리 상승에 의해 RBC비율 하락이 예상된다. 자본성 증권 발행으로 지급여력을 제고할 필요가 있는 회사는 신속하게 발행을 추진하는 것이 유리할 것”이라며 “장기 국채 금리 상승 및 신용 스프레드 확대에 따라 후순위채 및 신종자본증권의 발행 조건은 악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금리 인상 효과가 이미 주가에 반영됐다는 견해도 있다. 전배승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보험주는 선반영된 기대감이 현실화되면서 기준금리 인상에도 주가의 모멘텀은 강하지 못한 상황”이라며 “은행주와 마찬가지로 기준금리보다는 시장금리(장기금리)의 방향성에 보다 민감하게 반응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기율 기자 / hkps099@ceoscore.co.kr]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